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donga.com/3/all/20160627/78873992/1
얼마전 현대카드사 에서 음반 소매업을 시작 했죠. 그뒤로 여러 엘피, 음반 샵에 적지않은 타격이 오고있습니다..
실제로 폐업위기의 매장도 있구요. 대기업에서 소매업이라니.. 문화발전을 빌미로 독과점을 하려는지..
아래는 한 음반 가게 사장님이 올리신 글입니다. 한번 읽어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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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마다 존재하던 작은 음반점들을 찾아보기 힘들어진지도 10여년이 훌쩍 지났습니다. 그러는 사이 우리들이 생각하는 음반 이나 음반점에 대한 이미지는 '아직도 그런곳이 있어’라는 추억의 장소 정도로 기억되며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잊혀져 갔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동네마다 있던 음반점은 아니지만, 아직도 여전히 음악과 음반을 사랑하기에 턱없이 작아진 음반시장을 고려하지 않은채 음반점을 운영하며, 어떻게든 이 상황을 견뎌내보려 하는 작은 음반점들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과거보다 비교하기도 힘들 정도로 작아진 음반시장과 오랜기간 지속되고 있는 불경기에도, 절약할 수 있는 모든것을 아껴가며 매장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를 포함한 제 주변 대부분의 음반점 주인들은 이러한 상황들에 대한 불만 보다는, 그저 ‘레코드’라는 것에 대한 애정으로 위에 이야기한 힘든 상황들을 버티고 있습니다.
작년즈음 뉴스에서 많이 볼수 있었던 '골목상권'을 침범한 대기업이란 제목을 자주 보곤 했습니다. 사실 저는 제가 하는 업에 진출하는 대기업이 있을까? 라고 생각만 해봤습니다.
왜냐면, 제 자신이 너무나도 잘 알고 있습니다. 21세기에 음반점으로는 수익을 내는것이 너무나도 힘들다는 것을....
[바이닐 앤 플라스틱]
현대카드가 직접 운영하는 음반판매점이 이태원 한남동에 생겼습니다. 거대재벌기업이 문화적인 공유를 위해서 선택한 방법이 꼭 직접판매 밖에 없었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대기업이 소상공인의 영역까지 침범하여 영업을 하면서, 그들의 메인페이지에는 '공정거래 자율준수의지 선언문' 및 '윤리경영' 이라는 문구들이 보입니다. 과연, 이런 행동들이 그들이 말하는 '윤리경영' 과 맞아 떨어지는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저희에겐 여유있는 운영자금, 좋은 위치에 매장을 운영할 능력은 없습니다. 그저, 아직까지 매장을 찾아주는 자신의 손님들에게 맞는 음반을 구하기 위해, 가장 싼 비행기, 가장 싼 호텔, 싸구려 음식을 먹으면서, 낮에는 낯선 땅을 돌아다니며, 음반을 구하고 밤에는 잠을 참아가며 포장을 해서 음반을 가져옵니다. 힘들게 가져온 음반들을 한장 한장 다시 세척하고, 혹시 잘못된것이 없나 확인하며 하루 대부분을 보냅니다. 그리고 진열된 음반이 주인을 찾아가는 즐거움 정도가 저희 노동의 즐거움이라면 즐거움이라고 생각됩니다. 어느 한 가게 이러한 노력을 하지 않는곳은 없다고 보입니다.
전국의 음반점은 50군데도 남지 않았습니다.
지금 남아있는 음반점들이 없어지는것은 마지막을 향해 진행되는 카운트와 같습니다.
물론 조금은 찾기 힘든 위치와, 찾으시는 음반이 없을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저희가 알고 있는 음반들의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알려드리고 있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음반점을 떠올리면 손님들과 음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주변의 작은 공연 포스터들이 붙어있고, 주인이 타주는 조금은 맛이 없을수도 있는 커피를 마시며 음반을 찾는 공간
저희는 여전히 그러한 음반점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여전히 이곳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