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올해 대학 2학년인 학생입니다. 제가 고민하는 문제는 저의 자존감 부족인데요.
어릴적부터 지금까지 남보다 잘하는 것, 칭찬받는 것에 길들여져서 다른 이들보다
낫지 못하면 행복하지 못하는, 남과 비교하는 저 자신을 혐오하고 또 동정합니다.
제가 이런 문제를 깨달은건 중학교 때인 것 같은데, 어릴때부터 항상 모범생에
대인관계도 좋게 유지하려고 하고 선생님들에게도 잘보이려고 부단히 노력해서 그 목표는 이뤘지만,
어느 순간 스스로를 뒤돌아보니 빈 껍질처럼, 혹은 광대처럼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고민을 부모님께 털어놓은지 몇 년이 되었는데도 부모님은 아직까지도 세상의 기준에서
절 바라보고, 항상 저보다 나은 조건의 또래 친구들과 비교하면서 자존감 없는 저의 문제를
외면하시려고만 하십니다. 실상 중고등학교 때 제가 가장 상처받았던건 친구들과의 문제가 아니라
항상 명문외고나 저보다 하나라도 좋은 점이 있는 친구들과 비교하면서 저를 깎아내리는 부모님이였습니다.
물론 저 잘되라고 하는 얘기라고 믿었기에 어느정도는 수용을 하지만, 항상 비교하고 제가
힘들 때마다 격려나 위로는 커녕 부정적으로 거의 저주에 가까운 말을 쏟아내십니다.
'너는 이래서 안된다.' '이렇게 살아서 나중에 반드시 후회할 거다.' '너는 기필코 실패할거다'등등
정작 본인은 항상 술마시고 늦게 들어오고, 가족들 말에 귀기울이지 않으면서 도덕책 읽는 것 같은
바른 소리만 하십니다. 그래서 제가 왜 아빠는 그렇게 살지못하면서 강요하냐 물으면 외면하시구요.
그래서 스스로 만족의 기준을 내 마음 안에 두고 나 자신을 사랑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아직도 제 마음속 얘기에 귀기울이지 않고, 제 상처를 외면하려고만 하는 부모님을
원망하게 됩니다. 아버지는 아직까지도 재벌가의 아들들과 비교하면서 니 나이에 이미 경영수업을
받는 애들도 있다고 하시면서 우리집 환경은 생각하지도 않고 남의 좋아보이는 점만 갖다 대면서
비교하시고, 제가 남보다 좋은 점은 한번도 칭찬해주지 않으십니다. 또 항상 저를 감시하고,
사소한 일에도 꼬투리를 잡아서 별거아닌 일에도 꼭 뭐라고 한마디씩 하십니다.
커가다 보니 아버지 역시 자존감 없이 항상 남 눈치만 보고 사셔서 저에게도 본인이 추구하고
싶었던 완벽한 인간상 (남보다 뭐든지 잘하는) 을 강요하시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이미 십수년동안 인이 박히게 들어온 부정적인 마인드가 제 마음속에도 자리잡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아버지 앞에 서면 제가 한 없이 작게만 느껴지고, 저 역시도 남보다 모든지 뛰어나야할 것
같은 조바심에 시달립니다. 제가 그렇게도 싫어했던 아버지의 모습을 닮아가고있는거죠.
그래서 저 자신을 사랑하려고 해보는데 밖에선 공부잘하는 모범생으로 칭찬을 많이 들었지만,
정작 집안에선 한번도 그러지 못했고, 집안이나 밖에서 듣는 모든 칭찬이 공부와 관련된
것들이여서 공부 못하는 저 자신을 제가 사랑하지 못할까봐 너무 두렵습니다. 그런 두려움에
또 공부를 열심히 하는 제가 싫구요. 아버지가 저를 딱 한번 칭찬하신 것이 제가 서울대 합격하던
날이였던 것 같은데, 한 몇 주 있으니 똑같아지시더군요. 서울대 다니는 다른 친구와 비교를 하고,
서울대를 졸업한 사회의 유명인사들과 비교하십니다. 가끔 시험공부를 하면서도 학교를 졸업해서
잉여인간처럼 지내는 저를 상상합니다. 그 때 쏟아질 아버지의 저주와도 같은 말과 항상 거의
모든 일상에 사사건건 잔소리를 하셔놓고 나중에 '내가 너 그럴줄 알았다'하시면서 또 다시
제 상처를 건드리실 아버지를 상상합니다.
자존감 없는 아버지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저.
그리고 저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법을 모르는 저.
어떻게 벗어나야 할까요.
주저리주저리 쓰다보니 두서가 없네요.
인생선배님들의 답변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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