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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freeboard_2033865
    작성자 : 그림마
    추천 : 9
    조회수 : 1329
    IP : 125.185.***.188
    댓글 : 11개
    등록시간 : 2024/10/18 01:41:59
    http://todayhumor.com/?freeboard_2033865 모바일
    내가 왜 그런지 알았다.(반말글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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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분이 너무 이상했다.
    글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가장 행복한 부분을 써내려갔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바다를 보고싶어."
    "바다? 갑자기?"
    "파란 바다. 그게 내 인생에서 너같아."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분명 행복한 부분을 쓰고 있다.
    그런데 행복하지 않다.
    미래를 알고 있으니까.
    그러다보니 그 뒤를 쓸 수 없다.

    이런 내 상태를 본 문수림 작가가 말했다.

    "끄덕끄덕. 마주하는 시간에 서 계신 거죠. 
    그런 적이 없었다면, 꽤 오랜 시간 힘드실 겁니다. 
    전 그런 지옥 같은 순간이 왔을 때마다 펜을 들어서 이렇게 살아있습니다만... 
    안해보던 이가 해보려고 하면... 많이 아플 겁니다. 
    마주하는 것  자체가 극도로 싫어서.. 그냥 무기력해진 상태로 몇날 며칠이 흘러도 제자리인 것 같은 고통이 있을 수 있어요. 
    많이 힘들면 원고를 멀리 치워버리고 일상으로 돌아오세요. 
    때가 되면 절로 돌아가고 싶어집니다."


    와닿았다.
    그래. 도망치고 있는거다.
    잠으로 무기력으로..
    과거의 고통에 잠식되어 있는거다.
    나는 공포스러움에 마주보고 있지 않았다.
    마주 볼 수 없었다.
    아니 어떻게 마주봐야 하는지도 알 수 없었다.
    아니 지금도 그저 무엇이든 해볼 뿐 
    어떻게 마주봐야 하는 지 알 수 없다.

    시간이 해결해 준 문제라고 생각했다.
    벌써 20년이 지난 이야기니까.
    그러나 그냥 내가 덮고살자 했으니 지나간 것이었다.
    실제로는 속에 감춰두고 나도 보지않고
    잊었다 생각한 "아픔" 자체였다.

    기차표를 예약했다.
    지금 기분으로는 그 무엇도 되지않을것 같아서 말이다.

    바다를 보러 가자고 했었다.
    그런데 뭐가 그리 바빴는지 가지 못했다.
    20년전
    2년6개월을 사귀고 6개월을 더 싸우고 이별하면서
    그 작은거 하나를 왜 못했을까?
    그 작은거 하나를 왜 못해줬을까?
    미련일까?
    미련한걸까?
    지금에서야 후회 한들 만나서 사과도 못하고
    아니 살았는지도 죽었는지도 모르는 그 사람이
    불현듯 생각나서 왜 내 인생을 송두리째 뒤흔드는걸까?
    왜 얼굴은 생각이 안나는데 웃는 미소는 기억나는걸까?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사진하나 남지않은..
    아니 남기지않은 첫사랑은 
    허망하게도 그림자처럼 따라다닌다.

    나는 혼자 바다를 보러 갈거다.
    가서 무엇이든 시도는 해봐야지..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스레드에서 쓴글을 그대로 퍼온거라 반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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