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날 갑작스러운 출근이 힘든 이유는,

설명하자면 이런겁니다.

내 몸은 이미 휴일루틴에 맞춰져 있는데,

갑작스럽게 출근하라고 하면 휴일루틴에

맞춰져 있는 내 몸이 출근이라는 현실에

반응해야 하니 몸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게

되는겁니다.

내 생각은 지금 시간에 사이브러스 행성

탈환작전을 하고 있어야 하는데, 현실의

내 몸은 머리를 말리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생각과 행동의 정합성이

안맞게 되고, 그게 극심한 피로로 몰려오는

겁니다.

사람은,

너무 화가 나면 욕을 하지 않게된다는 것도

알게 됩니다. 이를테면 '어 ㅆ팔 개ㅈ같네!!'

라고 외치는건 진짜 화가난게 아니라

"나는 이 화가 난 감정을 좀 더 시적으로 표출하기

위해 욕이라는 수단을 선택한 것" 같은

느낌이라면,

"난 정말 이걸 이해하지 못하겠네." 라고 차분하게

말하며 양말을 신는게 진짜 화가 난 거라는걸

깨닫게 됩니다.

제가 간만에 이렇게

차분하게 여러분들께 오늘 일을 말씀드릴 수

있는건 아마도 제가 그러한 이유에서 화가 아주

많이 났다는걸 암시하는 거겠죠.

사실 그렇게까지 화나진 않았습니다.

그냥 뭐랄까...

소풍가듯 인생 살다 가라는데 대체 어느 소풍의

매 순간순간이 델타포스 훈련보다 빡세답니까?

아무튼 행복하세요 다들.

저도 행복해져 볼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