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처음 커피업계에 발을 들였을 때 깜짝 놀란 것이 있다.<br>처음으로 일을 하기도 했고 어리버리 탈 시점이라 왜곡이 있을 수도 있지만 내 시선으로 본 우리나라 기업 문화라는 것은<br>군대와 전혀 다를 바가 없어 보였다. 강압적이고 의사소통이 불가하며 상명하복의 비효율적인 업무행태.<br><br>오너가 상식의 선에서 벗어난 일을 지시했을 때 직원으로서의 나는 상식의 선에선 일을 할 수가 없었다.<br>커피의 맛이 변한다면 분명 이유가 있다. 그 대부분은 비상식적인 지시로 인해 이루어진다.<br>그럼 왜 이런 짓을 하는지 묻는다면 답은 뻔하다. <br>'이윤의 극대화'<br><br>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의 몫이다.<br><br>대부분의 사람들은 전문적인 영역에선 잘 모를 수 있다.<br>그렇다고 해서 로스팅 결점이 너무 심해 뱉을 정도의 맛을 내도 된다는 것은 아니다.<br><br>로스팅은 정말 어렵다. 특히 공장식 로스팅의 어려움은 익히 들어 잘 알고 있다.<br>이윤을 해칠 정도의 실패가 있을 수 있겠지.<br>직원으로서의 나의 자리가 위태위태할 수도 있는 상황이 나올 수도 있겠지.<br><br>오너가 이것을 모른다면 망할 것이고, 오너가 알고도 일을 진행했다면 망해도 싸다.<br>정말 탄틋한 정도의 맛이 취향이라면 존중한다.<br>하지만 분명 내가 예전 먹던 카누는 탄듯한 맛이 이렇게 심하지는 않았다.<br><br>맥심 먹다가 맛없어서 몇 번 빡친 적은 있지만 '설마 카누까지 그 짓을 하진 않겠지'라고 생각했다가<br>뒤통수 두 번 맞아서 쓴다.<br><br>2600원짜리 g7 espresso 먹다가 여분이 없어 급하게 슈퍼에서 산 3900원짜리 카누 콜롬비아 블랜드 마일드 로스트 먹고<br>배신당해서 빡침이 더 심한 것 같다.. 하아.. <b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