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세월호 참사 책임지고 ‘탈출’?”
정홍원 국무총리가 27일 전남 진도 세월호 침몰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하자 네티즌들의 분노는 더 커지고 있다.
정 총리는 오전 10시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가진 긴급 기자회견에서 “이젠 더 이상 자리를 지키면서 국정운영에 부담을 줄 수 없다고 결정했다”며 사의의 뜻을 전했다. 정 총리는 “진작에 물러나려고 했지만 일단 대책 마련에 힘쓰는 것이 책임 있는 자세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SNS를 비롯한 인터넷 각종 게시판에는 정 총리의 사퇴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대체로 많다.
트위터 아이디 ‘@jw****’는 “정홍원 총리 사퇴 표명? 계속 국민 우롱 하나요”라며 “이대로는 안 됩니다. 진도에는 비가 내리고 기상 악화이지만 실종된 115명을 이대로 두면 국민이 용서(하지) 않습니다. 최후까지 구조해야 합니다. 총리가 사퇴면 대통령이 나서야 합니다”라고 주장했다.
정 총리가 ‘책임을 진다’는 취지로 사의를 표명했지만, 100명이 넘는 승객이 ‘실종자’인 상황에서 관두는 것은 책임을 진다기보다 책임을 회피하는 것에 가깝다는 것이다.
아이디 ‘@me******’은 “정홍원은 사퇴라기보다는 침몰하는 배에서 승객들은 놔두고 황급히 탈출하는 항해사 되시겠다”라며 “만일 의지가 있는 총리라면 적어도 구조 활동은 마무리하고 사퇴하는 것이 맞다. 그게 책임있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게시판에서도 비슷한 목소리가 속출했다.
커뮤니티 사이트 클리앙 아이디 ‘am***’는 “수습은 다 하고 사퇴를 하든 말든 해야지”라며 “더 수습하기 귀찮은가보다”라고 적었다. 아이디 ‘sh****’는 “선장인 대통령은 먼저 도망간 지 오래”라며 “어찌나 세월호하고 똑같은지”라고 씁쓸해 했다. 아이디 ‘wi****’는 “이런 식으로 빠져 나가는구나”라고 말했다.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는 국회 당대표실에서 김한길 공동대표와 기자회견을 열고 “내각의 수장인 총리가 홀로 사퇴를 선언한 것은 무책임한 자세며 비겁한 회피”라며 “지금 이 시점에서 국회가 새 총리를 인준하기 위해 인사청문회를 열어야 하는가. 이게 국민에 대한 책임인가”라며 정 총리를 비난했다.
한편 미국 보스턴글로브는 정 총리의 사퇴 소식을 전하면서 “대한민국 행정부의 권력은 대통령에게 집중되는 구조”라며 “따라서 정 총리의 사의 표명이 가져올 효과는 주로 상징적인(largely symbolic) 것”이라고 꼬집었다.
실종자 가족들이 모여있는 팽목항에서는 대체로 무덤덤한 분위기였다.
가족대책본부 천막 옆에 세워진 차량 전광판에서 관련 뉴스가 나오자 몇몇 가족이 발걸음을 멈추고 지켜봤지만 특별한 반응 없이 자리를 떠났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email protected] 트위터 @noonk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