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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한테는 별거 아닐 수도 있겠지만,
2004년 경인가 '위기탈출 넘버원' 이라는 프로그램이
한창 인기몰이를 하고 있었던 시절로 기억한다.
나는 당시 멜로딕 스피드 메탈을 추구하는
rhapsody의 열혈팬이였고, 하루에도 수십번씩
인챈트 랜드 사가를 들으며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었다.
어느날, 방송에서 익숙한 멜로디가 들렸다.
rhapsody의 멤버였던 luca turili 가 나와 싱글로
작곡한 엘범에 수록된 'kings of nordic twilight' 의
중간 부분이였다.
그건 서사시의 중요한 부분에 나오는 멜로디였다.
대체? 공영방송에서 이 멜로디가 왜?
그것은 위기탈출 넘버원의 오프닝곡으로 쓰이고 있었다.
난 그 멜로디를 들으며 분노를 참지 못했다.
나를 지탱해주는 한 부분인 음악이 고작 예능에 가까운
프로그램의 오프닝으로 쓰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나는 마치 내 자신이 능욕당한 기분이 들었다.
그건 에메랄드 소드를 찾기 위한 여정 이후에 펼쳐지는
블랙 드래곤의 비상과 강철의 전설, 겨울왕의 옥좌와
고대 엘프의 숲의 장엄함을 탐험하며 성장하는 영웅들의
장대한 이야기 그 끝에 펼쳐지는 대단원이이였다.
..그런데 이 위대한 음악의 끝이 이런 예능프로그램의
오프닝곡으로 쓰이고 있다고? 너넨 이게 웃기냐?
난 티비 화면에 손가락질을 했다.
"늬들이 ㅆ발!! 뭘알아!!!"
같이 티비를 보던 가족들은 저놈이 정신병이
도졌나 라는 시선으로 날 쳐다봤지만, 난 분노를
참다 못해 눈물이 다 났다.
난 내가 아는 세계의 일부분이 비웃음당하는 기분이 들었다.
나는 당장 공영방송의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이 능욕당한
기분을 표현했다. '당신들 대체 이 음악이 무슨 의미인지
알고 쓰는거요?' 그들은 답을 하지 않았다.
다음 날, 나는 공영방송의 민원실에 전화해 따졌지만 그들은
심드렁하게 말했다. "예... 그래서 뭐 어떻게 해드려요?"
그래, 시간이 지나 생각해보니 내가 좀 오버했다는 생각도
들지만, 어쨌든 난 그때 진심이였다.
오래간만에 rhapsody의 음악을 듣다보니 그 때의
그 치욕적인 기억이 떠올랐다. 그래서 써 봤다.
뭐 별 의미는 없다.
그냥 생각나서 써 본 일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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