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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20236
    작성자 : Na
    추천 : 43
    조회수 : 1308
    IP : 211.235.***.115
    댓글 : 3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4/01/01 20:48:13
    원글작성시간 : 2003/12/31 19:38:43
    http://todayhumor.com/?humorbest_20236 모바일
    대구 지하철 참사.. 넘 슬퍼여..^ㅜㅜ^
    저에게는 언니가 하나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 언니가 아주 싫습니다..



    1급장애인인 우리언니.. 



    옛날 어렸을적부터 우리언니랑 같이 다니면 애들한테 놀림받곤 했었죠.. 



    그리고 언니때문에 난 이때껏 친구한명 없었습니다.. 



    아..고등학교때 겨우사귄 미진이 빼고요..



    전 우리언니를 너무너무 싫어합니다..



    제대로 말건적도 없었습니다.. 



    항상저만보면 웃어주는 언니에게 저는 항상 퉁명스런 얼굴로 답했습니다..



    함께 놀러나간적도 없었고..



    한 식탁에서 같이 밥먹은적도 없었습니다.. 



    그만큼..전 우리언니가 죽도록 미웠습니다..



    대학교 입학식날..



    무지하게 들뜬마음으로 옷도차려입고 화장도 예쁘게 했습니다.. 



    ' ...ㅇ..예...일..ㅇ 아...머..ㅁ거.. 입..항....추카...해' 



    ...



    후우..



    말조차도 제대로 못하는 언니.. 



    지금 저에게 초콜렛을 내밀어주고 있습니다..



    어디서 산건지.. 



    그러나 그런 언니를 본체만체하며..



    언니손에 들려있는 조그만한 초콜렛도 받지않고.. 



    전 도망치듯 얼른 버스정류장으로 향했습니다..



    매일 이런식이었습니다.. 



    저는 제 언니와 정상적으로 대화한적이 없었습니다.. 



    아니..제대로 들어준적도 없었습니다.. 



    버스안에서 배가고파.. 



    도시락이라도 좀 까먹으려고 하는데 도시락가방은 텅 비워있었습니다.. 



    도시락을 안갖고왔나봅니다.. 



    저는 집으로 전화를 했습니다.. 



    [ 어..어보..ㅇ..에,..오..] 



    언니가 받았습니다.. 



    참..부모님은 지금 안계실텐데.. 



    ' ...이예은 엄마없어..? ' 



    [ ..어..업...ㅇ..어...예일아..오 ..왜...? ] 



    그래도 내 이름만큼은 정상적으로 말해주네..



    ' ...도시락을 안갖고왔는데.....됐어..그냥 굶지뭐 ' 



    그리고선 그냥 끊었습니다..



    1시간뒤.. 대학교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떠들썩하며 즐거워해야할 분위기는 어디있고.. 



    도대체 보는사람마다 침울한표정을 짓고있는 이유는 도대체 왜일까요..



    심지어는 친구 미진이의 표정도 이상합니다..



    ' 미진아 안좋은일있어..?' 



    ' ........ ' 



    벤치에 앉아서 울고있던 미진이. 



    저를 힐끔쳐다보더니 다시 얼굴을 손에다 파묻습니다.. 



    ' ...아..안좋은일 있나보구나..' 



    ' .....지하철에 불났잖아...몰랐어..??? ' 



    ...



    지하철에 불이 났다고..? 



    잠깐 어리둥절해 있는사이 제 핸드폰이 요란하게.. 



    울려대기 시작했습니다.. 



    [ Rrrrr..Rrrr...... ] 




    ' 여보세요.' 


    ' ............예일...ㅇ아...' 



    젠장맞게..또 언니입니다.. 



    언니의 전화를 받자마자 저는 짜증부터 나기 시작했습니다.. 



    ' ...왜 전화했어..빨랑 끊어 ' 



    ' ..........ㅇ오..늘...배... 고파도...ㅊ...참...ㅇ모....' 



    ' ...배 안고파.....그거 말할려고 전화했어?? 



     됐어..어차피 도시락 안갖고왔으니까 굶을거야..' 



    ' .......ㄷ..도,...시락.....몬...갖따 둬서......ㅁ 미...안...' 



    이런말을 하는 언니가 이상했지만 



    저는 어느때처럼 퉁명스럽게 답했습니다. 



    ' .....어차피 못갖고오잖아..됐어...' 



    저는 언니가 집에 가만히 있는줄알았어요... 그때까지만해도....... 



    ' .....괘...괜 힣...나,,,..오..았..나봐......숨ㅇ ㅣ....망허...' 



    집에서 나왔다고하는것같은 언니의 말에.. 



    저는 갑자기 가슴이 쿵..하고 내려앉는듯 



    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숨이...막힌다구......??? 



    ' ...지금 어디야...? ' 



    ' ...........ㅎ 헉..............지....ㅈㅣ하쳥....' 



    불안합니다.. 많이 불안합니다... 



    아까 미진이가 지하철엔...... .... ......불이났다고 했는데............ 



    ' ...뭐..뭐야!?!?! 지하철이라니!!! 그럼 거기 잘있는거야?? 왜 못와!!! 



    왜!!!!!! ' 



    ...도시락갖다주려고.... 



    지금... ........ 



    나같은거 도시락갖다주려고... ...집에서 나왔어..........? 



    지하철을 탔어,..............? 바보........



    잘 걷지도 못하는주제에.... 



    ...



    ' .....으...으.........수미.....막.....허...' 



    .......... 그렇게도 미워하던 언니였는데.. 



    지금 왜 이렇게 안타까운기분이 드는걸까. 



    ' ...언니!!!!!조금만 기달려!!!!! 언니 데리러 나 지하철에 갈게!!!!!!



    알았 지...?? 좀만 기다려!!!!!!!!!!!!!!!!!!! ' 



    .... --------------- 도착한 지하철역... 들어가기전에도 연기같은게 올라오고있다 싶더니.. 



    밑으로 들어가자.. 가관이었습니다. 



    사람들 울부짖고..소리지르는 소리와..... 



    소방관아저씨들이 크게 소리지르는 소리.. ....... 



    ' ...아저씨..!!! 저..저희언니 살려주세요....' 



    ............이때껏 언니에게 다정한말 한마디 안해줬던 저에요.. 



    ....언니라고 부르지도 않았던 저에요....... 



    .......... ...우리언니..장애인이라 정상적인 사람들보다 훨씬 아플텐데... 



    숨쉬기도 훨씬 힘들텐데........ 살려줘요... ..... 



    이제부턴 언니에게 꼬박꼬박 언니라구 부르고... 맨날맨날 웃어줄게요.... 



    휠체어 끌어주며 산책도 같이 나가줄게요.. 



    ...언니가 같이 가고싶어했던 놀이동산두 가구... 



    떡볶이도 사먹을게요... 



    살려주세요......... 다시한번 전화벨이 울린다.. 



    ' ....여..여보세요!!!!! ' ' ..........예일 ㅇ ...아.....' 



    다른건 아니어도..



    내 이름하나만은 정상적으로 말했던 언니.. 미안해......미안해......... 



    못되게 굴어서 언니얼마나 아팠어..... 



    ' ........흑...언니 잘있는거야..??? ' 



    ' .....으..응....ㅈ ㅑㄹ...잘 이어......' 



    '.........흑흑.....미안...............언니..미안해...' 



    ' ...ㅎ ㅔ...모...갸...' 



    지금 연기에 숨이막히면서도 내 전화에 웃고있을 언니를 생각하니.. 



    가슴한쪽이 심하게 저려옵니다......... 



    제가 도시락안갖고왔다는 말만안했어도.. 



    언니는 지하철을 타지않았을텐요. 



    ' .....예일아.......ㅎ....하.......도..ㄷ시랑...모ㅅ 간고와...ㅓ... 미....미앙....' 



    바보야........... 바보언니............ 지금 나때문에 이렇게 되는데... 



    왜 미안하다고 하는거야.......... 



    ' ........예일아.....엉니 미었지..... 말.....도 몬해서...........만이 미웠 지..' 



    응...미웠어.......... 미워...바보언니........ 



    왜.....왜.......지하철에 타있는거야..... 



    ' ...왜..왜 도시락을 갖다주려했어!!!..' 



    ' ......^ ^..히......굼으명...앙되장ㄴ.ㅏ....' 



    나...난 굶어도 돼....... 



    ' ..........예일..ㅇ..아......' 



    ' ....응.............계속 말해...' 



    ' ........엉니..마ㄴ..이 밉더..라..도.. ㅎ....사랑하....ㄴ다거.......



    함범만 해뎌......라......' 



    많이 미워했었어....... 그렇지만..... 많이 사랑했었나봐.......... 



    ' ......언니야..사랑해...........언니야....흑....' 



    처음으로 언니라고 불렀다... 그리고 처음으로 사랑한다고 말했다... 



    그래도... 장애인언니기는 해도... 



    내 가족...내 언니였는데..... 내가 그동안 너무 했나보다....... 



    ' .........됫서.......거....마어......' 



    ' .,............고맙기는...언니.....' 



    안그래도 심장이 아플텐데... 저 연기를 들이마시면..... ... 진짜에요....... 



    저 진짜로 잘해줄자신이 있어요... 



    언니 이렇게 위험해지니까 제가 이러는건지도 모르지만요... 



    저.......



    우리언니 사랑해요...많이많이 사랑해요... 



    장애인인 우리언니 사랑해요........ ...... ........... 



    ' ..............' 



    그 뒤로 언니의 목소리는 들리지않았다.. 



    몇번이나 다시 전화를 걸어봤지만.. 



    통화중...



    그리고 멍하니..2시간동안 의자에 앉아있었나봅니다... 



    소방아저씨들이 어떤 사람을 이리로 옮겨오는게 보였습니다..... 



    찌그러진 휠체어....... 검게 그을려버린 몸....... 그리고... 



    그안에 소중히 품고 있는........ ...... 



    도시락......... .........언니..... 다음에 태어나서도...



    우리.......언니동생하자..... 그땐....언니가 나를 구박해라.......... 



    내가 언니많이 구박했던것처럼................ 



    더 심하게 구박해............ 그대신...다음생에서도 우리...



    꼭 언니동생하기다.......? .....그리고... 



    이 세상살면서 언니 눈물 많이흘렸지...?? 



    저기 하늘나라에선..... 



    환하게 웃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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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2010/10/26 23:55:44  114.204.***.163  씨눈발아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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