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새벽에 햄스터 버리는 글 보고 마음이 착찹했던 사람입니다.

그 글을 보니 감정이 예민해지고 떠오르는 녀석이 있어 이렇게 글써봅니다.

초등학교 4학년 겨울이던 어느 날 제 바로 위 언니께서 상자 하나를 들고 왔습니다.

그 상자 속에 어린 아이 손에 꽉 들어찰 만큼 통실통실한 햄스터 한마리가 들어 있었습니다.

언니 이야기를 들어봤더니 그 당시 언니 친구가 노래방을 했었는데 그 가게 앞에 누가 버리고 갔다더군요.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이 녀석이 왜 버려졌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처음엔 귀엽다고 키우다 크고 살찌니깐 버린게 눈에 보이더군요.

그 날부터 저희집에서 살게 되었습니다.

이 녀석 첫날부터 언니 손가락을 깨물어서 언니한테 적이 되버렸고

오직 저만 감싸고 챙기고 도는 상황이 되버렸어요.

다음 날부터 겁도 없었던 초등시절 저는 손가락에 피가 마를 날이 없고 밴드 안 붙히는 날이 없을정도로

녀석을 손에 길들이려고 했었습니다만, 녀석은 녀석대로 물고 뜯고 씹고 둘이 아주 난리가 났었지요.

그렇게 물리고 물고 6개월정도를 보냈네요. 그날도 물릴꺼 각오하고 약통 챙기고 옆에 가서 손을 내밀었는데,

이녀석도 이젠 무는것도 귀찮아졌는지 순순히 올라타더군요.

그리고 초등학교 5학년(6학년??) 까지 친구중에 친구가 됐습니다.

6학년 초여름날 어찌보면 상처받은 생이였고 어찌보면 사랑받았던 생을 마감했습니다.

덩치씨 니가 죽은지 10여년쯤 됐는데 난 아직도 니가 그립다.

처음엔 난 버려져 죽을 위기였던 너를 거둬준 은인이지만

마지막엔 니가 나의 은인이다. 학교생활 부적응을 겪던 나에게

넌 얼마 없는 친구였고 말없이 내 얘길 들어주던 친구였어.

지금은 널 대신해 이녀석이 내 얘길 들어주고 지켜주고 있어

너처럼 마음이 아픈 아이는 아니지만

이녀석은 몸이 아픈 친구야.

마트에 이마에 혹이 난 이녀석을 보고 데려왔지

남들은 이왕 키우는거 혹없이 예쁜 애들도 있는데 왜 데려왔냐하지만

난 이녀석이 좋아 원래 아픈 녀석에게 정이 가니깐

혹 달고도 잘 살아^^가끔 누워잘때 베게처럼 사용도 하고

내가 앞 가릴까봐 혹에 털을 모아 줄때도 있어

마음이 아픈 애도

몸이 아픈 애도

난 전부 마음으로 안고갈꺼야.

내가 지금까지 그래왔던거 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