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6년차에 네아이를 두고 있는 삼십대 후반입니다.
엊그제 막내 백일상을 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여.
우리 아이들의 성장에 아빠의 자리가 얼마나 보탬이 될런지...
제 직업상 달력의 빨간날과는 상관없이 눈,비가 올때 많이 쉬거든여.
물론 그런 날씨에도 일이 있으면 출근을 해야하지만
어제,그제 주말은 참 날씨도 좋더군여.
다섯살난 둘째딸이 전화해서
"아빠 우리는 쉬는데 왜 아빠는 현장갔어"
그러면 저는 항상 하는말
-아빠가 돈을 많이 벌어야 우리딸들 맛있는거 사주지-
그러면서 얼마나 무책임한 대답을 한건지 후회를 합니다.
저도 우리아이들의 시절을 보냈기에
부모가 같이 있어주는게 얼마나 큰것인지 저도 잘 알지만
아빠로서 현실은 그렇지가 못하잔아요.
울 와이프는 가끔 저에게 이런말을 합니다.
"둘만 낳았으면 참 편했을텐데"
연애당시땐 울 와이프는
-오빠가 그만 낳자고 할때까지 낳는다고 했는데-
살아보니까 넷도 힘든가봐여...
경제적으로 크게 힘든건 아닌데
와이프의 생활이 전혀 없거든여.
전 그래도 일 끝나고 운동갔다가 집에 갈수가 있지만
와이프는 하루종일 아이들 옆에 있어야 하니까여
매일 애들과 와이프의 전쟁.
그리고 아빠가 오기만을 기다리는 아이들
애가 넷이다 보니 와이프 혼자서 어딜데리고 갈수가 없거든여.
그래서 내가 집에가면 드라이브를 한다든지,
마트나 백화점, 산책, 운동....
항상 아파트를 벗어나기전에 과자를 사주고
애들이 사주라면 대부분 사주고,
와이프는 애들 버릇나빠진다고 그리고 밥을 안먹는다고 되도록이면
안사줄려고 하는데
제 입장에선 아이들과 잘 놀아주지 못한다는 죄책감 또는 책임의식으로
무언가를 사주는걸로 대신하는거 같아여.
- 앞선 글에 어떤아이가 아버지의 1시간을 샀던 글을 보고-
많은 생각이 들더군여.
저도 되도록이면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려고 하지만
결국 그건 기준이지 아이들의 의견이 아니거든여.
- 오늘은 아빠가 피곤하니까 그만 집에가자 -
애들 데리고 나가면 항상 와이프가 하는말입니다.
쉬는날 대부분은 애들과 나들이를 가기는 하지만
6살,5살,3살,1살 데리고 다니면 정말 저랑 와이프는 초죽음이 되건든여
비교하자면
우리 부모님 세대와 우리 세대가 자식을 키우는건 천지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그냥 낳기만 하면 " 지밥은 지가 챙기는것이여"
부모님들한테 많이 맞기도 했고 항상 부족하게 컷던 우리들보단
하나 둘만 낳아서 해줄거 다해주고 이쁘게 키우는 우리 세대들.
생각해보면 둘이나 넷이다 힘드는건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부모가 얼마나 희생적이냐의 차이일뿐이져.
그저 본인들이 편하게 살려고,힘들다 해서
셋을 기를수 있는 충분한 경제적 조건에도 불구하고 둘을 낳은 현 상황
우리부부는 아이가 들어서는대로 낳았습니다.
우리 자식이 되려고 왔는데 내가 힘들다고,아들이 아니어서 버릴수가 없는거 아닌가여.
임신날짜 잘 맞춘다고 임신되는거 아니거든여.
친구 몇놈들은 결혼한지 몇년이 넘었는데도 아직까지도 애가 없습니다.
부모와 자식도 인연이 있어야 생기는거 같습니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 하잔아여.
얼마전 통계를 보니까 한가구당 2명 이상을 낳아야
현 인구가 유지된다고 하더군여
당장 우리세대가 편하자고 아이를 한 두명만 낳고 가면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이 얼마나 힘들까 생각들을 해보셨는지요...
갈수록 노인인구는 늘어나고 젊은이는 줄어드는데
우리 아이들이 어른이 되었을때 얼마나 많은 노인들을 책임져야 하는지.
3명이서 나눌수 있는 책임을 2명이서 떠안아야 하는 상황을 생각해보셨는지요.
- 나라가 돈을 많이 벌어서 외국인력으로 하면 되잖아여 -
하는 되지도 않은 생각은 하지마시고여.
우리 부모들은 학업을 못 이룬분들이 대부분이어서 자식들에 대한 열정은
대단했습니다.
그건 본인의 꿈을 자식에게서 이루고자 한 것이죠.
지금 우리 세대들은 남에게 보이는 교육을 하고 있는것 같습니다.
좋은 학교,좋은 학원,좋은 옷,좋은 음식.
2명에게 이렇게 정성을 쏟아부으니 당연히 1명을 더 낳으면
생활이 흔들리죠.
물론 극단적인 상황을 말한겁니다.
하지만 일부가 전부일수도 있습니다.
내 자식들을 남과 똑같이 교육하고자 하면 남들과 같은 수준의 벌이가
되어야 합니다.
엄마는 돈을 벌어야 하는 존재가 아니라
아이곁에 항상 있어야 하는 존재이거든여.
애들은 울때 대부분 '엄마'를 찾습니다.
그때 엄마가 아닌 다른사람이 아이에게 다가간다면
정말 아이의 성격이 시작되는 그 시점에 엄마가 아닌 다른 사람이 다가간다면
어떤 인격이 형성될까여.
학원하나만 안 보내면 엄마들은 엄마의 자리를 지킬수가 있습니다.
남을 의식하기 시작 하면 끝이 없습니다.
우리 가족이 외출하면 사람들의 시선을 많이 받습니다.
애들을 넷이나 데리고 다니니 넘들이 수군거리더군여.
어쩔땐 화도 많이 났지만
이제는 걍 그러려니 합니다.
자녀교육,출산 이런건
정부와 사회가 나서서 해결해야 하지만
본인들의 의식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알면서 하지않은건 옳지않다고 생각합니다.
딸셋에 막내가 아들입니다.
와이프에게 - 우리딸들은 외롭게 크지 않겠지만
아들은 혼자인데 외롭지 않을까
아들 하나 더 낳으면 어때 -
그 뒤로 우리 부부는 각방을 쓰고 있습니다.
그래도 열심히 꼬셔서 하나 더 낳을 생각입니다.
거의 연년생이라 힘이 들긴 드나봅니다.
몇년 더 키우면 괜찬을텐데.
담에 우리 딸들 사진 올릴테니
맘에 들면 줄스세여.
열심히 세상 사실분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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