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시작은 아름다운 뮌헨 공항의 석양 사진부터 : D
당시 출장이 급하게 잡혀서, 직항으로 가는 항로가 다 만석이라 어쩔 수 없이 뮌헨 경유로 갔었어요.
멍 때리며 토리노 행 비행기 기다리다가, 문득 창 밖의 석양이 너무 아름다워서 찰칵!
마찬가지로 뮌헨 공항에서 간략하게 끼니 때우려고 사 먹은 파니니 샌드위치 입니다.
이태리는 하루 세 끼를 밥 대신 햄치즈 샌드위치 먹고 사는 것 같던데 : ( 독일도 그러는지 궁금하네요.
사실 햄치즈 샌드위치 자체는 존맛입니다. 빵도 햄도 치즈도 질이 참 좋으니까요. 자질구레한 야채도 없고요.
다만...... 하루 세 끼 내내 먹으면 미친듯이 질릴 뿐이죠..........
이때만 해도 아직 햄치즈 샌드위치에 질리기 전이었으므로, 파니니를 사서 맛있게 냠냠 먹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이태리 호텔에 도착해서 아침 일찍 먹은 조식입니다.
호텔 조식 부페에 가서 제가 발견한 건, 여러 종류의 빵과, 여러 종류의 햄과, 여러 종류의 치즈들..........
이때만 해도 아직 잘 몰랐습니다. 이게 끝없는 햄치즈 빵 여정의 시작이라는 걸........ㅠㅜ
저때는 그저 내가 원하는 빵에, 내가 원하는 햄과 치즈를 원하는 만큼 듬뿍 넣어먹을 수 있다는 게 마냥 좋았었죠.
요건 날씨 좋은 날, 실내에 들어가 먹은 파스타입니다.
우리나라는 면으로 된 파스타가 많지만, 이태리는 파스타의 면 종류가 다양해서 좋았습니다.
위 사진의 파스타는 대체로 봉골레와 비슷한 맛이 났는데, 더 짭짤하고 마늘향이 강해서 풍미가 참 좋았어요.
위에 듬뿍 뿌려진 파슬리 같은 가루도 존맛 ♡_♡
거래처에 도착해서 미팅하며 중간에 대접받은, 가벼운 푸드 트레이입니다.
맨 위의 피자처럼 생긴 음식은 사실, 피자와 치즈파이 중간 어디쯤에 있는? 독특한 맛이었어요.
그 아래에 있는 건 역시나 햄치즈 샌드위치...... 그나마 양심상 양상추가 한 장 끼어있었습니다.
오른쪽은 가벼운 디저트인데, 설탕물을 살짝 바른 과일꼬치와 달짝지근한 크림 컵케이크입니다.
햄치즈의 짭짤함에 지쳤었기 때문에 과일꼬치를 열성적으로 집어먹었던 것 같습니다.
컵케이크는 아랫부분이 밤으로 만든 커스타드 크림이더라구요. 독특하고 맛있었습니다.
이건 저녁 때 먹은 화덕피자 : D 바닥 부분이 불길에 약간 그슬린 것까지 완벽 그 자체입니다.
대체로 매끈하고 보기 좋은 우리나라 피자와 달리, 대충대충 만들어 던진 듯한 비주얼이 인상적입니다.
빵도 울퉁불퉁하고, 햄도 대충 막 뿌렸지만 치즈가 듬뿍 들어가 있었기 때문에 존맛! 그리고 역시 짜요!!
거래처 담당자들과 저녁을 먹었어요 : )
알리오 올리오 파스타를 시켜 먹었는데, 거래처 담당자들이 빵도 먹어보라며 시켜주더라구요.
알리오 올리오 자체는 무난하니 괜찮았고, 그 소스에 빵을 적셔 먹으니 넘나 맛있는 것 8ㅅ8
화덕에서 갓 구워 따끈따끈한 상태로 썰어주는 빵이라, 버터를 발라 먹어도 맛있습니다.
위에 먹은 알리오 올리오의 성공에 힘입어, 다음날 주문해 먹은 봉골레 파스타!
사실 봉골레는 제 최애 파스타이기도 하므로, 기대를 정말 많이 했습니다.
근데 어.... 음..... 평균 두 입당 한 번은 돌을 씹었던 것 같습니다.
이태리는 조개 해감을 안 하는 걸까? 아니면 이 식당이 귀차니즘이 쩌는 걸까? 진지하게 고민했습니다.
덕분에 철분과 아연은 원없이 섭취한 것 같아요. 하도 자갈을 씹어먹어서.
이건 봉골레를 도저히 더 먹을 수가 없어서 ㅠㅜ 추가로 주문한 생선 요리입니다.
대구를 썼는지 아닌지 잘 모르겠네요. 흰살 생선을 살코기만 발라서, 짭짤한 오일 소스와 같이 버무린 요리입니다.
생선살도 입 안에서 살살 녹고, 야채도 소스에 부드럽게 절여져서 맛있었어요.
덕분에 봉돌레(ㅂㄷㅂㄷ)의 악몽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 거래처 미팅에서 대접받은 푸드 트레이입니다.
네.... 햄치즈 샌드위치는 여전히 메인 메뉴로서 당당하게 끼어있습니다.
다만 모양과 생김새만 조금씩 다를 뿐, 구성은 늘 빵 + 햄 + 치즈로 이루어져 있죠.
이제 포기할 때도 되었기 때문에 체념하고 순순히 햄치즈 샌드위치를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거래처를 탈주하여, 토리노의 명품 거리에서 먹은 파스타 8ㅅ8
사실 저만큼이나 햄치즈 빵을 먹다 보면, 느끼한 것보단 그 푸석함? 건조함?에 질리더라구요.
빵도 햄도 치즈도 다 물기라곤 1도 없는 것..... 그냥 뭔가 촉촉한, 국물있는 음식이 매우 그리워집니다.
위 사진에서 제가 먹은 파스타는 마치 이태리식 볶음우동처럼 생겼습니다.
맛도 으음..... 뭐랄까..... 간장을 빼고 굴소스와 후추로 간을 한, 위에 치즈가루를 약간 뿌린 볶음우동?
이미 햄치즈 샌드위치가 아니라는 점에서 가산점을 200% 먹고 들어갔으므로, 맛있게 먹었어요 : D
맞은편의 대리님이 주문한 음식은 무려 오징어 튀김 샐러드! 생각보다 양이 엄청 많아서, 둘 다 당황했어요.
근데 이 오징어 튀김 샐러드가 사실 진짜 물건이었습니다;
튀김은 뜨겁고 바삭바삭하니 짭짤하고, 그 안에 든 오징어는 엄청 부드럽게 녹고, 그 위에 레몬즙까지 뿌려 먹으면...!!
느끼함도 잡히면서 짭짤하고 새콤한, 새로운 맛의 신세계를 보고 왔어요S2 너무 맛있쟈나.....
중간에 덩그러니 놓인 동그란 빵은 ㅋㅋ 디저트로 주문한 크림 케이크? 종류입니다.
겉표면이 케이크라기보단 꼭 빵 같죠 : D 안에는 밤과 크림이 섞여있는 부드러운 필링이 가득 차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토리노 공항을 떠나기 전 먹었던 크림 파스타 : )
안그래도 모든 디저트 류에 크림을 듬뿍 넣더니, 이젠 파스타에도 저만큼 넣어 먹는구나..... 라는 생각밖에 안 들었습니다.
역시나 한국에선 보기 힘든 신기한 파스타 면에, 짭짤하고 고소한 옥수수 크림이 얹혀 있습니다.
짭쪼롬한 치즈가루도 썩썩 갈아서 뿌려져 있기 때문에, 생각보다 느끼하지 않게 먹을 수 있었어요.
지금도 생각하면 그리운 음식들이지만, 앞으로 이태리는 최대 3일까지만 출장 갔으면 좋겠습니다 ㅠㅜ
햄치즈 샌드위치의 끝없는 압박을 그 이상 견디기가 힘들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