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과 노성일, '6억원'과 '특허 지분' 때문에 갈라서"
[프레시안 2006-02-13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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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시안 강양구/기자] 황우석 교수와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은 왜 '결별'을 하게 됐을까? 그 결별 배경에는 한 독지가가 내놓은 특허 출원 비용 6억 원과 특허 지분을 둘러싼 다툼도 한 몫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애당초 줄기세포는 '대한민국의 것'이 될 수 없는 운명이었던 것이다.
줄기세포 특허 권리 55%가 황우석 몫…노성일은 13.3%에 배신감 느껴
14일 발간 예정인 〈시사저널〉 최근호(852호)는 황우석 교수와 노성일 이사장의 결별 과정에 대한 새로운 증언을 확보했다. 줄기세포 특허 출원을 담당한 서울대 산학협력재단 변리사의 증언에 따르면, 황 교수와 노 이사장은 2005년 6월께 특허 출원 비용 6억 원과 특허 지분을 둘러싼 다툼 때문에 결정적으로 결별했다. 이 변리사는 이런 내용을 검찰에서도 증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문제가 된 것은 2004년 〈사이언스〉 발표 논문의 줄기세포 연구 성과에 대한 특허 지분을 둘러싼 갈등이었다. 알려진 대로 이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특허는 당초 서울대가 60%, 노성일 이사장이 40%를 갖는 것으로 돼 있었다. 노 이사장의 몫은 난자와 특허 출원 비용을 대는 대가였지만, 노 이사장은 이 40%를 황우석 교수, 문신용 서울대 의대 교수와 13.3%씩 다시 나누는 것으로 약속했다.
문제는 서울대 몫의 60%였다. 서울대는 특허에 대한 이익금의 최대 70%(총 지분 중 42%)를 황우석 교수에게 떼 주도록 돼 있다. 2003년 1월부터 교수들의 '직무 발명'을 권장하기 위해 특허의 지분은 서울대가 소유하되 그로 인해 발생하는 이익의 상당 부분이 해당 교수에게 돌아가도록 한 규정에 의해서다. 이런 사정을 감안하면 황 교수가 줄기세포 특허로 인해 가져가는 이익은 총 지분의 55% 이상이 된다.
이런 사정을 노성일 이사장은 2005년 6월 하순에야 파악했다. 노 이사장은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산학협력재단 관계자로부터 그 얘기를 듣고) 내 입장에서는 지분 욕심보다는 나와 문신용 교수를 속였다는 배신감 때문에 황 교수에 분개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그래서 그날 문 교수와 함께 황 교수를 만나 '서울대 지분 중 70%가 황 교수 몫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느냐'고 따졌다"고 당시 정황을 증언했다.
이 같은 항의에 황 교수는 "자기는 전혀 몰랐던 일"이라며 "특허 문제로 자기를 모욕한다"고 오히려 노 이사장에게 화를 냈다고 한다. 황 교수는 "노 이사장이 연구용 재료(난자)도 제대로 제공해주지 않았다"고 불평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현장에 같이 있었던 문신용 교수는 "검찰 수사를 받고 있기 때문에 말할 수 없다"면서도 "노 이사장은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 아니다"고 말해 관련 사실을 수긍했다.
특허 출원 비용 6억 원 둘러싸고도 '갈등'…지난 11월 본격적으로 갈라서
이런 특허 지분을 둘러싼 갈등은 표면상의 이유에 불과했다. 이미 황우석 교수와 노성일 이사장 사이에는 특허 출원 비용 6억 원을 둘러싼 갈등이 진행 중이었다. 서울대 산학협력재단의 한 관계자는 〈시사저널〉 측에 당시 특허 출원 비용 6억 원을 둘러싼 두 사람의 갈등을 소상히 털어놓았다.
당시 황우석 교수와 노성일 이사장은 세계 30개 국을 상대로 줄기세포 특허 출원을 내기 위해 각 나라당 2000만 원씩 총 6억 원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두 사람은 이를 마련하기 위해 특허 출원 비용을 개인이 부담해야 하는 현실을 언론에 흘려 2005년 초 한 독지가로부터 6억 원을 기부 받았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했다.
황우석 교수는 애당초 특허 지분의 40%에 대한 대가로 노성일 이사장이 특허 출원비를 대기로 했다며 이 6억 원을 바이오 이종 장기 연구 등 다른 연구 성과에 대한 특허 출원 비용으로 지출한 것이다. 이 독지가의 6억 원을 특허 출원비로 쓰려던 노성일 이사장의 계획은 틀어질 수밖에 없었다.
서울대 산학협력재단 관계자는 "노 이사장이 황 교수의 욕심이 지나치다고 판단해 불신의 골이 팰 대로 팼다"며 "이 특허 문제 갈등이 원만하게 수습되지 않고 갈수록 곪아가면서 결별 수순을 재촉한 것"이라고 증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11월부터 '황우석 사태'가 본격화되면서 둘은 결정적으로 갈라서게 됐다. 두 사람의 3년에 걸친 끈끈한 동맹이 6억 원과 특허 지분 문제로 균열을 일으키며 지난해 12월 "줄기세포는 없다"는 취지의 노 이사장의 기자회견을 거쳐 파국으로 치달았던 것이다.
강양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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