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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200984
    작성자 : 장학수
    추천 : 37
    조회수 : 1053
    IP : 218.232.***.82
    댓글 : 1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8/06/01 11:38:54
    원글작성시간 : 2008/06/01 10:37:10
    http://todayhumor.com/?humorbest_200984 모바일
    시위 다녀왔습니다.-스크롤 압박주의
    말그대로 시위 다녀왔습니다.

    가서 아름다운장면 흐믓한 장면도 많이보았지만 애석하게도 지금현재 내머리속에 많이 남는것은 안좋고 보지않았으면 했던장면들뿐입니다. 그래서인지 지금현재 마음속에 울분이 가라앉지않아서 쉬지를 못하고있습니다.

    너무 피곤해서 그리고 몸상태도 좋지않은지라.....저의 기억들을 이곳에 던져버리고 좀더 편안한 마음으로 휴식을 취하고자합니다. 아름답고 희망찬 내용만을 전하지 못하는점 용서하시길 바라며 .......글을 시작합니다.

    시작은 어제참가한 도로 행진과 비슷했습니다. 모두다 축제에 나온듯 즐겁고 평화로운 분위기속에서 우리들이 하고자하는 이야기를 목청껏외치며 길을 걸었죠. 어제와 다른점이 있다면 어제는 소공동쪽으로 전진했는데 오늘은 서대문로쪽으로 갔다는점을 제외하고는요...

    중간에 중앙일보사 앞에서 중앙일보에 항의의뜻을 담은 함성도 질러보고....그렇게 행열은 사직터널을 지나 자하문길까지 전진하였습니다. 중간에 우리의 행렬을 막으려는 많은시도가 있었지만 꿋꿋히 이겨내고 청와대 근처까지 갔고 저와 일행들은 모두 승리자라도 된듯한 기분이었습니다. 

    국립고궁박물관 옆길에서 경찰과 대치하고........잠시 소강상태에 화장실도 다녀오고 편의점에서 주전부리로 허기도 달래가면서 청와대 가는길을 열지는 못하더라도 충분히 만족한 상태였습니다. 그래 이정도면 충분한거야......오늘은 이정도까지만 하고 내일 다시 시작해야지.....하는것이 저의 솔직한 마음이었고 아마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신분들이 꽤 많았을거라고 생각합니다.

    12시근처 집으로 슬슬 들어가볼까하는데 갑자기 누군가 "경찰이 물대포를 쐈다"라는 말을 들었고 제가 효자동길 접어드는 순간 그곳은 이미 살수가 진행되는 중이었습니다. 왜...........그들이 우리에게 물대포를 쏘았는지는 집에 돌아와서 오마이 뉴스를 통해서 알수가있었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려는 생각은 이미 아스트랄계에 떠나보내고 저는 그자리에서 다시금 시위를 시작하기 시작했습니다. 시위 중간중간에 힘들고 지치면 대치상태에서 잠시 후퇴해서 쉬고..............그리고 다시 대치하는곳에 들어가서 "이명박 퇴진" 과 "협상무효"를 외치면서 그렇게 시간을 보냈습니다. 

    중간중간 휴식을 취하기 위해서 나온 경복궁역 근처대로는 난민수용소가 따로없는 참담한 지경이었습니다. 가지고있던 피켓이나 전단지로 불을 피워 물대포를 맞은 사람들의 체온을 유지시켜주는 광경...끊임없이 흘러나오는 의료지원반의 비켜달라는 외침..................사람하나 잘못뽑은죄는 우리를 난민촌사람들로 만들어번결과를 가지고왔습니다.

    휴식중간에 진중권 교수와 잠시 인터뷰를 끝내고 담배한대를 피워무는데 사람들이 외칩니다......선두가 너무 얇아져서 남자분들이 선두로 나서달라고.......저는 피우던 담배를 서둘러 끄고 일행들과 가장 최선두로 진출했습니다.

    거기서 다시한번 보이는 어이없는광경..............................버스위에서 방어를 하던 전경들......그리고 그들이 짖고있는 웃음(솔직히 조소라고 밖에는 생각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잠시후 물대포 발사.....온몸에 흠뻑 물대포 샤워를 하고 나니 정말로 정신이 멍해지더군요. 저말고 다른분들도 비슷한 심정이었을까요...시위는 점점 과격해졌고...전경 버스안에 돌입해서 버스안에 있던 용품을 밖으로 집어던지고 버스위에는 대여섯분이 올라가시고, 또 악순환 처럼 저들은 우리를 향해 물대포를 쏘고 그들도 우리도 이미 이성적인 판단을 할수없는 상황이었지만 우리는 참았습니다. 몇몇분들이 이성을 잃고 앞열의 전경들을 대열에서 끌어내 구타하고자 했지만 그들을 말린것도 시위자들이었고 과격해지는 시위를 "비폭력이" 라는 구호와 함께 이성을 찾게해준것도 역시 시위자들이었습니다.

    온몸이 흠뻑젖고 몸이 으슬으슬떨려서 시외대 선두에서 다시 후미로 나와 불가에 앉았습니다. 진보신당에 게시는분들과 함께 몸을 추스리고있었는데...갑자기 물한박스와 삼각김밥을 내놓고 "디씨 음식겔에서 나왔습니다. 저희가 여러분의 배후입니다"라는 말을 던지고 가시더군요. 그분들이 전해주신 물한모금으로 갈증을 달래고 누군가가 주신 옷덕분에 오뉴월에 얼어죽는(오월이긴하지만 새벽에 물벼락 맞으니 만이 춥더군요.)불행한 사태는 피할수있었습니다. (이곳을 빌어 다시한번 디씨 음식겔, 그리고 불을 피워주신 진보신당분들...그리고 저의 체온을 지켜주셨던 그 옷의 전주인분께 고개숙여 감사의 마음을 표합니다.)

    한참 몸을 추스리고 겁에질린 일행중 한명(일행은 저의 와이프가 될친구의 동생 그러니까 처제가 될사람..과 그의 남편이었습니다. 겁에질린건 처제될 사람이었죠)을 달래고 있던도중 안국역에 구호물품이 도착했고 그것을 가지러 남자분들이 필요하다는 말을 듣고는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안국역쪽으로 잠시 이동하는데 경찰이 진입할것같다고 스크럼짤 남자들이 필요하다는 말을듣고 안국역에서 정부종합청사 뒤쪽으로 이동했습니다. 

    스크럼세번째줄...........저는 똑똑히 봤습니다. 악의가 가득한 한 전경의 눈빛을......그리고 반대로 혼란스러워하는 전경의 눈빛을....상대방줄안에서도 여러가지 표정을 볼수있었고 아마 그들역시 우리를 바라보면서 비슷한 생각을 했을겁니다.

    목이 찢어져라(조금만 더하면 각혈하고 득음했을지도 모르죠..--;)소리를 질러보았지만 스크럼은 후비가 봉쇄되서 포위되는 상황을 피해야한다는 사람들의 판단으로 충돌없이 후퇴했고...후퇴후 처제될 사람을 찾아서 이동한뒤 화장실을 찾아서 구 의금부자리(광화문 맞은편)에 있는 공원 화장실로 이동했습니다.

    화장실을 다녀온뒤 다시 잠시 호흡정리.................하는데 전 보았습니다. 3자가 써있는 물대포 차량의 가공할 위력을...시위대는 그 물대포차량에게 변변한 저항한번 해보지 못한채 게속후퇴를 거듭하였고..한국일보앞에서 잠시소강상태...다시 후퇴해서 안국동으로 그렇게 게속 후퇴를 거듭했습니다. 아마 좀더 격렬하게 과격하게 대항했다면 그렇게 물러나지는 않았겠지만 최대한 이성을 지키려 노력했고 폭력적이 되지않으려고 하였기때문에 그렇게 된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안국동고개에서 물러난 시위대를 따라(전 이미 본진에서 멀어진상태라 다시 참여하기 힘들었고 일행들의 만류에 인도에서 시위를 할수밖에 없었습니다.)게속 이동했습니다. 저멀리 제가 자주 차를 마시러다니던 인사동길이 보이고 훼미리 마트에서 간단한 요기거리를 받아서 먹으려고하는순간 갑자기 경찰이 인사동길로 진입했고...한사람을 끌고갈려는 장면을 보았습니다.

    순간 그들을 말려야겠다고 생각했고 스크럼을 미처 완성하지 못한 전경들을 향해 달려들었습니다. 그들과 잠시 실갱이하는 한 전경이 그러더군요..."끌어와" 전 그들을 밀기는 했지만 주먹을 휘두른적도 욕설을 한적도 없습니다. 그런데 세명이 달려들더군요...한명은 저를 주먹으로 칠려고 하였고....그순간 뒤에서 누군가 나의 옷을잡아당겨서 그들에게 끌려가는 불상사는 막을수있었지만 저말고 몇분이 더 끌려가시는것을 보았습니다.

    시위대 본진은 이미 후퇴하였고...저와 인도쪽에서 있던 시위참가자들은 어쩔줄을 몰라하는 한분이 말씀하시더군요..본진은 종로에 있다고............인사동에서 종각쪽으로 그렇게 이동했습니다. 하지만 거기에는 아무도 없었고........그냥 멍하게 시청쪽으로 이동했습니다. 도착해보니 이미 500여분이 게시더군요.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지친상태였기때문에 잠시 양지에서 몸을 추스리고 그렇게 일행들과 헤어져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아마 지금도 많은분들이 시청에 게실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리고 좀더시간이 지나면 많은분들이 다시 동참하시리라고 믿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승리할것이라고 믿습니다. 

    다만 머리속에 스쳐지나가는 그들의 조소(한 간부분은 구호를 외치는 우리에게 집도 없냐는 막말도 하시더군요), 그들의 살기어린표정과 혼란스러워하는모습, 그리고 저첨하게 무너져가는 우리의 모습들...그모습이 한동안 뇌리에서 안잊혀질듯합니다.

    글재간없는 저의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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