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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sisa_20203
    작성자 : 카스레
    추천 : 12/4
    조회수 : 299
    IP : 222.99.***.73
    댓글 : 3개
    등록시간 : 2006/02/18 00:12:34
    http://todayhumor.com/?sisa_20203 모바일
    [한담] 줄기세포 피로현상과 냄비 그리고 의료
    딴지일보에서 퍼왔습니다.



    [한담] 줄기세포 피로현상과 냄비 그리고 의료

    슬슬 줄기세포에 대해 관심없다는 쪽으로 돌아서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 같다. 황우석은 사기꾼이란 주입당한 고정관념도 함께 갖고서.. 

    일이 닥치면 전재산을 다 걸어서라도 고치고 싶어할 생로병사의 문제 그리고 삶의 질을 생각해본다면 새로운 의학 혁명의 씨앗이 될 줄기세포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는 것은 황빠들에게는 정말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성체줄기세포로 이미 상당히 많은 임상실험이 이뤄졌다. 대부분은 성체줄기세포 자체의 한계 때문에 별 효과가 없었지만, 극소수 개선된 사람들이 있었다. 물론 일찌감치 세상을 떠나게 되었거나, 척추가 아주 녹아버린 사람들도 있었지만.. 

    이미 한계가 노출되어서 선진국에서는 대폭 연구를 줄이다시피 하는 성체줄기세포로도 어쨌든 효과가 있는 케이스가 있는데 배아줄기세포를 더 연구하지 말아야 할 이유도 없으며, 동물실험만 성공하면 그 다음 임상실험에 돌입하지 말아야 할 이유도 없는 것이다. 

    솔직히 성체줄기세포로 임상실험을 한 그 용기에는 놀라울 따름이다. 그런 임상실험을 해준답시고 환자에게 수백, 수천만원이나 받아챙긴 그 몰염치에는 더욱 놀랍고.. 그러면서도 체세포복제배아줄기세포로 임상실험을 할까봐 온갖 소리로 방해를 하는 그 뻔뻔함에는 GG 치지 않을 수 없다. 

    놀라운 것은 놀라운 것이고, 그 근저에 깔린 것들을 한번 살펴보자. 

    우리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즉시 모든 언론과 국민들이 들끓고 세상을 바꿀듯 난리를 치지만, 희생양 하나 만드는데 성공하면 그 때부터는 망각의 단계로 들어가게 되며, 그를 두고 냄비니 뭐니 하며 자기 비하를 하곤 한다. 

    그게 정말 우리가 냄비라서 그럴까 ? 

    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게 하는 것은 해당 분야 종사자들에게 무한책임 (윤리 문제, 안전 불감증 해소 등등) 을 지우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연구자들은 모든 것을 걸어서라도 자신의 일을 성취하고 싶어할 것이 당연하다. 

    과거 의학 연구하던 사람들은 자신에게 병균 주입하고 약을 주는 일마저 서슴치 않았다. 자기 자신도 실험대상으로 삼는데 전쟁중에 731 부대 같은 것이 만들어졌다는 것도 그리 이상할 것이 없는 일이다. 

    평상시에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인체 직접 실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전쟁으로 인해 생긴 것이다. 자기 자신대신 적국의 사람으로 실험 대상을 바꾼 것일 뿐이다. 

    한 두번밖에 할 수 없는 자기 자신에 대한 실험대신 수많은 실험 기회를 갖게 된 것이다. 

    이런 것이 윤리적으로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현대에 와서일 뿐이며, 재미있게도 이 문제를 해결한 것은 고상한 윤리의식도 아니고, 원초적인 감정에 불과한 "시기심" 이다. 

    같은 의학을 연구하던 사람들 사이에 페어 플레이가 아니라는 문제 제기가 이뤄진 것이다. 

    내가 먼저 연구를 성공시키지 못 한 것은 내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남들이 공정하지 못 한 방법을 썼기 때문이라는 "시기심" 말이다. 

    나는 나 자신을 실험 대상으로 삼고 싶지는 않거나 그만한 자신감이 없다. 그런데 저 놈은 그렇게 해서 나보다 먼저 연구를 성공시켰다. 

    그래서 생겨난 것이 윤리 문제다. 물론 전쟁중의 의학 실험 사례들은 그 윤리 문제 제기를 강력히 뒷받침해준 것이다. 

    옛날처럼 혼자 하는 연구라면 남에게 임상실험하기 전에 자기 자신에게 실험을 먼저 하는 것이 더 윤리적이다 할만하지만, 여럿이 연구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하위 연구자가 묵시적인 강요를 받게 된다는 문제가 발생하므로 연구자는 자기 자신을 실험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는 것이 더 윤리적이다. 

    현대에서는 고상한 가치로 평가받는 것들이 그 시작은 사실은 극히 개인적인 동기에 의해 시작된 것이며, 그런 것들은 연구자에게 무한 책임을 지우는 방식이 아니라, 그 시대 상황에 맞는 구체적인 제도와 관습들을 만들어 나가는 것으로 이뤄졌다. 

    아직도 여전히 연구가 혼자 하는 방식이었다면 연구자가 자기 자신을 실험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규정은 생기지도 않았을 것이다. 윤리 문제는 그 시대 상황에 따라 구체적인 구현 방법이 달라지기 마련이다. 

    다시 냄비 문제를 생각해보자. 

    우리는 서구에 만들어진 과학기술을 받아들여서 써먹기만 했지 스스로 한 것이 아직까지는 별로 없다. 

    스스로 문제를 발생시키고 해법을 만들고 정착시켜본 경험 자체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개선시키려면 번거롭고 돈이 더 들거라는 생각은 누구나 한다. 

    실무자들은 번거로워지고, 안 그래도 부족한 연구비에 더 쪼달리게 될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해법의 고안은 고사하고 이미 알려진 해법조차 제시하려고 하지 않는다. 

    일반 국민들은 결국 사회적 비용 즉 세금이 들어야 할 것이라는 생각에 역시 해법의 논의는 고사하고 해법이 제시되는 것조차 피하려 든다. 

    기묘한 "국민적 합의" 가 형성되는 것이고, 모두가 책임을 회피하는 것만은 피하고 싶어서 희생양 하나 만들기에 성공하면 "우리 모두 다 같이 잊어버립시다." 모드가 되는 것이다. 

    우리에게 있다는 냄비현상은 관심이 빨리 식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책임 회피에 모두가 합의하는 것일 뿐이다. 해결 방법이 기묘해서 그렇지 어쨌거나 해결은 했으니 더 이상 관심쓸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번 황우석 건을 놓고 보자. 

    황우석이 사기꾼이냐 ? 아니냐 ? 김선종이 주범이냐 ? 맞다면 누가 몸통이냐 ? 

    이 정도 선에서 거의 올라가지 않는다. 

    어떤 식으로 말하던 결국은 희생양 찾기다. 황우석이 주범이든 누가 몸통이든 결국 희생양을 누구로 할거냐는 차이일뿐 희생양 찾고 사회적 합의를 끝내는가일 뿐이다. 

    줄기세포 연구로 인해 얻어지게 될 미래의 막대한 이득에 대해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다. 

    미국의 주정부들이 수천억, 수조원씩을 퍼붓는다는 계획을 발표해도 무신경이다. 걔네들이 해놓으면 나중에 우리가 수입해서 써먹으면 그만인데.. 우리가 돈 들여서 연구할 필요 뭐 있느냐 ? 

    스스로 해본 적이 없으니 나오는 당연한 생각이기도 하다. "과학기술 사대주의" 라 할만하다. 

    노벨상 컴플렉스를 갖고 있으면서도, 스스로 뭔가 만들어 나가는데 돈 쓸 생각은 안 한다. 

    우리가 줄기세포 기술을 만들어서 그게 특허가 되든 안 되든 무슨 문제인가 ? 

    그만큼 과학기술을 공짜로 가져다 썼으면 이제 우리가 베풀 때도 되었다. 특허가 안 나오면 어떤가 ? 우리가 만든 것이 세계에 기여를 한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노벨상 받는 것보다 더 한 가치를 지니는 것이다. 

    줄기세포 기술이 완성되고 나면 환자들이 비참한 삶을 살거나 죽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정상적인 노동이 가능해진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복지 제도가 아무리 잘 된들 장애인들은 비참한 삶이란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동냥을 누구에게 받느냐 차이일 뿐이다. 

    일본에서는 인큐베이터 관련 비용이 무료다. 정부에서 모두 지출해주는 것이다. 돈이 적게 들어서가 아니라, 그 비싼 비용을 세금에서 다 지출하더라도 그 미숙아가 정상적으로 성장하면 노동을 통해 그 비용을 상쇄하는 세금을 내줄 것이기 때문이다. 

    뿌린 만큼 거두는 것이다. 

    우리는 뿌려서 걷어들여본 경험이 별로 없다. 있더라도 비하하고 말이다. 

    의학 관련 연구는 의료 보험과도 같이 연계되어서 생각해야 할 것이다. 의학 연구에 투자한 만큼 의료 보험 재정을 절약하거나 더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연구 예산은 쓸데없이 돈 버리는 것이 아니라 미래에 우리에게 혜택을 준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아직 그런 경험이 거의 없었으니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야 충분히 이해할만 하지만.. 

    언제까지 남들이 해놓은 과학기술을 가져다 쓰는 위치에 만족하려 하는가 ? 

    우리도 스스로 만든 것을 세계에 전파시키는 뿌듯함을 느껴봐야 할 것 아닌가 ? 경제대국이니 수출이니 그런 것만으로 만족하려는가 ? 그럼 노벨상 컴플렉스는 왜 갖는데 ? 

    ps. 정리되지 않은 글로 피곤하게 해서 죄송합니다. 그냥 생각나는대로 적고 올립니다. 다시 들여다 볼 시간도 없군요. 

    ps. 이 게시판에서 "알거없다" 로 검색해서 나오는 "사건의 재구성" 시리즈를 봐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아래 글들도 읽어보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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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도문] 이 시대의 조광조 - 황우석 
    http://www.ddanzi.com/new_ddanzi/GisaBoard/GisaBoard_resize.asp?db=ddanzi_198&mode=viewcontents&idx=3294&sysinfo=198so_063.asp 

    [독백] 황우석 - 과학,의학,공학 인식의 차이 
    http://www.ddanzi.com/new_ddanzi/GisaBoard/GisaBoard_resize.asp?db=ddanzi_198&mode=viewcontents&idx=3567&sysinfo=198so_063.asp 

    [황우석 완전 복귀] to bric, 과갤, KBS, MBC 
    http://www.ddanzi.com/new_ddanzi/GisaBoard/GisaBoard_resize.asp?db=ddanzi_198&mode=viewcontents&idx=3658&sysinfo=198so_063.asp 

    [분석] PD수첩의 역할과 범죄 가담 정도 
    http://www.ddanzi.com/new_ddanzi/GisaBoard/GisaBoard_resize.asp?db=ddanzi_198&mode=viewcontents&idx=3767&sysinfo=198so_063.asp 

    [분석] 선택과 집중, 선악, 도원결의, 파열 
    http://www.ddanzi.com/new_ddanzi/GisaBoard/GisaBoard_resize.asp?db=ddanzi_198&mode=viewcontents&idx=3872&sysinfo=198so_063.a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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