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20대가 된 여자입니다.
전 원래 외모에 거의 신경을 안 쓰는 사람이었습니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중요하게 여기고 또 외모의 뛰어남에 따라 사람들의 태도가 좀 달라진다는 걸 알긴 했지만 그리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어요. 예를 들자면 전 운동을 못하는데, 운동을 잘하면 좋고 못하면 아쉽지만 살아가면서 운동을 못한다고 엄청난 지장이 있는 건 아니잖아요. 그냥 잘하면 좋은 거지. 외모도 대충 그런 식으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이번에 대학 들어가서 남친을 사귀었습니다. 남친은 남녀를 불문하고 친구가 많긴 한데, 특히 여자애들한테 인기가 많습니다. 여동생도 이쁘고 전 여친은 연예인급 외모의 소유자라 가끔 생각나면 울컥할 때가 있구요 ㅠㅠ 그러다 보니 제 외모가 엄청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어요.
남친은 자기 주변 사람들에게 절 되게 보여주고 싶어하는데, 전 사람들이 '전 여친과 비교해서 진짜 별로네;; 쟤 왜 사귐' 이런 류의 생각들을 하게 될까봐 걱정되서 남친 가족도 만나기 꺼려했어요. 사실 남친 때문에 갑자기 외모가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는 건 좀 비약이지만 그게 기폭제가 된 건 사실인 것 같아요. 남친은 제가 정말 이쁘다고, 자긴 이쁜 사람 아니면 사귀지 않는다고 계속 이야기하는데, 거울을 보면 자괴감만 듭니다. 친구들이 남친보고 부럽다고 해서 남친이 뿌듯해하고 그런 여자가 될 수 있으면 좋겠는데 말이죠.
게다가 제가 좀 많이 통통한 편이에요. 좀 보이지 않는 곳에 살이 있나, 사람들은 제가 날씬한 편인 줄 아는데 사실 163/52입니다. 병원 갔을 땐 간호사가 저 체중 맞냐고 다시 재보라고 했어요;; 연애하다보니 줄이기도 힘드네요 맨날 밖에서 먹어서ㅠ 운동을 하고 있긴 한데 별로 빠질 기미를 보이지 않습니다. 물론 이 부분은 계속 노력하면 성과가 있겠지요. 살이 빠지면 사람이 달라보이기도 하고 확실히 옷빨은 더 잘 받을 테니 이 점은 분발해야겠습니다 ㅠㅠ 얼굴은 커버할 수 없겠지만..
그런데 그것보다 정신 상태라고 해야 하나.. 그런 부분이 더 문제인 것 같아요. 예전엔 별 신경도 안 쓰던 부분이 집착처럼 되고, 지나가던 사람들 보면 다 저보다 예뻐 보이고 예뻐지면 소원이 없겠다는 극단적인 생각도 들고 그러니 적응이 안 되네요. 사실 오유를 보면서도 가슴에 대한 이야기나 예쁜 연예인 사진 같은거 보면 잉여하게 인터넷 하다 더 ㅠㅠ한 기분이 됩니다. 무엇에 열등감 같은 걸 잘 느껴본 적이 없어서 (잘나서 그런게 아니고 그냥 다른 사람이 어떻든 원래 신경을 잘 안 쓰던 스타일이라) 이 기분이 너무 싫고 얼른 없어졌으면 하네요. 친구는 인간 세계에 온 것을 환영한다고 하는데 (사람, 혹은 여자면 누구나 외모에 열등감 느끼고 그런다고) 별로 좋은 세계는 아닌듯 ㅠㅠ
외모로 사람을 판단할 수 없다, 뭐 이런 건 알고 있고 저도 실천하는 편인데 다른 사람들은 꼭 실천하는 게 아닌 것 같아서요. 심지어 친한 남자애들도 뭐 여자 얘기만 나오면 예쁘냐? 이런 말부터 먼저 하니..
글 진짜 기네요. 3줄요약
1. 원래 외모에 신경 안 썼는데 인기 많고 주변에 이쁜애 많은 남친 사귀다 보니 좌절감 열등감 폭ㅋ발
2. 통통한데 살 안빠짐
3. 이 정신상태를 어떻게 해야하나
오유분들 한 마디 조언 부탁드려요 ㅠㅠ 인증사진 이런 건 제가 오유 하는 걸 아는 사람들이 있어서 올릴 수 없구요 ^^ㅜ 제가 이거 관련 생각을 워낙 많이 하다 막상 글로 적으려 하니 두서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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