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녀왔습니다 ㅡ,.ㅡ
무서운 경험하나했습니다. 제 초딩 6년부터 지금까지의 인생을 뒤바꾼 애니
"슬레이어즈"의 원작자 '칸자키 하지메'씨와 식사를 한 경험은 무엇으로
바꾸지 못할 귀중한 체험이었습니다.
불행히도 원 일러스트레이터 '이루이즈미 루이'씨는 그 분 사정으로 인해
못봤습니다 ㅠㅠ 멍하게 있다가 싸인하나 못받고는 제 건망증에 두려움을
느낍니다.. 나름 슬레이어즈의 세계관을 달달 외우고 있어서(수능을 이리봤더라면..)
앞에서 줄줄이 설명할 때 칸자키씨의 흐뭇한 표정에 손짓,발짓까지하며 밥은 안먹고
날뛰다 왔습니다;;;
아, 어제 좋은 말씀들 많이해주셔서 기쁘기 한량없었습니다.
'좋은 글이군요, 물론 읽지않았습니다'를 경멸하는 저이기에 뒷부분에
그 덧글이 달렸을 때 "핫?!" 이었지만.. 이런 센스쟁이분들 ( -3-)v~===3
"모노노케히메", 그 두번째 이야기 시작할게요.
p.s: 스샷은 한국에 있는 친구에게 부탁하여 영상에서 추출된 스크린 샷입니다.
골동품 노트북인지라 동영상조차 못돌리는 컴입니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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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kazaddum 님께서 덧글에 다신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본디 두번째이야기에 다룰려했는데 카잣둠님의 "매의 눈"에 당해버린 격이군요..
-
카잣둠 님이 "매의 눈"스킬을 사용하셨습니다. -
- トリックスタズ 님이 5의 피해를 입었습니다. -
네, 사실 '에미시(エミシ)'와 '야마토(ヤマト)'의 '싸움'에는(왜 '싸움'이라
했는지는 조금 후에 서술하겠습니다.) 화승총과 폭탄이 나올 수 "있습니다".
일단 모노노케 히메(원령고주)의 시대적 배경은
"전구년의 역(前九年の役)"와 "후삼년의 역(後三年の役)"에 이르는 두번의 커다란
싸움으로 사멸의 길을 걷기 시작한 '에미시'로부터 3,400년이 지난 후
(약 1400년대 "무로마치"시대입니다.)의 배경입니다. '
전구년'의 싸움이 1051년 ~ 1062년, '후삼년'의 싸움이 1083년 ~ 1087년에 막을
내리며 이로부터 세월이 흐른 약 1400년대에서 1500년이지요.
이 때 1300년대에 고려에 화약이 생산되기 시작하던 때였었죠.
무역을 하던 '야마토'에서는 충분히 이를 얻을 수 있다고 봅니다.
물론 에보시의 철포부대는 약간 수의 보급량이 절대 많지 않았을 무렵이었을텐데
오버한 감이 없지 않지만 아니메의 허구성을 빌린듯 하더군요. 또, 미야자키 감독은
본래, 지금까지 나온 자신의 작품들 중 유일하게 방영될 '재래식'의 싸움을 만들고자
했답니다, 자신의 마지막 총괄작품으로써.
(나우시카,붉은 돼지,라퓨타 전부 신식이나 총기류입니다. 토토로는 무기가
등장하지도 않지요. 센과 치히로도 빈도수가 아주 낮지요.)
자신이 만들고 싶었던 세계를 마음껏 치장해보는 것, 그것을 중심으로 자신의
아니메 철학인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극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던 미야자키 감독은
본래의 컨셉에서 조금 방향을 바꿔야할 필요성을 중간에 스테프들에게 말했다합니다.
"칼과 활과 창으로는 자연의 지독한 고통을 그릴 수 없어."라고.
그리하여 미야자키는 컨셉을 뒤집어 화승총과 화기를 등장시켰지요.
헤어스타일과 복장은 첫번째 이야기에서 말했던 " 위사왜인전 (魏史倭人傳) "에
등장한 묘사로는 대단히 부족하여 제작시 처음으로 난관에 봉착했다고 합니다.
단지 묘사는 '사슴'을 타고 다니고, '머리'를 둥글게 말고 다녔다로는 부족한 컨셉
아트를 채우질 못하니까요. 그리하여 미야자키 감독은 스태프를 이끌고 서역에 있는
"부탄왕국"이란 곳에 갔다고 합니다. (중국의 서쪽, 티벳트근처라고 하더군요)
'야마토'에 밀려 산이 많은 토호쿠 지방으로 밀린 '에미시'의 주거지 고산지대와
흡사한 그곳이라면 분명 비슷하지 않을까? 하고는 말이죠.
취재시에 의사소통에 힘들었음에도 그들이 고산에 사는 산양들을 이용하여 물건을
주고 받고하는 모습을 보고는 "이거다"라며 매우 좋아했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자그마한 소왕국인 '부탄왕국'의 민간복장및 그들의 풍습을 보고는
'에미시'와 '아시타카히코'의 컨셉을 정했습니다.
혹시 아시고 계신지요? 일본의 설화 신들이 몇명인지?
네, 아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일본의 민간전승신은 총 800만입니다.
이를 일본어로는 "야오요로즈(八百万神:やおよろず)"라고 합니다. 개그만화일화에서
'마법소녀탄생'편을 보면 요정의 여왕이 화장실에 강등배치하거나, 라면의 요정으로
배치하는 등 이러한 개그가 나오는 것도 저 "야오요로즈"가 각 부분을 담당하는 모든
요정들의 숫자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후세에도 일본의 만물상이나 야채상을
"야오야(やおや)"라고 부르게 되는 계기가 됩니다. 오래 전 일본에서는 야채상에서
쌀과 여러 물품을 팔았다 하더군요. 요새의 일본 "쿠스리야(藥)" 처럼 말이죠.
'모노노케히메'에서 멧돼지, 사슴 등 동물을 신으로 등장시킨 것은 이 "야오요로즈"
에서 중요한 담당은 거의다가 동물의 형태였다고 합니다. 옛날의 애니멀리즘이죠.
애니멀리즘과 샤머니즘은 본디 끈끈한 관계인지라 도입부의 '아시타카히코'가 저주를
받을 때 '에미시'부족의 '여족장'이 '점'을 치는 "샤머니즘"도 이 때문입니다.
'자연'과 '인간'의 관련된 이야기를 모토로 삼아왔던 미야자키 감독.
그는 '모노노케히메'로 자연에 친숙한 '샤머니즘'과 '애니멀리즘'을 꼭 자신의
작품에 넣어보고 싶었다고 합니다.
자, 이제 첫번째 이야기에서 지나친 '야마토'의 '征夷大將軍'에 대해서 말하려 합니다.
'정이대장군(征夷大將軍)'에서 두번째 글자인 夷는 오랑캐를 뜻하는 것이죠.
네, '야마토'는 '에미시'를 오랑캐, 즉 자신들과는 다른 뿌리의 외인(外人)으로
보았습니다. 그리하여 오랑캐를 토벌하기 위한 대장군으로 뽑은 것이
저 '정이대장군'입니다.
위에 설명한 '에미시'와 '야마토'의 전투를 왜 '싸움'이라고 표현했을까요?
왜 역(役) 이라고 한걸까요? 전투는 戰, 이 글자가 아니던가요?
네, 옛날 일본에서는 외적(外敵)과의 싸움에는 전투의 전(戰)자를 쓰지 않았다 합니다.
'야마토'는 자신들의 "천황(天皇)", 즉 '덴노'를 섬기지 않았던 '에미시'를 같은
뿌리의 동족이었음을 부정했습니다. 그리하여 외적과의 역(役)을 주장한 것이죠.
훗 날, 전국시대에서 세키시모노 '전투' 등 일본내에 갈라진 '왕국'들의 '내전'은
'전투'로 기록했습니다만, 결코 저 두번의 큰 싸움 '전구년'과 '후삼년'은 역을
사용했죠.
이와 관련한 것이, 바로 "츠지구모"입니다. 혹여 알고 계신지요?
"츠지구모(土蛛)"란 "땅거미"를 뜻하는 말입니다.
오래 전, '야마토'는 자신들에 반(反)하는 것들에게는 '땅거미'라며 경멸했습니다.
납작 엎드려 다니는 거미같은 벌레와 같다고 무시한 것이지요.
'츠지구모'는 원래 '덴노'의 뜻을 안따르는 자들에게 주는 모욕이자 '인간'을
뜻하는 것이었습니다.
근데 이상하지 않던가요? 모노노케히메에서 '땅거미'를 보지 않으셨던가요?
네, 초반에 멧돼지신이 역병신에게 걸려서 뒤덮힐 때 "검은 거미의 형상"을 하지
않았던가요?
그렇습니다. '야마토'의 뜻에 반하는 '에미시'와 '덴노'와는 다른 경로의 신인
"야오요로즈"를 경멸하던 '야마토'의 시각을 나타내던 장면이었습니다.
본디 '땅거미(츠지구모)'는 '인간'을 칭하던 것이었는데 말이죠.
이 저주받은 멧돼지신이 '츠지구모'화 되어 움직일 때 풀밭이 '검게' 타오르며
불도저에 밀린 듯 사라지는 모습을 기억하시나요?
'인간' 즉 '츠지구모'화 되어버려 움직일 때마다 풀밭으로 빗댄 '자연'을 파괴하는
인간의 실상을 미야자키 감독이 표현한 것이었다고 합니다.
이번 이야기의 마지막으로 기억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유심히 보셨는가요?
흘러가며 나오던 장면에서 가게주인이나 높은 인물들은 '여성'임을 눈치채셨나요?
네, 오래 전 일본은 '여성중심'의 모계사회였습니다.
'야마토'의 초대 여왕인 '히미코'도 그러하며 오래 전에는 일본에서 중요한
장의 자리는 전부 여성이었다고 합니다. 물론 지금이야 시대에 따라 바뀐 경향이죠.
'산'이 여성인 것도, '야마토'의 수장이 '여성'인 것도 미야자키감독은 이걸 표현하고
싶었었다고 합니다.
다음이야기는 다음에 또 이야기 할까요? :>
좋은 주말되시길 바랍니다.
P.S: 또 이 기나긴 글을 읽어주신 분들께 무한한 감사를 드립니다.
P.S, 2: 혹여 이 미력하고 보잘 것없는 글이 마음에 드셨다면 퍼가실 때
쪽지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