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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를 운전하기 전 저는 꽤 오랬동안 식당 노동자였습니다.
처음으로 일했던 식당은 성신여대 근처에 있는 어느 중국집이었습니다.
그 곳 주방에 주방보조로 들어간 저는 열심히 설거지를 하면서 일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일을 배우는 속도가 더뎌서 주방에서 쫓겨나게 되자 저는 그 곳에서 배달을 하게 되었습니다.
약 2년 정도 배달을 했지만 음식만드는 것을 배우고 싶었던 저는 그 곳을 나와 어느 칼국수 집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잠깐이나마 중국집 주방에서 주방보조를 하면서 밀가루 반죽을 하고 기계로 면을 뽑는 기술을 배웠던 터라
칼국수 집에서도 밀가루 반죽과 기계면을 뽑는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칼국수는 중국 음식에 비해 레시피도 단순했기에 일을 금방 배울 수 있었습니다.
오래지 않아 저는 칼국수 집을 창업하기로 마음먹고 저희 집이 있는 연신내역 근처에서 가게자리를 알아보다가
어느 노부부께서 운영하시던 칼국수 집이 매물로 나왔다는 것을 알게 돼서 그 곳을 인수하기로 했습니다.
그 곳을 인수하면서 전 사장님께 레시피도 전수받고 그 곳에서 일하시던 아주머니도 계속 저를 도와주시기로 하셔서
매우 감사하게도 저는 수월하게 장사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부족한 부분(김치를 만드는 것과 홀 응대 등)은 저희 어머니깨서 도와주셨습니다.
그렇게 몇 년간 장사를 하다가 제가 결혼을 하게 됐고 어머니께서 하시던 일은 제 아내(전 아내)가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2년도 되지 않아 아내가 먼저 떠나게 되었고 저는 그 상실감을 매일 밤 술로 달랬습니다.
그래도 부모님들께서 도와주셔서 꾸역꾸역 1년 반 정도 장사를 계속 하다가 그때 쯤 제 건강에 이상이 생긴 것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부모님들도 연로하셔서 계속 저를 도와주시기 힘든 상황이어서 가게를 정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행히 그동안 단골손님도 생기고 주변에서 맛집으로 인정도 받아서 크게 손해를 보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인수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의 아내와 결혼준비를 하고 제 건강도 돌볼 겸 잠시 일을 쉬게 됐습니다.
일을 쉬는 동안 다음에는 어떤 음식으로 식당을 차릴까 고민도 하고 나름 시장조사도 하는 등 훗날을 도모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다 아내가 한국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코로나가 터지면서 식당을 창업하려던 제 계획은 무산되었습니다.
그리고 저에게 칼국수 집을 인수했던 사장님도 코로나때문에 너무 힘들다고 하시길래
그러면 배달을 해보면 어떻겠냐고 말씀드리고 잠시 배달을 맡아 일을 하기로 했습니다.
나중에 배달앱이 생기고 배달대행이 본격화되자 저는 배달일을 한동안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배달일은 비전이 없다고 생각했던 저는 배달일을 하면서 어떤 음식이 인기가 많은 지를 알아내서
그 음식으로 다시 식당을 창업하려는 생각만 했습니다.
코로나가 잦아들면서 저는 다시 식당 노동자로 돌아오기 위해 우선 여기저기 식당알바를 해보았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제 체력과 건강상태가 예전과 같지 않더군요.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비오듯 쏟아지고 너무 쉽게 지쳤습니다.
도저히 식당일을 할 수가 없을 지경이었습니다.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늦은 나이에 직업을 바꾸기가 참 어려웠습니다.
회사에 취직을 하려고 해도 나이만 많고 경력도 스펙도 없는 저를 뽑으려는 회사도 없을 것이고
취직을 해도 제가 일을 잘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었습니다.
그렇게 제 미래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을 때 어머니께서 택시를 권하셨습니다.
어머니의 지인분이 택시기사이신데 나름 수입도 괜찮고 편히 앉아 운전만 하면 되니까 그렇게 힘들지도 않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택시 자격증을 따고 택시기사가 되기 위한 준비를 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걱정도 됐습니다.
지극히 내성적이고 말수도 없는 제가 직접 손님을 응대해야 한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앞섰습니다.
또 가끔 택시기사를 대상으로 한 승객의 폭행사건이 뉴스나 여러 매체를 통해서 보도될 때마다 저의 두려움은 더욱 커져만 갔습니다.
택시 자격증을 따고도 직접 택시를 운전하기까지 1년 여의 시간이 걸린 것은 그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언제까지 놀고 있을 수만은 없었기에 저는 한 택시회사에 취직을 했고 지금까지 약 1달 반정도 택시기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막상 일을 해보니 생각보다 할 만 했습니다.
손님들도 저보다 말이 없고 친절하신 분들이었습니다.
또 간혹 저에게 말을 걸어주시는 분들도 어렵지 않게 응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오유에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오늘은 또 어떤 에피소드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라는 생각에
요즘은 일하러 나가는 것이 즐거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이제 새로운 목표가 생겼습니다.
최대한 빨리 돈을 모아 개인택시를 사는 것입니다.
요즘 개인택시를 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번호판 가격도 많이 올랐다고 합니다.
더 가격이 오르기 전에 빨리 개인택시를 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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