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media.daum.net/society/affair/view.html?cateid=1001&newsid=20101007082209656&fid=20101007082209656&lid=20101007081233027 "롯데, 갈매기 버려야 산다"
뉴시스 | 신동립 | 입력 2010.10.07 08:22
서울=뉴시스】신동립의 잡기노트 < 206 >
롯데의 가을야구가 3년째 '4강의 전설'에서 멈췄다. 선수, 감독, 구단, 팬, 무엇 하나 부족한 구석이 없는 팀이다. 탓할 것은 오로지 '갈매기 조형물' 뿐이다. 2008년 등장한 이 갈매기꼴이 롯데의 발목을 잡고 있다.
대한정명(正名)연구회 배원룡(58) 회장의 주장이다. 동천교회 집사이기도 한 그는 구덕구장의 이 조형물을 '갈매기 형상을 한 우상'이라고 본다. "하나님은 우상을 섬기는 자들의 편을 들어 주지 않는다."
작년에도 '우상 갈매기'는 롯데를 저주했다. 당시 롯데구단이 2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 성공을 기념, 준플레이오프 3승을 기원하는 대형 갈매기 애드벌룬 3개를 내외야 상공에 띄운 것이 화근이었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배 회장은 2일 3차전 현장을 복기했다.
"롯데가 5대 6으로 뒤지던 가운데 6회말 공격 2사 후 전준우가 두산 두 번째 투수 왈론드의 3구째 몸쪽 공을 강하게 퍼 올렸다. 좌익수 왼쪽 높이 뜬 타구를 잡기 위해 두산 김현수가 좌익 선상 근처에 자리 잡았다. 그런데 그 순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바람이 강하게 불었다. 왼쪽 관중석 위에 떠 있던 KBO의 준 플레이오프 알림 애드벌룬이 그라운드 쪽으로 기울었고, 낙하하던 공이 애드벌룬에 묶여 있던 현수막에 맞았다. 굴절된 공은 아무도 없는 3루수와 좌익수 사이에 떨어졌고 전준우는 2루까지 내달렸다. 수비하다 황당하게 공을 놓친 김현수는 즉각 강력하게 항의했다. 최규순 주심이 이를 받아들여 심판실에 있는 조종규 심판위원장과 느린 화면을 보며 상의를 했다. 최 심판은 이어 그라운드에 있는 심판진을 불러 모아 6심 합의 끝에 좌익수 플라이 아웃을 선언했다. 프로야구 규약집에 없는 돌발 상황으로, 심판진 논의 결과 애드벌룬이 없었다면 평범한 외야 플라이였다고 판단한 것이었다. 로이스터 감독의 항의로 경기는 8분간 중단됐으나 판정은 뒤집어지지 않았다. KBO는 재발방지를 위해 애드벌룬을 끌어내리고 경기를 속개했다."
설명은 계속된다. "당시의 상황은 바람이 거세게 불어서 스탠드 위에서 나부끼고 있던 애드벌룬이 운동장 쪽으로 많이 기울어져 경기에 방해 받을 정도였다. 만약에 야구공이 애드벌룬에 맞지 않았더라면 그 바람을 타고 담장을 넘어가 홈런이 됐을지, 아니면 김현수가 예측한 지점을 벗어나 안타가 됐을지는 모르는 일이었다. 만약에 그 공이 홈런이 됐다면 롯데는 두산과 6대 6 동점을 이룰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고, 또한 2사 이후이기는 해도 그 공이 안타가 됐더라면 다음 타석으로 공격이 이어지게 되니, 경기의 결과는 예측하기 어려웠다."
왜 하필 롯데가 공격할 때, 알림 현수막을 건 애드벌룬이 경기장 안을 엿봤는지…. 답을 알고 있으므로 못내 아쉬우면서도 안타깝다. "운동장 상공의 하늘은 하나님의 영역이다. 하나님은 바람의 방향을 바꾸는 능력을 지니셨다. 그럼 하나님은 왜 바람의 방향을 바꿔 애드벌룬으로 롯데의 공격을 방해했을까? 갈매기의 저주다. 대형 갈매기 조형물을 본부석 뒤편 스탠드 위에 띄어 놓은 롯데구단에게 괘씸죄를 적용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말은 우상을 몹시 싫어하는 기독교 유일신에게도 적용된다. 갈매기 날개처럼 펄럭이는 알림 현수막을 갈매기 조형물로 오인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롯데구단 측은 이러한 조짐에 대단히 둔감해 3차전의 패인으로 작용한 '알림 현수막이 걸린 애드벌룬'을 4차전에도 그대로 휘날리게 했다. 그 결과는 더욱 큰 괘씸죄로 작용해 4차전 11대 4, 5차전 11대 4라는 아주 참담한 성적으로 패하고 말았다."
배 회장은 국어국문학과 한문에 정통한 문학박사(성균관대)다. 출생지는 경북 상주다.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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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를 우상으로 섬긴죄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