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도 존중받을 권리 있다.

   레오 톨스토이, 마이클 잭슨, 찰스 다윈, 아돌프 히틀러, 비리지트 바르도,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티나 터너, 석가모니, 아이작 뉴터, 마하트마 간디,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사람이 동물을 학대하고 죽이는 일이 다반사이다. 동물은 사람을 위해 도살장과 실험실에서 잔혹하게 죽어간다. 미국에서는 매년 2천만 마리의 동물이 실험에 사용된다. 이 중 85%는 쥐, 생쥐, 새, 토끼이다. 동물실험은 의약품, 화장품, 농약 등의 개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침팬지, 비비, 돼지의 장기를 람에게 이식하는 실험도 진행된다. 양, 소, 칠면조 등 가축은 유전공학에 의해 성장이 빠르거나, 알을 많이 낳거나, 젖과 함께 인체가 만든 단백질을 분비하기에 이르렀다.

   의약실험으로 동물의 생명을 빼앗고 유전공학으로 동물의 형질을 개조하는 행위는 동물권(animal right) 운동가들의 극력한 항의를 받는다. 동물 보호론자들은 동물이 사람과 똑같이 고통과 공포를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사람처럼 존중받을 권리를 갖고 있다고 주장한다.

   동물 보호론자들의 목소리는 두 갈래로 나뉘다. 하나는 동물 사용을 중단할 수 없으므로 학대를 자제하고 생존 여건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동물 복지론자이고, 다른 하나는 모든 동물이 존중받을 도덕적 권리를 갖고 있으므로 동물의 사용이 규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동물 권리론자이다.

   동물권에 대한 논의는 유럽에서 비롯됐다. 1780년 영국 철하자 제레미 벤담은 동물이 고통을 느낄 수 있으므로 사람처럼 취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1822년 영국 의회는 최초의 동물 복지법을 통과시켰다. 이를 계기로 말, 당나귀, 염소, 양을 구타하거나 학대하는 행위는 범죄가 되었다. 최고 형량은 2년 징역이었다. 1876년 영국에서는 동물학대 방지법이 제정되었다. 마취된 상태에서 동물의 생체를 해부하는 실험이 제도적으로 허용된 것이다.

   20세기 들어 대중의 동물권 운동은 1975년 오스트레일리아 철학자인 피터 싱어가 펴낸 <동물 해방론>이 계기가 되어 불이 붙는다. 싱어는 대부분의 인류가 종족주의(speciesism)의 과오를 저지르고 있다고 주장한다.ㅏ 싱어가 만든 용어인 종족주의는 인종주의나 성차별주의를 연상시킨다. 싱어는 인류와 종이 다르다는 이유로 동물의 도덕적 지위를 부정하는 것은 윤리적으로 옳지 않다고 보았다.

   정부 차원에서 동물보호에 나선 가장 극적인 사례는 스웨덴이다. 1988년 스웨덴 의회는 가축을 대상으로 하는 복지법안을 통과시켰다. 사람에게는 가축을 잡아먹을 권리를, 가축에게는 활동의 자유를 보장하는 법안이었다. 가령 암소에게는 풀을 마음껏 듣어먹을 기회를 부여하고 돼지나 병아리의 우리를 철폐하게 했다. 도살할 때는 동물에게 고통을 덜 주는 방법을 강구하도록 규정했다.

   1998년 11월 마침내 영국의 화장품 회사들은 세계 최초로 동물실험을 완전히 포기하도록 선언했다. 동물실험의 실상을 과학자들만 알고 있었으나 동물보호 단체들이 잔혹한 장면을 몰래 카메라로 찍어 폭로하여 대중의 동물실험 반대운동이 극력하게 전개되었기 때문이다.

   유럽공동체도 2000년부터 동물실험을 거친 화장품을 판매 금지하기로 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동물실험에 대한 윤리를 규정한 법률이 없는 상태이다. 동물 복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는 물론 있을 까닭이 없다.

   원숭이 뇌(홍콩), 양의 눈동자(아라비아), 개구리 다리(프랑스), 개고기(한국). 별난 기호 식품들이다. 동물권 운동가들이 국제적으로 연대해 비난할 소지가 많은 식도락이다.

   글머리의 열 사람은 채식주의자들이다. 육류와 어류를 일체 입에 대지 않고 채소와 과일만 먹는 사람들이다.

참고: vegan(극단적 채식주의자)
      보통 채식주의자(vegetarian)는 육류, 어패류, 가금류 등을 먹지 않지만 달걀이나 우유는 먹는다. 그러나 극단적 채식주의자(비건)는 우유, 계란, 꿀 등 어떤 동물성 식품도 먹지 않을 뿐만 아니라 가죽 옷이나 동물실험을 통해 개발한 화장품 따위도 일체 사용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