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옥.홍준표, 반기문 국빈방문에 착잡?
[프런티어타임스] 2008년 07월 03일(목) 오후 04:39 (프런티어타임스 김석 기자)=
3일 반기문 UN사무총장이 취임 1년7개월만에 한승수 국무총리의 영접을 받으며 고국을 국빈 방문했다.
최근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7월4일국회의장만이라도 선출하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국회의장이 영접을 해야하지않냐"며 반기문 총장의 방한을 이유로 들어 야당을 압박했다.
반 총장은 당초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리는 유엔 관련기구 행사 참석차 국회 본청에 들러 국회의장을 예방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국회가 반 총장을 맞아줄 국회의장조차 뽑지 못하고 있는것을 꼬집은 것이다.
하지만 정작 반기문 총장과 껄끄러운 기억을 갖고 있는 것은 홍준표 원내대표 자신이다.
반 총장은 2004년 김선일씨 피살사건 당시 외교통상부 장관으로 국회에서 열린 통일외교통상위원회에 참석, 여야 의원들로부터 김선일씨 피랍사건과 관련해 따가운 추궁을 당해야만 했다.
의원들 중 반 총장을 벼랑끝까지 몰아세운 사람은 다름아닌 홍 원내대표.
당시 홍 원내대표는 반 총장에게 사퇴공세를 펼친것도 모자라 "비겁하다"며 원색적으로 비난해, 사전수전 다 겪었다는 반 총장도 "비겁하다는 말은 삼가해 달라"며 얼굴을 붉히는 장면을 연출했다.
홍 원내대표는 반 총장의 답변중에도 "가만 있어봐요. 뭘 잘했다고 그래?"라고 반말을 하기도 했으며 반 총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자기 잘못도 모르면서 어떻게 수습하나? 수습은 후임자에게 맡겨야지. 잘못한 사람이 사표도 안내고 그 자리에 버티다니 비겁하다"고 발언한 것.
홍 원내대표가 "장관이 잘못해서 이렇게 됐는데, 백배사죄해도 얼굴 못들 판에 잘못한 사람이 꼬박꼬박 말을 다 한다"며 발언 수위를 높이자 반 총장은 "난 책임 안 진다는 말을 한 적이 없다. 사표를 내고 안 내고가 비겁의 기준이라는 데 동의할 수 없다"며 그의 평소 스타일과 다르게 격앙된 어조로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반 총장이 취임이후에도 자신이 외교부장관을 하던 시절에 일어난 김선일씨 문제는 평생의 짐이 될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그에게는 상처가 컸던 사건인 만 큼 반 총장의 기억속에도 이날의 '비겁 설전'은 뚜렷하게 남아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사퇴를 요구하며 반 총장을 밉살맞게 다그친 또 한 명의 의원은 전여옥 의원이다.
전 의원은 "많은 국민들이 '왜 하필 반기문이냐?'는 의혹을 가지고 있다. 본인이 책임을 통감한다면 꼭 자리를 지켜야 하나?"고 사퇴를 촉구해 반 총장의 진땀을 빼게했다.
또한 전 의원은 정부가 일부 종교인보다 피랍사실을 늦게 파악한 사실을 놓고 반 총장이 시민들의 자발적인 협조가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고 답변하자 "세금으로 녹을 받으면서 어떻게 국민들에게 공짜로 그런 정보원 노릇을 시키려고 하냐? 장관으로서 직무 유기"라며 맹 비난 해 외교부 관계자들로부터 분노를 사기도 했다.
이 두 의원들 때문인지 반 총장은 "장관을 시작한 이래 제일 힘든 날이었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는 후문.
특히 전 의원은 2006년 당시 UN사무총장직에 출사표를 던진 반 장관에게 탈북여성을 외면한다는 이유로 ‘반기문, UN 사무총장 출마 관련 논평’을 내고 “반 장관의 UN사무총장 출마는 국제사회 조롱거리”라고 맹비난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이로인해 반 총장이 당선되자 네티즌들 사이에서 이 발언이 다시 회자되며 "모든 국민이 축하 하는 반 장관의 UN사무총장의 당선을 반대하는 것이냐” “이제 국제적인 웃음거리가 된 사람은 누구인가?” “반 장관 때문에 전 의원이 배가 많이 아플것” 이라는 등의 비아냥을 사야만 했다.
이제 국빈급 인사로 국회를 방문할 반 총장을 국회의장이 영접하지 못해 국회 안에서도 "국제적인 망신이다" "국가체면이 말이 아니다"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이 때, 홍 원내대표와 전 의원은 잠시 옛 생각에 잠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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