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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comics_20549
    작성자 : Chickiller
    추천 : 17
    조회수 : 736
    IP : 110.47.***.231
    댓글 : 33개
    등록시간 : 2016/12/13 04:47:37
    http://todayhumor.com/?comics_20549 모바일
    '한국만화에 일본 것이 범람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결과'라는글에대해..
    옵션
    • 창작글

    닉언은 하지 않지만 덧글이 길어질까봐 아예 글을 새로 씁니다.


    그 분께선

    '만화의 부정적 인식을 개선할 시간이 부족',
    '검열제 때문에 일본만화와 맞설 준비를 못 했기 때문',
    '그래서 일본색의 영향이 오랫동안 남음',
    '우리나라 만화계에 일본풍이 짙을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이러한 과거 우리나라 만화 검열제, 만화계 말살, 일본 문화개방 정책으로 인해 한국 만화가들이 참고할만 한 것이 일본 만화 밖에 없었다'

    ..고 적으셨지만 저는 특히 참고 할만한게 일본 만화 밖에 없다는 것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저 위에 있는 이유들이 왜 지금 웹툰 등의 무분별한
    일본 문화 유입과 관련있는지도 이해하지 못하겠구요.

    '수십 년간 검열제에 맞춰온 작가들이 갑자기 바꿀 수 있겠는가'

    라는 말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지금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은
    거의 대부분이 80년 후반, 90년대 이후 태어난 작가들 아닌가요. 이 세대들은 비교적 다양한 매체를 쉽게 접한 세대입니다.
    특히 90년 초반 80년 후반 태생의 작가들이
    겨우 사춘기거쳐서 어른스러운 면모가 드러날때 쯤의 시기가 06년입니다. 지금은 2016년이고 10년이나 지났죠.
    놀랍게도 지금은 05-06년생이 온라인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그게 중요한게 아니고..


    만화가들이 모두 일본 만화를 좋아하는 것도 보는 것도 아닙니다.
    만화가들 중에는 드라마, 영화, 소설 혹은 일본이 아닌
    다른 나라의 만화를 좋아하는 사람도 많고
    각자 좋아하는 것에 영향을 받습니다.

    일본의 <나루토>의 작가 키시모토도 그 독특한 연출법과 작품에 대한 영감을 수많은 영화를 보고 얻었다고 들었습니다.
    그 작가 대표취미는 '만화보기'가 아닌
    '영화보기+만화그리기'입니다.

     그러니까 지금 웹툰계나 만화계에 만연하는 일본풍과 일본 문화개방 정책은 서로 무관하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일본 외에 다양한 문화와 자료를 넘치게 접하는 지금 시대에 '만화가가 배울 것이 일본 것 밖에 없기에 일본 문화에 영향을 쉽게 받았다'는 말은 공감하기 어렵습니다. 


     전에 덧글에서도 적었지만,
    작품을 만들 때 '상상력'만 필요한게 아닙니다.
    자신의 경험과 지식이 동반되어야 좋은 작품이 나오는 것입니다.

    <미생>의 윤태호 작가처럼 사전에 이야기에 필요한 요소들을 현실에서 조사하는 태도가 필요한게 작가입니다.

    이야기는 허구지만 그 이야기라는 것은
    현실의 일부를 모방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 작가가 일본을 배경으로 일본 학교 이야기를 그린다고 누가 뭐라 할건 아닙니다.

    하지만 대한민국 작가가
    대한민국 학교에 다니는 한국인 학생 캐릭터를
    일본 학교에 다니는 일본인 학생처럼 그린다면
    그건 작가로서 태도 문제라고 봅니다.

    이런 것을 비판하는데 한국 문화가 왜 일본 문화보다
    영향력이 약한가를 따질 필요는 없습니다.

    일본과 한국의 학교 문화는
    헷갈릴 필요도 없이 다른 부분이 훨씬 많으니까요.

    이건 영향을 받은게 아니라 그냥 따라하는거고 흉내내는 것일 뿐입니다. 짝퉁이죠.

     일본과 만화 뿐만이 아니라 영화 쪽에서는
    한 때 홍콩문화를 흉내냈었던 때가 있었잖습니까?
    홍콩 영화를 따라만 하다가 거기서 홍콩 문화가 아닌
    우리 문화를 넣자 지금의 한국풍 느와르 스타일이 된것입니다.

    과거 한국에서 무협물이 흥하지 못하고 대중들이 거부감을 느꼈던 건 중국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냥 아예 대부분 그냥 다른 세상이나
    중국을 무대로 극을 만들어버리죠. 그러나
    이럴 때 결국 한국 문화는 제대로 발현되지 못합니다.


     지금은 다양한 문화를 서로 접하는 시대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화는 일본풍이 대세적이죠.
    '왜 한국 문화가 이렇게 되었는가'에 대해선 저도 충분히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이유를 고려한 뒤에 비판하자'는게
    어떤 면에서 더 낫다는 것인지 이해하기 힘들군요;

    오히려 그 옛날 일본 만화에 영향 받던 시절에
    대중들이 그 문제의 심각성을 크게 이야기하지 않았기 때문아닌가요?


     만화계 말살은 이제는 옛 말입니다.
    검열이 있을지언정
    그 분의 생각처럼 '만화라는 매체를 매도'한다던지
    무시하는 문화는 거의 사라졌다고 봅니다.

    많은 웹툰이 드라마, 영화화되고
    웹툰 작가들이 TV예능에 출연하고
    만화의 매력에 대해 공중파에서 알리기도 하고
    2000년대에 만화 매체를 무시하는 태도를 보였었던
    대표MC 유씨도 올해 직접 웹툰에 도전하며 웹툰을 알렸습니다.
    아예 웹툰을 소재로 만들어진 드라마, 영화만 몇 편이 있습니다.
    예전에는 구하기 힘들었던 고퀄의
    만화 작법서가 출판사에서 쏟아집니다.
    웹툰으로 인해 디지털 만화용품들이 잘도 팔려나갑니다.
    많은 공공기관, 기업에서 이미 홍보용으로
    만화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한국 문화의 발전은 더디고
    오히려 후퇴하는 면을 보이고 있죠.
    그런 와중이기에 더더욱 일본화를 까는 겁니다.

    일본은 중국과 더불어 우리나라와 가깝고 가장 유사합니다. 이런 환경에선 더 쉽게 문화를 동경하고 따라하기 쉽습니다.
    이건 만화 뿐만이 아니라 드라마나 영화, 소설에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문학에서도 번역체나 말투를 흉내내 쓰는 것이 문제시 되는 것처럼요.

    흔히들 '그 나라를 알아보려거든 먼저 대중 문화를 보라'고 하잖아요?

     단순히 걱정하는 수준이 아니라
    실제로 이미 '만화'에서는 그렇게 되었습니다.
    일본 서브컬쳐의 것을
    그냥 '만화 표현'으로 알고 아무 생각없이 씁니다.

    흔히 '오타쿠' '중2병'하면 떠오르는
    그런 부정적인 이미지가
    어디서 누구에게서 나온다고 생각하시나요?

    일본에서도 현실적이지 못해서 까이는 이 문제가
    한국의 현실에선 더욱 괴리감이 들기에
    문제시되고 거부감이 드는 것입니다.
    이건 한국 뿐만이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문제시 되고 있습니다.

    그 나라 문화자체를 즐기는게 아니라,
    아예 빠져서 뭐가 다른지 틀린지 맞는지도 모르고 좋다고 따라한다는 거죠.


     웹툰으로 인해 한국 대중들에게도 만화란 것이 친숙해졌습니다.
    과거엔 일부의 독특한 취미로 알려졌었지만
    지금은 직장 다니는 사회인도 웹툰 정도 본다고 누가 뭐라하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일본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의 눈으로 보았을 때
    일부 작품들에게서 거부감이 느껴지는 것이고
    지금처럼 '이상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는 것입니다.

    저는 일본 문화를 흉내내는 만화들에 대해
    대중들이 비판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입장입니다.
    오히려 한국 문화 발전에 가능성이 보입니다.

     단순히 한국적이지 않아서 까고
    과거의 어떤 문제로 인해 범람하게 된 일본 문화를 막자는게 아닙니다.

    외국 문화가 한국에 퍼지든 말든 그것을 우려하는게 아니라 우리나라 문화가 외래 문화에 흡수되거나 먹히는 것을 견제하는 것입니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우리 문화를 발전시키려고,
    잘못된 것을 고치고 알리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건 전통 문화가 대중화되지 못한 한국에선 나름 힘든 일입니다.
    많은 조사가 필요하죠.
    거기에 대고 '우리가 왜 이렇게 힘들게 되었게?'를 따져봤자 피곤할 뿐입니다.

     한국 만화 말살, 퇴색의 역사는
    이미 많은 분들이 알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한국인들의 실력도 이미 외국에서 검증되었습니다.

     그 때로부터 하나도 안 바뀐 것 같지만 실은 이미
    한국 서브컬쳐는 엄청난 발전을 거듭해왔습니다.
    겨우 10여년전의 서브컬쳐와 비교해도
    지금은 정말 달라졌다고 느낍니다.

     그 글을 쓰신 분께서 무슨 말씀을 하시고 싶으셨는지 이해하고는 있지만
    한국 만화가 불태워지는 것을 비판 하던 시대는 한참 지난게 사실입니다.
    이제는 우리만의 것을 찾아나가려는 노력이
    시작되고 있는 시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이런 노력은 이미 '문제에 대해 알기 때문에' 생길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멋지니까 동경하고 흉내내던 시절(90~00년대)에서,
    자아 성찰하고 바꿔나가는 시기가 온 것입니다.
    비주류인 아마추어들의 작품들을 오랫동안 보다보면
    그런 변화가 느껴질때가 많습니다.

    흑역사 시절 돌아봐봤자 후회만 있을 뿐이죠.
    반성시기도 이미 오래 전에 거쳤구요.


     일본 문화가 한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에
    '만화'로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에
    만화라는 매체에서 특히 그런 운동이 벌어지는 것입니다.

    한국만의 문제라고 하면 오해입니다.
    특히 비슷하고 가깝기 때문에 한국에서 유독
    우려의 목소리가 크게 나오는 것일 뿐,
    다른 나라에서도 이런 무분별한 일본 문화 유입을
    견제하는 목소리가 없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니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 만화의 어쩔 수 없는 현실,
    불편한 과거를 되새기는게 먼저라는 태도는
    이젠 무의미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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