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생활할때 취사병으로 지냈고
그리고 사단내에서 3손가락 안에 들만큼 실력이 있는 중대에서 밥을 했습니다.
저랑 후임 조리원 이모님 이렇게 사단 대회에 나가서 2등도 하고 와서 포상 휴가도 받았고
그리고 타 부대에서도 "여기 중대 음식 맛있다면서요?"라고 묻기도하고
실제로 대대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저희 중대까지 차타고 30분정도 걸려서 와서는 점심 드시고 가기도 했어요...
말년에는 대충 재료 털어놓고 조미료 털어놓고 볶은 다음에 냄새로만 살짝 맡아도..
"아, 오늘 잘 됐다" 라는 감이 오더라구요.
그러면 실제로 부대원들이 오늘 맛있었다고 표현도 해주구요....
그때 느꼈던 것들.. 그리고 지금도 요식업예 일하면서 느낀느 것들을 적어볼께요.
1. 설탕과 소금을 아끼는 편이다.
음식을 처음하시는 분들이 소금 = 짠 맛이라는 단순한 개념으로 접근을 하셔서 많이 실수하시는 것 같아요.
사실 음식에게 있어서 소금은 아주, 아주, 아주 중요한 역활을 해요.
물론 음식의 짠맛을 내는 역활도 합니다만 음식에 들어간 각각의 재료가 내는 맛을 균형있게 잡아주는 역활도 합니다.
제가 빵쟁이기에 빵으로써 예를 든다면 소금이 안들어간 빵은 아무런 맛이 안납니다.
그 빵에 버터가 들어갔고 설탕이 들어갔고 그리고 그외 재료가 들어갔음에도 소금이 안들어가면 '밍밍'한 맛이 나요.
진짜 맛 없는 맛, 분명 어떤 맛이 나기는 하지만 그 맛이 무엇이라고 말하기는 힘든 그런 밍밍한 맛.
삼삼한 것과는 전혀 반대에요.
삼삼한 맛은 먹기에 부담스럽지 않고 편안한 맛이라면 밍밍한 맛은 '아.. 식빵..'이라면서 욕이 나오는 맛이에요.
그런데 여기에 소금 몇 g만 들어가면 설탕의 단 맛이 느껴지기 시작하고 감칠 맛도 느껴지고
빵의 풍미도 느껴지면서 그리고 빵 맛이 '균형있게 잘 잡혔다'라는 맛이 느껴져요.
즉, 소금은 단순히 짠 맛이 아니에요.
그 음식에 든 재료들의 각각의 맛에 버프(부스터)도 걸어주고 그리고 서로서로 싸우지 않게 우리 으쌰으쌰해서 맛있는 맛을 내보자!라고
응원하는 역활을 해요.
그리고 단맛은 음식이 부드럽게 느껴지도록 도와줘요.
음식이 부드러우면 배에 슉슉 잘 들어가고 잘 들어간다는 것은 맛있다라는 뜻이에요.
적당한 단맛은 사람들의 식욕을 상승 시켜주고 그러면서도 설탕 특유의 감칠맛으로 인해서 맛도 있다고 느껴져요.
건강한 음식을 위해서 단맛과 짠맛을 줄이면 맛이 없어져요.
그러면 자연스럽게 가족들은 밥 먹는 양이 줄어들죠.
세상에 맛없는 음식 먹는 것만큼 괴로운 일이 어디있어요 ??
애기들 같은 경우에는 맛이 없어서 먹기는 싫고 그렇다고 안먹으니까는 배가 고파서 짜증이 나고 그러면 울어요.
엄마들도 애기들이 밥을 적게 먹으면 걱정되고 배고플까봐 이런저런 간식도 챙겨주죠.
야쿠르트도 주고 그리고 요플레도 주고~ 애기들 과자라고 챙겨도 주고~ 그렇게 배를 채워요.
그런데 우리 음식 만들때 음식에 설탕 아빠 숟가락 한 가득 넣고 그러지는 안잖아요 ??
그런데 우리가 흔히 먹는 콜라, 오렌지 쥬스, 야쿠르트 등을 보면.. 각 설탕이 한개도 아니고 막 몇개씩 들어가잖아요 ??
그러면 반대로 생각하면 ..
차라리 적당한 수준의 설탕과 소금을 넣어서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서 가족들 배를 빵빵하게 만들어서 주전부리를 안찾게 하는게 좋을까요??
아니면 저염식, 저당식이라는 명목으로 맛없는 음식을 만들어서 가족들이 덜 먹게 해서 간식을 찾게 하는게 좋을까요 ??
우리 솔직히 말해서 .. 건강한 것도 좋지만은 적어도 오늘 먹는 한끼는 맛있어야하잖아요 ??
2. 천연 표고버섯, 말린 멸치, 다시다 등등, 엄청난 정성을 쏟는다.
천연재료로 맛을 낸다는데 누가 말릴까요 ?
충분히 멋진 행동이고 그리고 존경스럽기까지 한 정성입니다.
그런데 맞벌이하는 요즘 세상에 언제 표고 버섯 말리고 멸치 갈고 다시다 자르고 하겠어요 ?
바쁜데 시간을 쪼개고 쪼개서 가족들, 애기들을 위해서 노력하시는 어머님들이 계셔요.
물론 그 분들께는 박수 쳐드려도 마땅한 일이죠.
그런데 해산물맛 다시마, 육고기맛 다시마, 미원 쓰는 것을 부끄러워 할 필요가 없어요.
대한민국에서 요리 조금한다는 어머님들치고 다시마 안쓰는 분 없고 미원 안쓰는 분 없어요.
그리고 쓴다고해서 창피한 것도 아니고 가족들에게 미안 할 것도 없어요.
다시마가 몸에 나쁜 것도 아니고 미원이 몸에 나쁘지도 않아요.
그들이 나쁜 이유는 단 하나에요.
저급한 재료를 쓰는 식당에서 사용하게 되면은 그런 저급한 재료의 맛이 감춰진다는 것.
그리고 자녀들은 어머님의 그런 노력 몰라요, 그리고 말린 표고버섯, 말린 멸치로 요리한다고해서 무조건 건강해지는 것도 아니구요.
그리고 다시마, 미원이 몸에 나쁜 음식인 것도 아니에요.
국제 표준에 따르면 소금은 치사량이 정해져있어요.
"너 이정도의 소금을 먹으면 죽어" 라고 경고를 하고 있어요, 그런데 미원, 다시마는 애초에 규정이 없어요.
안만들었냐구요? 아니요, 애초에 몸에 나쁜 물질이 아니기에 규정이 없는거에요.
미원에 든 L글루타민은 조개에도 들어있고 고기에도 들어있고 어디에도 있는 자연의 물질 중 하나에요.
우리가 육수를 빼면 감칠맛도 나면서 입에 달라붙는다.라고 표현을 하는데 그게 L글루타민이에요.
그리고 미원은 그런 L글루타민을 자연발효법에 의해서 만들어진 조미료구요.
(공장식 생산은 단가가 안맞아서 안합니다...)
차라리 그 정성과 시간에.. 애기들하고 손잡고 공원 산책을 가서 뛰어놀게 해주시는게 더 좋을 것 같아요.
아니면 가족들하고 한달에 한번씩 영화를 봐도 좋구요.
친구들이 "우리 엄마 요리 맛 없어요 ㅠ "라고 하는데.. 그래서 물어보면은 100명 중 99명은... 조미료 안써요...
그래서 걔들은 식당 음식이 더 좋대요, 그런데 식당 음식은 어떤 재료를 쓰는지를 몰라요...
3. 재료를 넣는 순서를 아는게 좋아요.
기본이지만은 단단한 재료부터 부드러운 재료 순으로...
익는데 오래 걸리는 재료부터 금방 익는 재료 순으로 ...
맛이 우러나오는데 오래 걸리는 재료부터 금방 우러나오는 재료 순으로 ...
아, 그리고 누구나 약한 요리가 있어요.
저는 조림이 무척 약했어요.
볶음, 튀김, 국은 맛있게 잘 한 것 같은데.. 유독 조림은 진짜 힘들었어요.
조림은 진짜 연륜과 경험 손 맛이 다 섞여야만 되는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당당하게 포기했어요.
모든 요리를 다 잘 할 수는 없어, 맛있는 것에 집중하고 못하는 것은 포기 또는 하지말자라고 생각했어요...
할머니 음식이 맛있는 이유는 적당한 양의 소금과 그리고 설탕.
그러면서 추가로 들어가는 다시다랑 약간의 미원.
사실 할머니들 음식하는 것보면 대충대충해요.
재료들의 모양이 일정하지도 않고 대충 서겅서겅 썰고 그리고 재료 순서도 있지만은 손에 잡히는데로 서겅서겅 집어넣고...
그리고 한번 맛보고 부족하면 다시다 살짝 털어넣고 그리고 다시 맛보고 소금 설탕으로 밸런스 잡아주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미원 넣어서 간 보고 하면 끝.
아, 그리고 엄청 중요한 부분이 있어요.
요리 하나하는데 간은 2~3번으로 끝내야합니다.
제일 좋은 것은 1번이고 못해도 2번안에 간은 끝내야해요.
계속 간을보면은 미각이 둔해져서 소금을 계속 넣게 되고 조미료를 더 넣게 되요.
딱 한번 간보고 뭐가 부족한지에 대해서 파악하고 그리고 다시 재료 넣고 한 다음에 2번째 간보고 빼는게 제일 좋습니다.
그리고 종종 간볼때 살짝, 눈꼽만큼 간을보는 경우가 있는데..
우리 음식 먹을때 살짝, 눈꼽만큼 안먹잖아요 ?
그냥 밥 먹을때 먹는 그 수준의 양만큼 입에 넣어서 아굼아굼 먹어보세요.
그래야만 그 음식을 먹는 가족들이 느끼는 간도 느껴지게 되는거죠.
그리고 음식을 입에 넣어서 입안 전체가 맛을 느끼도록 입안에서 한번 굴려주시는 것도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