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 최정주 기자]

15번의 성형수술 부작용으로 선풍기 아줌마가 된 한혜경씨. 그가 세상과의 족쇄를 풀었다.

한씨는 9일 MBC ''이재용 정선희의 기분 좋은 날''에 에 출연해 회복된 얼굴만큼 이나 밝은 미소를 띠며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그렇게 나가고 싶었던 세상 밖으로 한걸음씩 나가게 됐습니다"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

이날 방송에서 한씨는 "그간 심한 우울증으로 세상과 단절돼 지냈다"며 자신이 혼자 숨어 지냈던 반지하 자택을 소개했다. 어두침침한 분위기에 곰팡이가 가득한 반지하 집은 한동안 타인들의 시선이 두려워 창문을 꽁꽁 닫고 지냈던 한씨의 지독한 외로움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안면에 주입한 이물질의 부작용으로 한껏 부풀었던 얼굴이 제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만큼 한씨의 닫힌 마음도 조금씩 열리고 있었다. 한씨는 "모두 이웃의 사랑 덕분"이라고 자신에게 먼저 다가와준 동네 주민들의 따뜻한 관심에 감사함을 전했다.

덕분에 한씨는 한결 자신감을 되찾은 모습이었다. 예전 같으면 외출할 때면 주위의 시선이 두려워 자전거를 탈 때가 많았지만 이제는 당당히 지하철을 애용하고 있었다. 아직은 지하철 한쪽에 선채 시선을 의식하게 되는 한씨. 그런 그에게 한 주민은 먼저 다가와 "많이 좋아지셨네요. 축하드려요"라는 인사를 건넸고 한씨의 얼굴에는 웃음이 번졌다.

젊은 시절 일본에서 가수 활동을 했던 경력이 있는 한씨는 동네 아줌마들에게 인기 만점의 노래 선생님 이었다. 한달에 서너번씩 동네 아줌마들은 반지하에 홀로 살고 있는 한씨를 찾아와 그에게 노래를 배우며 흥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중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한 인테리어 개조업체에서 한씨의 집을 손봐주고 싶다고 연락이 온 것. 한씨는 뛸 듯이 좋아하며 쾌쾌한 집안 곳곳이 깔끔하고 밝은 분위기로 바꿔가는 과정을 지켜봤다. 한씨는 "마치 새단장을 하고 시집가는 기분"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세상을 바라보는 한씨의 시선도 달라졌다. 그는 세상과 소통을 시도하기로 마음 먹었고 그 첫 단추를 취업에서 부터 시작하기로 결심했다. 열심히 신문 구직란을 찾아보던 한씨에게 장애인 고용 특진 공단에서 연락이 왔고 그는 만전을 기해 면접을 본 결과 합격, 3일째 출근하고 있었다.

한씨는 "성형 중독이던 지난 날들이 챙피하고 부끄럽다"며 "이후 심한 우울증에 자살을 생각했던 때도 있었지만 주변 분들의 따뜻한 관심과 사랑이 내게 새 삶을 열어줬다"고 거듭 고마움을 전달했다.

방송 직후 해당 게시판에는 한씨의 밝아진 근황에 응원의 목소리가 봇물처럼 이어졌다. 2004년 ''선풍기 아줌마''로 방송에 알려진 이후로 한씨는 평범한 일상 생활을 이어가기에 다소 무리가 있을 것이라는 우려를 받았으나 긍정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는 한씨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뿌듯하지 않을 수 없었다.

주변의 시선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되바꿔 받아 들이고 새 삶에 도전하는 한씨의 소식에 대다수 시청자들은 "아직 세상은 이렇게 따뜻하다"며 훈훈한 메시지를 주고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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