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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성경을 보면, 이집트에서 400년 동안 힘든 일을 하던 이스라엘 백성들이 예언자 모세에 의해 이집트를 탈출해 시나이 반도에서 떠돌다가 먹을 것이 없다고 불평을 하자 모세가 신에게 기원을 하여 음식을 장만하는 부분이 나옵니다.
그 음식을 가리켜 구약성경에서는 '만나'라고 불렀는데, 만나의 색깔은 고수의 씨 같이 하얗고 맛은 벌꿀과자처럼 달콤했으며 서리가 내린 것처럼 땅을 하얗게 뒤덮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스라엘 백성들은 땅의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만나를 모아다가 맷돌에 갈거나 절구에 빻아 냄비에다 구워서 빵처럼 만들어서 먹었다고 전해집니다.
다만 모세는 하루에 먹을 만큼만 만나를 챙기고 너무 많이 챙기지 말라고 했는데, 이스라엘 백성들 중 일부가 그 말을 어기고 만나를 필요 이상으로 마구 챙겼다가 오히려 햇빛에 녹아버리고 말았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만나의 정체는 무엇이었을까요?
오늘날 고고학자와 성서연구자들의 견해에 의하면, 사실 만나는 시나이 반도의 사막에서 사는 곤충들이 타마리스크나 트라부티나 같은 나무들의 수액을 먹고 배출한 분비물이라고 합니다. 이 나무들의 수액은 단맛이 나는데, 실제로 20세기 초 무렵 시나이 반도에 살았던 아랍인들은 트라부티나 마니파라의 분비물을 가리켜 '하늘의 만나'라고 부르며 시장에 식료품의 일종으로 내다 팔기도 하였습니다.
아울러 타마리스크 나무의 수액을 먹고 트라부티나 마니파라가 배출한 분비물은 그 생김새가 밀랍과 비슷하고 꿀처럼 달콤하고 향기로우며 햇빛을 받으면 녹아버리는데 이 또한 구약성경에서 묘사된 만나의 모습과 일치합니다.
전 세계에서 많은 사람들이 빵이나 케이크에 넣어서 먹고 있는 메이플 시럽도 캐나다 단풍나무의 수액으로 만드는 조미료이고, 한국에서도 고로쇠나무의 수액을 채취하여 마시는 사람들도 많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만나의 정체가 나무의 수액이었다고 해도 딱히 이상한 일은 아니었겠죠.
출처 | 50가지 기름 이야기/ 도현신 지음/ 시대의창/ 18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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