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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후 70년간 일본은 평화국가였다. 단 한 명의 군인도 사망하지 않았고, 단 한 명도 죽이지 않았다. 그런데 이제 ‘지구 규모’로 전쟁·분쟁에 뛰어들려 한다. ‘전쟁이 가능한 국가’가 되려 한다. 하지만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정권은 이를 ‘보통 국가’라 부른다.
이대로 흘러가는 것인가. 아베의 방미 기간 중 누구보다 이야기를 듣고 싶었던 이가 있었다. ‘최후의 제로센 파이터’ 하라다 가나메(原田要·99). 그는 전쟁 영웅이다. 1941년 12월 8일 일본이 자랑한 고성능 전투기 ‘제로센’을 타고 진주만 공습 작전에 참여한 이래 종전까지 3년9개월 동안 전장을 누볐다. 이 기간 중 비행시간만 8000시간. 일본이 자랑한 항공모함 ‘소류(蒼龍)’에 배속된 전투기 소대장이었다. 19기의 적기를 격추하며 ‘에이스 조종사’란 칭호도 얻었다. 당시 제로센을 몰았던 조종사 중 현재 생존한 이는 그가 유일하다.
하라다는 종전 후 악몽에 시달렸다고 했다. 거의 매일 자신에 의해 격추된 적기 조종사의 일그러진 얼굴이 꿈에 나타났다.
“자다 ‘으악! 오~오~’ 하고 소리를 지르며 깨어났죠. 그러면 늘 아내가 걱정스러운 눈으로 쳐다보곤 했습니다. 70년이 지난 요즘도 가끔 그래요. 다른 사람을 그렇게 많이 죽였으니 당연한 업보죠….”
“42년 4월 5일입니다. 영국령인 실론(현 스리랑카) 기지 공습에 나서 오전에만 5기를 격추시켰어요. 그런데 욕심을 부리다 항모에 귀항하는 시간을 놓쳤습니다. 연료가 점점 떨어져가자 자폭을 생각했죠. 그 순간 수평선에 띄엄띄엄 있는 구름 중 하나가 어머니 얼굴 윤곽으로 보이는 거예요. 나중에는 그 어머니 구름이 나보고 이리로 오라 손짓하는 듯 보이더군요. 인간은 원래 약해지면 어머니가 생각난다더니 맞더군요. 누구는 전쟁 중 ‘덴노 헤이카 반자이(천황폐하 만세)’를 외치며 죽었다 하는데 난 그런 전우는 단 한 명도 보질 못했어요. 모두가 마지막 순간 ‘오카상(어머니)’을 외치더군요. 그런 전쟁을 또 하려 합니까.”
하라다는 죽음의 문턱에서 전쟁의 죄악을 가장 뼈저리게 느꼈다고 했다.
하라다는 종전 후 전국을 다니며 청소년들에게 전쟁의 비참함을 알리는 활동을 계속했다. 조금이라도 속죄하기 위해서였다. 99세가 된 올 초에도 강단에 섰다.
그런 그에게 어려운 질문을 던졌다. “이번 아베 총리 방미 때 결정한 ‘신가이드라인’에 의해 일본이 다시 전쟁이 가능한 국가가 된 걸 어떻게 생각하느냐.” 돌아온 답은 명쾌했다. “일본은 전쟁에 패하고 평화를 얻었어요. 엄청난 교훈이죠. 그런데 앞으로 20㎜ 기관포를 만들면 상대방은 30㎜를 만들 겁니다. 그래서 지금의 일본이 불안합니다. 평화가 얼마나 소중한지 전후에 태어난 현 지도자들은 이해를 못하고 있어요. 난 전쟁을 증오합니다.”
출처 | http://joongang.joins.com/article/919/17726919.html?ctg=1300&cloc=joongang%7Chome%7Cnewslist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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