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P남자는 공감을 잘하고 맞장구를 잘 쳐주고 말을 직선적으로 하는걸 싫어하고 숫기도 없고 그러다보니...
여사친들이 많다--;
겉으로 보면 한없이 여성스런 여인들 사이에서
남자 한명이 끼어있는 경우가 있는데
여자들이 그 남자를 전혀 이성으로 보지 않고 마치 여자들만 있는 것처럼 민감한 대화주제도 거리낌없이 말하곤 한다. 근데 그럴 때 좀 당황스럽다.
나름 개방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상대방 프라이버시를 캐묻는 건 좀 아닌데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서로 터놓고 얘기하는 좋은 점도 있는 거 같았다.
어느 술집에서 아는 누나,아는 여동생, 친구 여사친 그리고 나 이렇게 4명이 만난 적 있다.
한참 수다를 떨다가 여동생 연애이야기로 흘러갔는데
누나가 여동생한테
누나 : "남친이랑 섹스해봤어? 모텔은 가?"
나 : (영혼가출) '내가 지금 무슨 소릴 들은거지??'
동생 : "원룸에 사는데 모텔을 왜 가요?"
나 : ......
섹스에 대해 얘기하는건 괜찮은데 너무 프라이빗하지 않나 걱정이 많이 들었다. 모임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서로 15년을 본 지인들이지만 동생은 19살때부터 봐온 친동생처럼 아끼는 아이여서 보호해주고 싶은 느낌도 들었는데 그렇다고 누나가 남은 아니어서 함부로 중간에 끼지는 못했다.
다만 화제를 살짝 바꾸려고 말을 꺼냈는데
나 : 남자가 언제 가장 현명해지는 지 알아? 크크
동생 : 모르겠는데요?
친구 : 아! 알겠다! 바이브레이션!
나 : 엥? 바이브레이션은..진..
동생 : 마스터베이션 아니에요?
친구 : 아 맞다! 마스터베이션!(오징어를 씹으며 고개 끄덕끄덕)
친구가 헷갈린 단어가 좀 신경쓰였지만 더 이상 묻진 않았다.
동생은 물리학을 전공하고 결혼한 뒤 박사까지 졸업을 하고 연구원으로 지내고 있는데 맨날 밤새던 그 아이가 안쓰러워 종종 커피랑 영양제를 사서 선물했다. 시집간 후엔 결혼생활은 잘 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대학원을 다니며 부부관계를 하는 건 힘들어서 나한테 털어놓은 적도 있었다. 난 그때 진심으로 조언을 해줬었다. 침대는 자는 공간으로 인식해 몸이 휴식모드가 될 수 있다. 침대만 벗어나도 신세계(?)야라고. 꼭 침대에서만 하란 법은 없으니까.
동갑인 또다른 여사친2도 있는데 시집가기 전에 20대중반부터 하루가 멀다하고 나한테 전화를 하고 자기 남친이랑 있었던 이야기를 하고 온갖 에피소드를 나한테 털어놓는 친구였다.
자기가 서른 되기전에 시집 못 가면 나랑 결혼할거라던 그 기센 친구랑 결혼한 그 형님은 날 구원하신 분이다. 온화하고 인자한 품성을 가진 그 형님은 마치 부처님같은 분위기를 갖고 있었다.
친구가 그 형님과 연애 후 부턴 나와의 전화통화는 거의 줄었고 간간히 소식을 주고 받는 정도가 되었다.
가끔 컴퓨터가 고장났다고 자기 집으로 불러 짜장면을 시켜주고 나한테 라면을 몇개 챙겨주기도 했다.
어느날 친구가 임신 막달이 가까웠을 때 날 불러 어느 밥집에서 식사를 한 기억이 난다. 뱃속의 아이는 지금 어엿한 고등학생이 되었다.
남자와 여자는 친구가 없다고 하는 말에 어느정도 공감은 하는데 나랑 그 친구는 자주 같이 영화도 보고 밥도 먹고 매일 통화하고 펜션에 MT가서도 바로 옆에누워 자곤 했지만 지인들은 아무도 우리 사이를 남녀로 보지 않았고 친구를 상대해주는 날 고마워 하였다--;
그 친구가 귀찮아서 거절할 수도 있었지만 2주간 손수 뜨개질로 목도리를 만들어서 내게 선물했을 때 난 벗어날 수 없는 친구의 어울림 노예가 될 수밖에 없었다. .--;
친구로 날 선택한 건 조용하고 반응 잘 해주고 독서가 취미인게 나랑 같았고 또 동갑이기도 해서 편하고 좋았던 거 같다.
이 친구2를 통해서 모임에 나온 그 친구1이랑도 친해지게 된 것이었다.
친구1은 친구2랑 성격이 반대였는데
말은 조용하면서도 쿨하고 자기 주장이 강한 친구였다. 노예당한 날 자주 위로해주던 고마운 벗이었다. ㅠㅠ 고마움을 보답하기 위해 오프모임때 예쁜 무릎담요를 선물했는데 우리 둘다 친구2에게 들킬까봐 조마조마했었다--;
공감능력이 높은 건 장점도 많고 그때문에 때론 단점도 많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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