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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데가 많아서 원래도 하루에 먹는 약이 8알 정도 되는데, 항암 이후 각종 약들이 추가되어서 30알...
이상 항암제 맞고 난 5일간은 40알 이상을 먹어야 합니다. 환자 인생 40년 가까이 하다보니
소주컵 한잔 분량 물이면 약 10알 정도 잘 삼킵니다.
몸이 아파도 월급이 적어도 꾸준히 일을 해왔지만 이제 다시 일을 못하고 지내게 되니
또다시 가족에게 짐이 되고 있다는 생각과 걱정을 끼친다는 미안함,
지난 시간 동안 잘못한 것들이 자꾸 떠올라 혼자 있는 시간이 힘들고 밤에 잠을 잘 못잡니다.
원래 예민한 성격이라 불면증도 자주 겪다가 어느 순간 잠이 안 올때 억지로 잠들려 하지말고
잠이 나를 찾아 와 덮칠 때 따라가자 하는 생각으로 애써 잠을 청하지 않고 옛생각에 빠지면 또 힘드니
오디오북을 듣기도 하고 재미없는 영화틀어 놓고 멍하니 있다가 잠들기도 하고....
그랬는데 이제 몸이 많이 허약해지니 수면부족이 건강을 많이 상하게 해서 수면제의 도움을 받기로 했습니다.
병원에서 잘 자야 한다고 처방해준 수면제가 스틸녹스 옛날에는 흰색 장방형이었는데 지금은 핑크네요.
흰 알약은 마약성진통제인데 이걸 먹으면 통증이 사라지면서 동시에 몽롱해져서 수면효과도 있어요.
그러나 둘 다 중독성 위험이 있는 위험한 약이라 어지간하면 잘 안먹고 있었는데 어젯밤엔 먹을 수 밖에 없었지요.
항암제 중 어떤 약이 부작용으로 심한 딸꾹질을 일으킵니다.
잠시 왔다가 가는 게 아니라 한시간 이상 세시간까지 멈추지 않아 참 힘들게
합니다. 어제는 특히 정도가 심해서 "딸꺽꺼꺽..." 삼단딸꾹질이 종일 괴롭히길래
딸꾹질 할때만 먹는 약을 또 먹게 되었어요.
그약도 즉효가 있는 것은 아니어서 먹어도 바로 그치지는 않아요.
아침부터 찾아온 딸꾹질이 하루 종일 ...
그나마 다행인것은 음식을 먹을 때는 주춤하다가 다시 습격 저녁 먹기 전에 괜찮다가
수저 놓으니 다시 습격...그러다 잠들 시간이 되어서 너무 심해져 다시 방지제를 먹었어요.
몸이 너무 지쳐 오늘은 수면제를 먹고 얼른 자야지 딸꾹질 나면 잠 못잘테니 하며서
수면제와 효과를 더 높이려고 진통제까지 준비해서 시간맞춰 먹고 딸꾹질이 습격하기
전에 마른 목을 축이려 얼른 물 한모금을 마시고 약을 털어넣고 다시 물을 마시고 서둘러 누웠습니다.
요즘 자주 꾸는 악몽때문에 불도 끄지 못하고 약한 조명으로 누웠더니 잠이 곧 찾아왔네요.
잘 자는 날도 두시간후면 깹니다. 전립선 때문에 소변이 마려워서...
역시 두시간 후에 깨었다가 다시 잠이 금새 들었고 한시간 후에 다시깨고 ...
이런 패턴으로 서너번 깨면 새벽이 되고...새벽 5시반쯤. 오늘은 이만하면 잘 잤네 하며
컴퓨터를 켜고 오유를 들여다 보다가 손흥민 100호골 기념 영상을 보았습니다.
36분인가 좀 기네 했지만 한 골 한 골 모두 너무 멋지고 아름다워 보는 중에 아침 먹으라는 아내의 말에 일어나려니
요 위에 진통제가 보였어요. 어! 내가 어제 이약을 흘렸네 하고 아침을 다 먹고
나머지 부분 마저 보려고 침대로 돌아오니 수면제가 딱! 이런 이게 뭐야?
결국 어제 나는 딸꾹질에 지쳐 몽롱한 상태에서 물만 마시고도 그렇게 잘 잤던 것이네요.
놀라운 수면제 경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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