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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다리를 절었다
태어날 때부터인지
아니면 후천적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엄마는 다리를 절었다
어릴 적 절뚝이는 엄마의 뒤를 따라 걸은건
아마도 창피함 때문이었겠지
차마 곁에 서주지 못하고
엄마의 발걸음을 방관한 채로
난 어쩌면 우리 앞으로의 인생이 저와 같겠지 생각했다
평생을 절뚝이며 삐걱거리며 살겠지
내가 누가 볼세라 주변 눈치를 보며
멀찍이 떨어져 걸을 때
힘든 한 걸음걸음을 내디디면서도
나에게 닿아있던 엄마의 시선은
사랑이었을까 원망이었을까
초등학교 운동회든
아니면 참가 수업이든
그 무엇이든
항상 남들보다 한참을 늦은 채로
땀을 흘리며 와서는 나를 찾던 엄마를
나는 한 번도 바라봐 주지 못했다
대신 내 친구들과
그의 부모들과
그 모두의 시선을 오롯이 홀로 감당해야 했겠지
세월이 시간이 많이도 흘렀다
이제는 절뚝거릴 힘도 없이
멍하니 앉아있는 엄마의 손을 잡아본다
미안해
내가 하고픈 말이 엄마의 입에서 흘러나온다
마음이 절뚝거린다
어쩌면 삐걱거리고 절뚝이고 일그러진 건
엄마가 아니라 내가 아니었을까
출처 | https://blog.naver.com/7hjieun/2235770422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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