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에 언리얼 엔진 관련한 행사가 있었습니다. (언리얼 서밋 2014) 얼떨결에 참여했는데 오큘러스 리프트 시연대가 있어서 해보고
오큘러스 리프트 카페에서 작성한 후기인데 오유 분들도 보시면 좋을 것 같아서 붙여옵니다 ㅎㅎ;
포지셔널 트래킹
DK1으로 할 때 캐릭터 몸이 고정된 상태로 고개만 돌아가던 것과 다르게 몸을 기울이면 기울이는 그대로 가서 굉장히 자유롭고 편한 느낌이었습니다. 물에서 건져주니 봇따리 달라 한다고 솔직히 DK1에서 고개만 돌아가는 건 좀 답답하고 숨막히는 느낌이 있었어요. DK2는 본인 의지로 몸을 기울이는 경우가 아니라도 미세한 움직임까지 반영을 해주니 콕핏에서 플레이하는 시연 게임에선 정말 거의 모든 움직임이 그대로 재현돼서 뭐라 더 말할 것도 없이 자연스러웠습니다. 다만 전 별 생각 없이 하다보니 못 느꼈는데 같이 참가했던 분은 화면이 DK1보다 좀 끊기는 것 같다고 하시네요. 시연 내내 30프레임 같았다 하시던데 다른 분들은 어떻게 느끼셨나 모르겠습니다. 포지셔널 트래킹이 사양을 유독 많이 탄다는 소문이 있던데 실제론 어떨지...
멀미
제가 DK1에서 제일 짜증났던게 멀미인데요... 팀포트리스 같은 건 정말 시연 영상 녹화해놓으려고 10분 하는 것도 괴로울 정도였습니다. 멀미가 덜하다는 유로트럭 시뮬레이터2도 오래 못하고... 상용화 때도 이러면 어쩌나 했는데 DK2는 그럭저럭 쾌적하고 DK1에서 느꼈던 특유의 토쏠리는 불쾌감이 없었습니다. 고작 2,3분 해놓고 DK2에선 멀미가 다 없어졌다! 고 하기엔 솔직히 자신이 없지만 시연하는 동안은 쾌적했습니다. 일단 리뷰로 본 대로 화면이 드드드드 번지면서 밀리는? 증상이 없습니다. 멀미 해결했다는 소식이 사실이지 않나 추측합니다.
해상도
DK1에서 작고 가는 글자는 아예 안 보였는데 그럭저럭 잘 보이게 된 것 같습니다. 눈여겨 보면 약간 계단현상이 느껴지긴 하는데 글자 읽는 데 까진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다만 한 점에 집중해서 보면 좀.. 완전히 픽셀 쪼가리 까진 아니고 꼭 모델건 달린 오락실 3D 총게임 처럼 좀 밑밑한 평면으로 인식됩니다. 전체적으로는.. DK1에서 폴리곤 뭉텅이인 트럭만 봐도 짜글짜글 하던게 우주선 콕핏을 봐도 그럭저럭 볼만했습니다. DK1에 비해선 나름 장족의 발전을 했다고 믿고 싶은데 시연 게임 자체의 특성도 있고.. 정적이고 밝은 게임을 할 땐 어떻게 보일지 모르겠습니다. 시연 경험 자체만 두고 보자면 DK1이 사용 내내 모기장 현상으로 걸리적 거렸던 것과 다르게 별다른 생각 없이 쓰고 보면 그리 큰 이질감은 들지 않았습니다. 디스플레이는 단가 문제가 있긴 하겠지만 얼마든지 품질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하기에 큰 걱정거리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DK2받고나서 격자가 크게 개선된 게 보이지 않으면 이게뭐여 하고 좀 빡이 칠수는 있겠지만 말 그대로 개발을 위한 개발자용이니까요;
몰입감
오큘러스 리프트 한 번 사용해보신 분들은 아마 알고, 실망도 하셨겠지만 외국 시연 영상 처럼 막 도중에 기기를 벗어 던질만큼 기절초풍할 그런 정도는 아닙니다. 더군다나 언리얼 서밋 오신 분들이 대부분 새로운 기술에 민감한 관계자 분들이다 보니 첫 사용이라 해도 그렇게 큰 컬쳐 쇼크를 받진 않았을 듯 하고요. 사용자 스스로 가상 현실은 말 그대로 가상인 걸 알고 있으니까 그렇게 큰 충격을 받거나 하진 않습니다. 다만 어느정도 현장감은 있습니다. DK2는 오래 사용해보진 못해서 어떻다 말하기가 좀 그렇지만 DK1같은 경우도 계속 사용하다 보면 본인이 컴퓨터 앞 의자에 앉아있다는 것을 잠시 잊고 영상으로 보는 가상 환경에 적응해 그 상황에 맞는 의식활동(??)을 합니다. 예를 들어 저기 저곳에 뭐가 있으니 좀 돌아가서 봐야겠다~ 하는 식으로요. 플레이어 시선도 거기에 맞게 실제로 운동을 하게 되고 그 운동이 게임에 바로 영향을 주고 반복하다 보면 점점 실제 그 환경에 있는 것 처럼 몰입을 하게 되겠죠. 이런 점에서 모니터로 할 때와는 확연히 다릅니다. VR기기 사용은 대충 그런 정도의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시연 게임도 모니터로 했다면 그냥 배틀필드의 공중전 같은 정도였겠지만 오큘러스 리프트로 플레이 하니 상당히 신선하고 재밌는 경험이 됐습니다. 줄 한 번 더 서서 두 번 해볼까 했는데 한 판 기다리는 사이에 줄이 엄청 길어져서 포기했네요 ㅠ.ㅠ
시연 게임(이브: 발키리)
애최 오큘러스 리프트의 기능을 테스트하기 위해 개발됐던 게임으로 압니다. 조작법은 기존 PC나 콘솔 게임과 비슷하지만 게임 방식(?)이 많이 달랐습니다. 콕핏에 앉아 우주선을 조종하면서 360도 자유롭게 시선 가는대로 상대방 위치를 파악하고 컨트롤러 왼쪽 트리거 누른 상태로 시선을 적과 맞추면 점으로 된 게이지가 조준점 주변으로 뾱뾱 찹니다. (총 5개? 6개?) 다 찰 때 트리거를 놓으면 유도 미사일이 슝 발사됩니다. 플레이어의 시선이 사방팔방 자유롭다보니 공중전의 진행 양상 자체가 많이 달라지고 배틀필드나 기존 pc게임에서 화면 정중앙에 적을 놔서 락온해야 하는 것과 다르게 스트레스도 없고 재밌었어요. 오큘러스 리프트가 보통의 경우 게임 스코어에 마이너스 요소일 뿐인 것과 반대로 키보드나 패드 유저보다 오히려 편할 것 같습니다.
언리얼 서밋 2014
행사가 오큘러스 리프트 시연대까지 갖췄지만 언리얼 엔진 관련 강연에선 VR은 한 번 언급하고 끝이었습니다 ㅠ.ㅠ 행사 자체가 VR이 주가 아니다 보니; 모바일 기기(안드로이드, ios) 지원 내용이나, 엔진 사용의 문턱이 낮아졌다는 내용으로 프로그래머가 아니라도 블루 프린트 기능을 이용해서 어려운 코딩 없이 어느 정도의 맛뵈기용 파일럿 데모를 만들만큼은 편리하게 만들었다고 설명을 들었습니다. 1~2억 가까이 하던 엔진을 월 2만원돈에 풀었다는데 오큘러스 리프트 지원도 되고 관심 있으신 분들은 찾아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VR
발키리처럼 오큘러스 리프트와 궁합을 잘 맞춘 게임이 출시되면 아마 어떤 경로로든 한 번 경험한 사람은 대부분 기회 닿는 대로 구매하고 싶어할 것이다~ 라고 생각합니다. 가격만 적당하다면 키넥트, 닌텐도 위 뭐 이런거 보단 오큘러스 리프트를 사겠다 싶은 거죠.. 그저 너드를 위한 한 때 유행하는 기기가 아니냐 하는 점은 저도 DK1 사용할 때 까진 멀미, 어수룩한 트래킹 해결 못하면 또 금방 수그러들겠구나 싶었는데 포지셔널 트래킹, 그럴듯한 그래픽의 시연 게임을 경험한 지금은 또 크게 걱정 안 해도 되지 않겠나 생각이 듭니다.
후기를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