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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청화루에서-
“무역을 해보는건 어때?”
아직 날씨가 쌀쌀할 때였다. 청도의 한 술집 청화루, 친구 동훈과 오랜만에 술을 한잔 하고 있었다. 동훈이는 동네 조선소에 취직한지 3년쯤 되었는데 조선업을 하다보니 이래저래 주워들은 게 있는 모양이다.
“무역?”
“응 그게 은근 재미가 좋다고 가끔 우리 가게 오는 손님이 그러드라고”
“뭘 팔지?”
“글쎄다. 그건 나도 모르지”
“무역을 하려면 배가 있어야 할거 아냐”
“그건 내가 어떻게 해줄수 있을거 같은데”
“아 정말?”
오랜만에 가슴이 뛰는게 느껴졌다. 백수 2년차 이제 슬슬 집 눈치 봐가며 노는 것도 질릴 무렵이였다.
“오빠 무역하게?”
옆에서 테이블을 정돈하던 세희가 끼어들었다.
“뭐 그냥 술먹고 하는 말이지”
“아냐 정말 해봐. 오빠 맨날 이렇게 술만먹고 놀거야?”
“아니 슬슬 놀기 질리긴 하는데, 무역? 갑자기?”
그러고보니 ‘갑자기’라는 단어도 심장을 뛰게 만드는 단어였지.
“근데 뭐 밑천도 없고”
“내가 빌려줄게 한번 해봐.”
“응? 너 돈많아?”
“어짜피 배는 동훈오빠가 해준다며. 나 모아둔거 좀 있어”
“아 진짜? 갑자기? 근데 세희 많이 컸다. 이제 니가 나한테 돈 빌려주는거야?”
오래전 세희가 어려웠을 때 내가 한번 돈을 빌려준 적이 있었다. 시간은 좀 걸렸지만 결국에는 이자도 꼬박꼬박 내가며 다 갚았고, 매달 갚던 돈은 고스란히 용돈이 되었는지 세희는 요샌 제법 살만해 보였다.
“한 2천은쯤 가능할거 같은데, 이제 오빠가 나한테 이자주는거야?”
“아니 이런, 그래 일단 생각은 좀 해보자”
술이 깨는 기분.
“야 배는 어떤건데? 그냥 줄 수 있다고?”
동훈에게 물었다.
“아 가게에 거의 폐선 직전인 배하나 있는데 수리하면 가까운 바다는 왔다갔다 할 수 있을거야”
“그거 괜찮은거냐? 가라앉는 거 아니야? 그보다 내가 배를 어떻게 몰아”
“내가 가르쳐주면 되지. 나 나름 조선소 에이스야”
“그 배 뭐 버리는거야?”
“사장님이 폐선해야하나마나 고민하더라고 워낙 누더기라서 중고로도 안 나가. 아 근데 진짜 멀리 나갈 일 없으면 탈만해. 나도 몇 번 몰아봤고. 너 탈거면 내가 한 번 더 수리할 곳 있나 볼게”
“아 진짜?”
“대신 성공하면 크게 한턱 쏴라.”
“아 그건 당연하고, 대신 나 그거 타다 가라앉으면 니가 나 크게 장사지내주나”
옆에서 세희가 깔깔거리며 웃다가 말했다.
“모직물 한번 팔아봐. 그게 북경에서만 나는거라고 들었는데, 다른 나라에다 비싸게 팔아볼 수 있지 않을까”
“그래 나도 듣긴했는데, 여기서 다른 나라래봤자 조선이랑 왜잖아. 내가 뭐 가본 적이 있어야지”
“뭐 그건 가봐야 아는거지. 어짜피 아무도 몰라”
“야 너네 가게에 왔다던 무역한다는 사람은 뭐 판대?”
“몰라 안물어봤어. 외국인이였어.”
“그렇구만. 2천은? 그거면 니 한달 월급쯤 되냐”
“난 그거보단 더 벌지. 나 에이스라니까”
“아 그러냐 좋겠다. 2천이면 모직물? 얼마나 살수 있지?”
“글세 그건 도매상 가서 물어보면 되지 않을까”
“그러네”
“아 그리고 배에 실을 식량도 준비해놔야돼. 선원도 구하고, 조선까지는 3일쯤 걸린다더라.
“음 갑자기 바빠졌네. 야 근데 선원이 모이겠냐? 그사람들 월급은 뭘로주고”
“벌어서 줘야지 뭐. 나 아는 백수들 좀 있어”
“그러다 월급 못주면?”
“욕좀 먹겠지? 소개시켜준 나도 욕먹고? 너도 이제 좀 바빠져야 하지 않겠나. 한번 해보라고”
“맞아 해봐 오빠. 나도 우리 손님중에 오빠 배 탈만한 사람 있나 한번 알아볼게”
옆에서 세희가 거들었다.
“10프로? 주면 돼?”
“됐어. 대신 성공하면 나 가게나 하나 차려줘”
“응? 이자 안줘도 돼? 그러다 나 망하면?”
“그럼 오빠 여기서 나대신 설거지 해야지 뭐”
“오 나 망해도 취직할데 있는거야? 괜찮네”
“그러니까 해봐 정말로”
“음 그래. 긍정적으로 생각해보겠어. 일단 배부터 봐야겠다”
“그래 나 내일 6시에 끝나니까. 우리 가게로 오라고. 사장님한테는 내가 얘기해놓을께”
동훈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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