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게티 소스하면 대다수는 토마토를 떠올릴 것이다.
건강과 맛은 물론이고 붉은색감은 식욕까지 자극하므로 어떻게 생각하면 당연한
당연한 연상관계라고 생각할 수 있다.
토마토 소스는 공산품으로 쉽게 구매할 수도 있을테지만 건강을 위해 직접 만들어 먹는
사람들이 늘고 있지만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부분에서 실수를 하는 것이 있는데,
토마토 품종의 선택이다.
품종이란게 왜 그렇게 중요한가?
와인을 생각하며 연관지으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품종에 따른 특성은 물론이고
생산지역의 대기 및 토양 상태에 따라 토마토가 갖는 성질은 천차만별이다.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이탈리아 음식중엔 특정 협회에서 인증한 레시피가 존재하는데
그 레시피에는 특정지역에서 정해진 공법으로 생산된 식재료만 쓰이도록 되어있다.
(물론 해당 식당에 인증받지 않았다는 문구가 없으면 상관없는 부분이다.
왜 이렇게 깐깐한지는 직접 먹어보면 차이를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가 요리라는 것은 정말 하나도 모를때 일이다.
직접 만든 스파게티가 먹고싶어 과채류 코너에서 쉽게보이는 토마토로 소스를
만들어 먹었는데 어찌된 일인지 정말 맛이 없었다. 인터넷을 뒤지며 여러가지
레시피를 사용해보아도 역시나 공산품 맛은 전혀 나지 않았고 이것을 조미료가
들어가지 않아 "건강한 맛"인냥 착각하고 있었는데, 사실 맛 없는게 맞다.
블로그 검색해보면 필자와 같이 맛없는 토마토 소스를 건강한 것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매우 많음을 알 수 있는데...
먹지마시라 정말 맛 없는거 맞다.
그럼, 어떤 토마토를 선택 해야하는가?
여러가지 품종이 있지만 토마토 소스로 주로 사용되는 것들중 유명한 것은 플럼 토마토인데
좌측 부터 3개는 플럼 토마토 : 산 마르자노, 아미시 페이스트, 로마나 가장 우측은 일반적인 식용 토마토
플럼 토마토는 특정 품종을 뜻하기 보다는 길쭉한 형태의 토마토를 아우르는 말이다.
다른 말로는 소스용 토마토 혹은 페이스트용 토마토로 알려져있으며 플럼 토마토의
특징으로는 수분과 씨가 적고, 과육은 풍부하며 맛은 신맛은 적고 단맛은 강한 품종들이다.
안타깝게도 국내에서는 생 플럼 토마토류를 구하기 정말 어렵다. 몇몇 농장에서
레스토랑과 계약하고 독점 공급한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일반인인 우리에겐
너무나 어려운 존재들이다.
하지만 다른 선택지도 있는 법.
통조림을 이용하면 된다.
신선하진 않지만 그래도 우리가 구할 수 있는 토마토 중에선 가장 좋은 선택지가 된다.
열처리를 거치고 껍질이 제거되어 있으며 펄프 형태의 통조림 또한 판매하고 있어
조리시간이 단축되는 장점이 있고, 유통과정의 간소화 및 비용 감소 그리고
유통기한의 장기화 덕분에 수입 제품임에도 저렴하게 이용가능한 장점을 갖고 있다.
플럼 토마토에도 종류가 있듯이 통조림도 몇가지 종류가 나뉘는데 먼저 미국등
이탈리아 외에서 생산된 플럼 토마토는 주로 아미시 페이스트를 사용하며 간혹
로마나나 산 마르자노를 재배하여 생산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표기가
제대로 되있는것은 아니기에 가격문제가 아니라면 이탈리아 생산을 구매하는
좋다고 생각한다. 미국생산 제품은 헌츠 제품이외에는 국내에서 보이지 않으니
선택에 어려움은 없을것으로 판단되니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이탈리아 생산 제품은 대부분이 로마나 품종을 사용하며 2.55Kg 제품은 가격이
5,000원 내외에 형성되어있다. 이름있는 제품으로는 데 체코와 롱고바르디 제품이
있는데 필자는 주로 롱고바르디를 사용한다. 사실 제품간 큰 차이를 느끼긴 힘들다.
라피아만떼, 국내에서 유일하게 구매 가능한 DOP 제품
마지막 산 마르자노는 정식 이탈리아 레시피에서 주로 보이는데 산 마르자노 품종은
가격대가 비싼 편이다. 같은 중량에 거의 3배에 달하는 가격을 보이는데 이는
DOP인증을 위해 생산지역 및 수확시기가 정해져있기 때문이다.
DOP 인증을 받을 수 있는 산 마르자노는 나폴리의 베수비오 화산 근처에서 재배하는데
화산재가 풍부한 토양 덕분에 다른 토마토에 비해 특별히 강한 맛과 단맛을 지닌다.
수확 기간은 7월에서 9월 사이로 3개월 뿐이기에 생산량도 적어 가격대가 비싸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비싼만큼 이것은 분명히 차이가 느껴지니 한번쯤 만들어먹는 것도...
통조림은 싫은데, 생 토마토는 절대 안되나?
플럼 계열에 비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나 못쓸만큼은 아니다.
파스타 소스의 메인이 토마토가 아닌 경우 방울 토마토 처럼 약간 단맛을 더 지니고 있는
토마토를 사용해도 나쁘진 않다. 주로 오일 베이스 파스타 요리에 가니시나 데코 형태로
사용해도 괜찮다. 너무 많은 양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면 그정도의 산미는 충분히 중화가
가능하다. 또한 최근들어 다양한 토마토 품종들이 유통이 되고 있는데 플럼 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사용할만한 토마토들이 보인다.
몇가지 토마토를 이용해보았는데 그중에 가장 괜찮았던 토마토를 이용하여 소스 만드는
방법을 소개하려고 한다!
토마주르, 스페인 품종
다른 이름으로는 줄기 토마토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보이는것과 같이 줄기형태로
수확하여 판매되고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줄기 토마토의 영문명인 vine tomato는
다른 품종이므로 주의. 크기는 방울 토마토와 일반 토마토의 중간 사이즈를 갖고있다.
꼭지를 제거하고 껍질이 쉽게 벗겨질 수 있도록 십자형태의 칼집을 내어준다.
끓는 물에 살짝만 삶는데 껍질이 벌어질 정도면 충분하다.
얼음물에 담궈두면 껍질이 수축하면서 훨씬 쉽게 벗길 수 있다.
옷을 벗긴뒤 반으로 갈라 씨앗 부분을 빼어준다. 토마토의 신맛의 대부분은
이 씨앗쪽에 있기 때문이고 또한 씨가 식감을 방해하기도 하여 제거하는 편이
여러므로 좋다.
달군 팬에 엑스트라버진 올리브 오일을 뿌려주고 양파와 마늘을 볶는다.
양파가 황금색을 띄게되면 손질한 토마토를 넣고 볶아준다.
자작한 느낌이 날 정도로 스톡을 넣어준다.
스톡은 토마토의 부족한 감칠맛을 올려주어 더욱 맛있게 해준다.
20분간 볶으면서 졸이다가 바질을 한 움쿰 넣어준다.
바질은 향이 중요하기 때문에 마지막에 넣는편이 이롭다.
취향에 따라 오레가노나 케이퍼를 첨가하기도 한다.
더 오래 끓여서(물을 추가하며) 바질 조직을 완전히 와해 시킬 수도 있으나
필자는 바질향이 남아있는 것을 더 선호하기 때문에 5~10분만 볶고 마무리한다.
완성되어 식은 마리나라 소스
당일 만든것 보다는 몇일 숙성된 것이 좀 더 진한 맛을 낸다.
마리나라 소스, 버섯, 미트볼, 파슬리를 추가한 생면 페투치네 파스타
플럼 토마토 소스 보다 신맛이 강하기 때문에 고기나 해산물과의
조화가 그냥 먹을 때보다 시너지가 강하다.
수고스럽지만 생 토마토를 이용해야 한다면 토마주르도 나쁘진 않다고 생각.
이제 토마토 통조림을 자세히 들여다보자. 찾다보니 이상한것이 있다.
토마토 소스, 토마토 페이스트, 토마토 퓨레, 토마토 통조림....
종류가 많아 구매에 혼란을 주고 있다.
이번엔 가공 형태에 따른 구분 방법
생 토마토에 비해 미리 가공되어 나오기 때문에 편리한 통조림이지만
현대인의 귀차니즘 때문인지 좀더 가공 프로세스를 거친 제품이 나오고 있다.
위의 4가지의 분류는 토마토의 가공 형태에 따르는데
1. 열처리 후 껍질만 벗겨낸 토마토 홀
2. 토마토를 가공 처리하여 조미를 하고 수분을 11%~24% 줄인 토마토 퓨레
3. 토마토 퓨레 이상으로 수분 함량을 줄인 토마토 페이스트
4. 완제품으로 만들어진 토마토 소스
2번과 3번은 토마토 콘센트레이트로 분류 되는데 농축액 쯤으로 생각하면 편하다.
농축률에 따라 이름이 달라지기도 하는데 페이스트 이상으로 줄인 제품은
더블 콘센트레이트라는 이름으로 불리우기도 하나 국내엔 많이 알려지진 않았다.
농축률이 높을 수록 적은양으로도 강한 맛을 낼 수 있고 조리시간이 단축되기 때문에
콘센트레이트 페이스트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가공 토마토의 경우 질이 조금 떨어지는
제품을 이용하는 단점도 있기에 직접 농축하여 사용하기도 한다.
그래서 직접 간단하게 콘센트레이트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알려드리려고 한다.
준비물은 토마토홀 2.55KG
간단하다.
콘센트레이트는 덩어리가 필요 없으므로 빠르게 수분을 날리기 위해
핸드믹서를 이용하여 완전히 갈아준다.
3시간 정도 저어주며 가열하면 3L 정도에서 1L 이하 까지 졸여준다.
걸쭉하며 덩어리져있고 강한 맛을 지닌 페이스트가 탄생!
병 소독을 제대로 했다면 낮은 수분률로 인해 일반적인 소스보다 오랫동안 보관이 가능하다.
과정이 너무 길게 느껴진다면 퓨레나 페이스트를 이용하여 빠르게 만들 수도 있다.
어디에 사용하나?
여기까지 온김에 더블 콘센트레이트를 이용하여 라구 알라 볼로녜제를 만드는 방법도 소개하겠다.
Ragu` alla bolognese는 라구 소스중 하나로 볼로냐 지방에서 주로먹던 소스인데,
토마토보다는 고기의 비중이 매우 크고 유지방(크림 혹은 우유)까지 들어가기 때문에
크림 소스보다 훨씬 진한 맛을 갖고 있다.
시작은 일반적인 라구 소스와 같다.
달군 팬에 올리브유, 버터를 두른뒤 타지 않도록 잘 녹여준다.
버터가 다 녹으면 관찰레나 거위고기 등 기름이 많은 부위를 튀기듯이 볶아준다.
위 두가지 재료는 구하기 어려우니 두꺼운 베이컨이나 오리고기도 괜찮다.
돼지고기와 소고기를 준비하고 소금 후추 간을 해준다.
부위는 크게 상관이 없으나 간고기는 최후의 수단이다.
덩어리 고기를 이용하는게 씹는 맛이 훨 씬 좋게 나온다.
고기는 같은 팬에 볶아주는데
양파, 샐러리, 당근, 베이리프 또는 월계잎은 다른 팬에서 볶아준다.
이는 많은 양을 만들때 수분을 빠르게 날리기 위함임으로 한끼 용으로는
같이 볶아줘도 큰 문제는 없다.
한데 모아 볶으며 레드와인을 첨가한다. 약간씩 넣으면서 수분을 날리는것을 추천.
토마토 페이스트에 스톡을 부워 잘 풀어준다. 수분 싸움임에도 그냥 넣지
않는 이유는 페이스트가 뭉쳐지는것을 방지하고 스톡의 풍미를 더해주기 때문.
10분 가량 약한불에서 저어주다 크림을 첨가한다.
너무 느끼하거나 칼로리가 높다 싶으면 우유도 괜찮다.
이제 뚜껑을 닫고 2시간 동안 끓이는데 중간중간 바닥이
타지 않도록 저어주어야한다.
마지막 30분 전에 바질 한움쿰을 넣어준다.
소스가 다될쯤이면 크림의 하얀색은 줄어들고 붉은색이 더 강해지는데
이때, 불을 끄고 식힌뒤 병에 담아 보관하면 된다.
완성된 생면 페투치네 그리고 볼로녜제 소스
제대로된 볼로녜제를 만드는 레스토랑에 가면 23,000원 가량하는데
6만원이면 한달 내내 먹을 소스를 만든다.
맛있는 레스토랑의 비밀은 별거 없다. 좋은 재료가 맛있는 음식을 만들 뿐.
다만 우리가 좋은 재료를 고르는 방법을 몰랐을 뿐이지만,
이제는 재료보는 눈을 뜨게 되었으니 직접 집에서 레스토랑 처럼 해먹을 수 있다.
시리즈로 가보려고 했지만 생각처럼 구독률(?)이 나오지 않아서 이번편이 마지막이 될것 같습니다.
다음부터는 짧은 레시피로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