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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3일 걷기 4일차
여행을 계획할 땐 노숙도 할 줄 알았고,
찜질 방에서 쪽 잠을 자게 될 줄 알았는데.
막상 모텔에서 자다 보니, 호화여행이 된 것 같다.
일어나보니 벌써 9시가 다되어간다.
최대한 빨리 출발해야 밤이 되기 전에 숙소를 잡을 수 있는데
늦잠을 자버렸다.
어제 잠들기 전에 빨았던 양말이 아직 마르지 않아서 가방에 메달아 둔 채 서둘러 출발했다.
고래 불은 무슨 뜻일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걷는다.
이제 걷는 것도 조금씩 익숙해진다.
오늘은 울진 군청까지 가야지 !
어느 정도 걷다 보니 다시 인도가 나오기 시작한다.
인도가 나오면 도시가 있다는 건데, 여기가 어디지?
휴대폰을 켜서 확인해보지만 모르겠다.
아무나 붙잡고 물어볼까 생각도 하지만
여기가 어디에요 ? 하고 물어보면 뭔가 이상한 것 같아서 그냥 그만두고 걷는다.
바다를 보며 걸을려고 시작했던 여행 이였는데
막상 바다를 옆에 두고 걸으면서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는다.
난 뭐가 될까.
대학교를 다니다 군대를 갔다 오니 23살이 되 버렸다.
이대로 학교를 계속 다니면 되는 걸까.
지금부터 일을 시작해야 되나.
일을 한다면 뭘 해야 되지
아르바이트라도 해야 되나?
차라리 공부를 할까?
막상 이런저런 생각을 해도 실천 하는 건 없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여행을 끝내는 거닌 깐.
일단 걷자.
어느 정도 걸었을 때 표지판이 보였다.
울진
여기가 울진이구나 .
울진이라는 말을 많이 들어봤는데
태어나서 직접 와보는 건 처음인 것 같다
울진군청까지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아 걷는데 힘이 나기 시작한다.
대게 신나네
걷는데 대게 가 많이 보인다.
울진 대게 ?
영덕 대게 아니였나 ?
아름다운 풍경을 볼 때마다 사진으로 찍지만
사진으로는 담을 수 없는 무언가가 존재한다.
언젠가 나도 이런 풍경을 같이 볼 수 있는 그런 사람을 찾을 수 있을까..
지금까지 내가 사용한 돈을 계산해본다.
생각보다 그렇게 많이 쓰지는 않은 것 같다.
여행을 계획할 때 잡은 금액은 40만원 이였다.
기본적인 숙식을 해결하기 위한 돈과
비상금을 포함한 금액 이였는데.
평소 돈을 많이 쓰는 편이 아니라서 그런지.
나가는 돈이 그렇게 많지는 않은 것 같다.
울진을 들어오고 나서부터
대게 가 많이 보이는 이유를 알았다.
내가 걷는 길이 울진 대게 길.
울진 대게 길은 친절하게 대게 들이 어디로 가야 될지 인도해준다.
나에게 누군가가 1박2일로 도보여행을 한다고 하면
울진 대게 길을 걸어보라고 하고 싶다.
영덕 블루로드는 길이 걷기 좋게 되어있지만
울진 대게 길을 걷기 좋은 길은 아니여도
바다마을과 바다사람들을 보면서 여러 생각을 하게 된다.
오징어 냄새 시골풍경
울진 대게 길은 걷는 도중 정자가 엄청나게 많이 있다.
걷는 도중에 힘들면 쉬어가라고 만들어 둔건지
아니면 동네사람들이 쉬는 공간인지 그런 건 잘 모르겠지만.
이렇게 쏙 들어가서 바다를 보며 누워있으면,
아프던 발도 어느새 인가 통증이 가라앉아있다.
걷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발이 상한다.
물집이 수도 없이 배기고 발목도 아프지만 참고 걸을 수밖에 없다.
생각해보면 무슨 일이던 그런 것 같다.
시작할 때에는 가볍게 걸어나가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걷는데 힘이 들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도 적응되고 굳은살이 배긴다면 그때부터는
얼마를 걷던 별다른 무리 없이 걸어 나갈 수 있게 된다.
왼쪽은 산 오른쪽은 바다
산과 바다가 이어져있다.
그렇다는 건 이제 내가 갈 길은 산이라는 뜻이다.
바다와 산이 이어지면 바다길이 없어지고 산이 나온다.
역시나 산이 나왔다.
처음 산을 만났을 때만 해도 시원한 공기에 신이 났는데.
이제 산을 보면 한숨부터 나온다.
알록달록한 지붕을 보며 산을 올라간다.
바다야 안녕. 나중에 보자.
더워서 배낭에 겉옷을 묶어두고 반팔로 돌아다녔다.
거지가 따로 없어 보인다.
산에 있으니 산 거지인가.?
산을 넘고 나니 양 옆으로 황금빛 논이 보인다.
막상 차도에 다니는 차가 없어서 차도 중앙에서 걸어갔다.
걷다가 힘들면 아무데서나 앉아서 쉰다.
이럴 때 라면 하나 뿌셔 먹으면 천국에 온 것 같은 기분이다.
어느 정도 걸었다고 생각했는데.
포항에서 84km나 걸어온걸 두 눈으로 확인하니
내가 많이 걸었다는 걸 실감나게 한다.
끝이 안보이던 논을 지나 건물이 보이기 시작한다.
날이 점점 어두워지고 있던 도중이라
보이는 마을이 울진 군청 이길 생각하며 걸어갔다.
평해.
울진 군청이 아니였다.
울진이 이렇게도 큰곳이였나.
울진군청까지는 걸어서20km나 더 가야 된다고 한다.
평행에서 머물 수는 없고
막상 걸어가려니 이미 땅거미가 지기 시작한다.
그냥 울진 군청까지는 버스를 타자 !
속으로 고민하기 시작한다.
버스를 타면 도보여행이 아니 자나.
근데 무조건 걸어야 하는 걸까.
처음 도보 여행 때 차는 타지 말자라고 결심했지만
막상 상황이 이렇게 되니 스스로 타협하기 시작했다.
결국 울진군청까지 버스를 타기로 결심했다.
평해 버스터미널
평해 버스 터미널은 마치 티비속에 등장하는 시골 버스터미널의 모습이다.
내가 타려고 하는 버스는30분 후에 온다고 한다.
여행을 하며 그때 그 기분을 적어두기 위해 들고 온 노트에
지금 기분을 적기 시작한다.
버스를 타고 출발하려는데
어떤 할머니가 버스를 쫓아 오며 손을 흔든다
내가 탄 버스에 친구분이 있는 걸까 ?
뭔가 뭉클하다.
왜 뭉클한 걸까 ?..
이유 모를 눈물이 흘렀다.
그나저나 버스는 정말 빨랐다..
한동안 걸어 다녀서 그런지
교통수단의 중요성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그렇게 영덕 군청에 도착하니 어두워졌고
김밥 집에서 저녁을 때운 후
근처 찜질 방에 갔다.
1인 9000원 ? 너무 비싸다..
이번 여행으로 점점 짠돌이가 되어 가는 것 같은데.
오늘 하루를 정리하며 반성하기 시작한다.
결국 버스를 타버렸다.
힘든 일도 아니고 단순히 걷는 건데 그걸 지키지 못한 내 자신이 너무 한심스럽다.
오려면 올 수 있었다.
하지만 스스로 합리화하고 스스로 할 수 없다고 그렇게 생각했다.
안좋은 기분으로 내일 목적지를 찾아본다.
내일 갈 곳은 삼척인가 ?
몸이 편해지니 버스를 탄 자신이 더 후회스럽다.
후회해서 뭐해 이미 탔는데..
9시가 되니 찜질 방의 모든 불이 꺼졌다.
특이한 찜질 방이라고 생각하지만.
피곤했던 나에게는 잘된 일이지
불이 꺼진 찜질 방에서 이런저런 생각하며 잠들었다.
엄마는 잘 있겠지.
문뜩 엄마생각이 났다.
아버지 얼굴을 외우기도 전에 돌아가신 후
어머니 혼자 누나와 나를 뒷바라지하다
결국 머리가 터지시고 무릎이 곪으셨다.
그런 어머니가 아직도 누나와 나를 뒷바라지 하고 있다.
이 글을 나중에라도 우리 엄마가 본다면 말하고 싶다. 엄마.. 사랑해.
이 여행을 내가 해낼 수 있을까.
출처 | 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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