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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istory_2065
    작성자 : 이유없음
    추천 : 12
    조회수 : 4043
    IP : 116.37.***.15
    댓글 : 7개
    등록시간 : 2011/07/13 14:56:57
    http://todayhumor.com/?history_2065 모바일
    서진(西晉)을 계승하다, 동진(東晉) - (20)


    유유의 북벌은 승승장구였다. 먼저 남연을 바라보고 나아가 각 전투마다 남연군을 크게 격파, 결국엔 남연의 수도 광고에까지 이르러 성을 포위하고 수개월의 공성전 끝에 광고성은 함락되고 말았으니 409년, 남연은 멸망한다.

    다음으로 유유는 후진의 멸망을 목표로 서진했다. 역시 연달아 전투에서 승리, 낙양과 장안을 점령하는 것은 물론, 옛 서진의 영토를 대다수 수복하는데에 성공한다. 본래 후진은 북위, 하나라와 전쟁을 벌이느라 동진과의 전쟁까지 치를 여력이 없었기에 유유의 영토(옛 서진의 땅)반환 요구에 응하면서까지 땅을 떼어주며 싸움만은 피하고자 했던 것인데, 결국엔 이렇게 침공을 당해 유유에 의해 멸망당하고 만 것이다.

    게다가 북위와의 전투에서도 크게 승리하여 중원의 영토까지 회복에 성공한 유유는 조정에 알려 공을 세웠으니 귀환할 것임을 알려 수도 건업으로 회군한다.

    유유가 새로 장악한 영토는 광대했다. 남연, 후진을 멸하고 그 영토에 북위와의 싸움에서도 여러 주를 빼앗아 그동안 동진에 있어서 그토록 꿈꿔오던 북쪽의 고토회복 대업을 이룩한 셈이었다.



    (위의 지도에서는 동진이 아닌 송나라로 되어있으나 송나라 초기의 지도이므로 당시 동진 말의 영토와 똑같다고 봐도 무방하다)

    큰 공을 세우고 중앙으로 돌아온 유유의 위세는 대단했다. 오늘날로 말하자면 국방부장관이 되는 태위(太尉)와 최고 행정장관인 중서감(中書監)을 차지하였다. 이제 중앙조정에서 유유를 견제하거나 공격할 수 있는 세력은 전무하였다고 봐도 무방했다.

    하지만 이렇듯 누군가가 잘나가게 되면 꼭 이를 시기하고 견제하는 세력이 생겨나기 마련이다. 이때부터 유유를 견제하는 이들이 등장하게 되는데, 대표적 인물이 유의(劉毅)란 사람이다.

    저번 얘기에서 말했듯, 동진 말에는 숱한 군벌들이 할거해있었다. 유의도 그 중 한사람으로 주로 형주, 오늘날 중국의 호북성 일대를 근거로 세력을 형성한 인물이었다. 그 밖의 인물로는 예주의 제갈장민, 제갈여민 형제와 역시 형주를 기반으로하는 황족 사마휴지가 있었다. 특히나 이들 중 유의는 당대 최고의 군벌로 심지어 유유도 그를 함부로 무시못할 정도의 세력을 자랑했으니 유유의 입장에서는 참으로 거슬리는 존재였을 것이다.

    유의는 늘상 유유를 경계하고 시기했다. 환현을 토벌한 유유가 송공(宋公)의 작위에 오를때부터라고 하니 그 내력이 깊다. 그렇게 양쪽이 대치하는 상황이라면 신중하게 행동하는 것이 옳으련만, 유의는 그렇지 못했다. 매상 유유를 시험하고 도발하는 듯한 행동을 취하곤 했다. 예를 들자면, 자신의 심복을 고위직에 앉혀 달라는 요청부터 시작하여 제멋대로 지방에서의 일을 처리하고 유유의 심복을 잡아 들이는 등, 마치 유유의 인내심 테스트라도 하는 듯 여러가지로 도발을 걸고 있던 것이다.

    하지만 유유는 그 모든 요구와 도발에 순순히 들어주고 묵인했다. 유의와 전쟁을 벌였다간 다른 군벌에게 선수당할수 있다고 판단한 것일까. 주위 심복들의 토벌권유에도 불구하고 유유는 유의의 짓거리를 못 본체 했다. 그러던 차에 그 유의도 병이 들어 오늘내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우두머리가 그꼴이 되자 유의의 수뇌부 내에서는 자중지란이 일기 시작한다. 자신의 죽음이 머지않았다고 생각한 유의는 사촌동생 유번을 자신의 후계자로 삼고자 자신의 벼슬을 유번에게 잇게 해달라는 상소를 유유에게 올린다.

    유유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을 것이다. 겉으로는 그러마 하고는 즉각 군에 명령을 내려 유의가 있는 형주를 급습케했다. 자중지란으로 패색이 짙었던 유의의 세력이었다. 유유의 군대가 쳐들어 왔다는 소식을 들은 유의는 통탄하며 자결로 생을 마감한다. 허나 유유는 이에 그치지 않았다. 우두머리의 죽음만으로 애시당초 용서받을 쫄다구들이 아니었다. 유유는 유의의 심복들과 그 일족을 모조리 죽여 없앴다. 그리고 그 병력을 거두어 흡수한 것은 당연하고.

    최대의 군벌도 멸했는데 하물며 제갈장민, 여민 형제와 사마휴지 따위야 어려웠을까. 그들 역시 유유에 의해 죽거나 귀양가는 것으로 그 세력은 와해되고 만다. 이제 동진 내에서 유유에게 대적할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418년, 유유는 안제 사마덕종으로부터 송왕(宋王)에 책봉된다. 일개 천민에서 왕의 자리에까지 오른 것이다. 이때까지 중국의 역대 창업자들 중 맨손에서 시작하여 왕이나 천자가 된 인물은 단 두 사람 뿐이었다. 첫째가 한 고조 유방, 둘째가 이 유유였다.

    앞서 환현의 사례를 보신 분들이라면 이 유유의 송왕책봉이 어떠한 의미를 지니는 지 아실 것이다. 대개 권신들이 밟는 절차로, 공(公)에서 왕(王)이 그것이다. 그리고 지금 유유가 그 테크트리를 타고 있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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