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남편과 결혼한 지 7년차 여자사람입니다.
어... 작년에... 수면양말과 곧휴워머 보여드려서 굉장한 반응을 받아서 몸둘바를 몰랐던 그 사람입니다.
올해는 곧휴워머처럼 충격적인 건 안떴어요. 아니, 평생 다시는 그런 건 뜰 일이 없겠죠...
올해 만든 것 첫번째는 아주 벌키한 모자입니다.
백엔샵에서 구입한 실인데, 생각보다 싼티 안나게 완성되어서 개인적으로 상당히 만족스럽습니다.
10mm짜리 대바늘로 떠서, 반나절만에 완성했어요.
남편이 좋아하는 하키팀 캘거리 플레임스의 로고를 부직포로 만들어 붙였습니다.
모자만 뜨기 섭섭하던차에 위의 영상을 보고 이거다! 싶어서 털수염도 세트로 떴습니다.
완성된 털수염입니다.
제가 참고한 영상에서는 털수염을 모자에 접착시켜버리는 형태였는데, 저는 모자만 따로 쓸 수 있도록 따로 만들었습니다.
남편 말로는 착용감이 상당히 짱짱하다고합니다.
털수염과 모자를 함께 착용한 모습입니다.
엄청 따숩다능.
매년 크리스마스 선물로 떠주는 수면양말입니다.
올해는 "무릎을 덮는 길이로 떠달라"는 남편의 요청에 따라 상당히 긴 길이의 수면양말을 떴습니다.
간단해보이지만, 전체가 한코 고무뜨기라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친정어머니가 뜨개질을 잘하셔서 뜨는동안 화상통화 할때면 작업중인 양말을 보여드리며 조언을 얻었습니다.
거의 완성되었을 때 어머니께서 "팻서방(울남편)은 허벅지가 얇아서 끝부분이 헐렁헐렁해 질 수도 있겠다"라고 하셨는데
옆에 계시던 아버지께서 "그럼 흘러내리지 않게 가터벨트를 떠주면 되지않겠니?"라고 아이디어를 주셨어요.
그래서 가터벨트를 떠봤습니다.
벨트부분은 코바늘이지만 신축성이 있는 고무뜨기로 제작했고, 가터벨트 특유의 레이시한 느낌은그물모양 뜨기로 분위기를 냈습니다.
저는 코바늘 뜨기를 별로 잘하지 못하고, 딱히 도면이 있는 상황도 아니라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게 좀 힘들었어요.
어려운 상황속에서 제작한 것을 감안하면 나쁘지않은 완성도라고 생각됩니다.
가터와 양말을연결하는 부분도 직접 만들었습니다.
솔직히, 이거 만드는 동안은 "내가 지금 이게 뭐하는것인가"란 생각이 안들었다고는 말하지 못하겠습니다.
가터와 양말을 연결하면 이런 느낌입니다.
<숭함주의>
하지만 실제로 남편에게 신겨보니 가터가 필요할 정도는 아닙니다.
분명히 제 허벅지 중간까지 왔던 것 같은데, 남편이 신으니 무릎도 간신히 덮을 정도가되었습니다.
사실 남편이 억지로 가터를 입고 찍은 사진도 있는데, 올리려고 했더니 아무리 기를 써도 사진이 돌아가네요.
이런 숭한 사진으로 오유를 더럽히지 말라는 오유신의 계시인 듯 하여 올리지 않습니다.
손뜨개는 아니지만, 남편 크리스마스 선물로 장식한 보온병입니다.
남편이 자기 전용 보온병을 갖고싶다고 해서 남편만 쓸 수 있는 보온병이라는 것을 디자인했습니다.
그림이나 문구는 모두 제가 손으로 그린 것을 스캔한 후
방수스티커에 프린트해서 만든거라, 세제로 씻어도 벗겨지거나 지워지지 않습니다.
크리스마스 준비하는 재미에 시간가는 줄 몰랐는데, 지나고 나니 좀 서운하기도하고 허전하네요.
이제 새해 맞을 준비해야겠죠...
잘가, 병신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