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이 좀 길어질 법하니... 조금씩 끊어서 가겠습니다.
토론은 연재 끝내는 마지막 글에서 진행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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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2/AD 시대, 탄도미사일로 비행장 공격하기. 쉬울까? (1)
- 역사적, 기술적 배경 -
오늘 써내려갈 이야기는 랜드연구소의 관련 보고서에
기술된 내용에 살을 조금 덧 붙여서 제 스타일로 조금 더
이해하기 쉽게 써드리겠습니다.
탄도탄으로 비행장을 공격하는 사례는 역사가 생각보다 깊습니다.
2차 대전기의 V2 로켓까지 올라가거든요.
뒤 이은 냉전기 NATO는 WTO의 대규모 기갑공격을 막아내기 위해
전술공군의 활용이 중요한 이슈였습니다. 더불어 바르샤바 조약군
쪽에서는 탄두중량 1t의 R-11(Scud B)를 시작으로 탄도탄을 활용한
NATO 군의 비행장 공략이 작전의 한 축을 이루었습니다.
이 시절 탄도미사일은 CEP가 1km 정도 벌어졌습니다. 그리고
점점 개선되어 450m이하로 내려오게됩니다. 문제는 여전히
점표적을 처리할 능력은 안되었기 때문에 자탄을 사용하는
방식이나 화학탄을 사용하는 방법들을 사용하게 됩니다.
비행장이란 시설이 광역의 지역표적, 즉 점표적이 아닌
면표적이란 인식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죠.
현무 계열 시험영상들 중에서 자탄 사용하는 방식들을
보실 수 있는데, 어떻게 보면 정확도 면에서 능력 상
문제가 있기 때문에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역으로
최근의 탄두중량 증가 요구 역시 정확도를 올리는 것이
어렵다는 판단이 들 경우 고려할 수 있는 옵션이고요.
비슷한 예로 70~80년대 미국과 소련의 핵탄두를 보면,
미국이 CEP 300~500m, 300kt급의 더 많은 탄두를
사용하는데 반해 소련은 CEP 400~1km, 500kt~1MT급
탄두를 사용하는 것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결국 문제는 어떻게 효과를 보장할 것이냐의 문제죠.
그리고 70년대를 넘어서면서, 바르샤바 조약군은 MIG-23을
운용하게되면서 위협은 더 점증하게됩니다. NATO는 이런
위협에 대한 대처의 일환으로 적절한 방호시설을 갖추는
것으로 대응하죠.
말하자면... 이 시절에도 이미 OR 관점에서
비행장의 취약성 분석과 그에 따른 작전영향에 대한
연구분석이 시행되고 있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랜드 보고서에 기술되지 않은 내용을 추가로 덧붙입니다.
이 경쟁에서 80년대 미국에서 퍼싱 II라는 괴물이 등장합니다.
기존 관성항법(INS)/천측항법으로 달성할 수 있는
최상의 유도무기 오차정밀도(G&C)는 150~300m
수준이었습니다. 보통 300~500m 수준의 CEP로는
300kt급 핵탄두를 사용하더라도 암반을 뚫어 건설한
잘 방호된 ICBM 사일로를 날릴 수는 없다고 보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런데 퍼싱 II는 레이더로 표적의
주변 지형을 맵핑하고 이를 대조하는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과거 그 어떤 탄도미사일도 달성하지 못한
100M급 CEP를 선보이게됩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 시절 탄두는 300kt급 이상의 핵탄두가 기본이었으니
미사일 한 두발에 주요 시설 하나가 날아갈 상황을 맞게된
것이죠. 그리고 정밀도 면에서 탄도미사일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순항미사일이 미국에서 전력화되기 시작합니다.
동 시기 구 소련 역시 중단거리 탄도미사일의 능력과
규모가 일신되는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이들 중거리 미사일 전력의 일신은 전략적
수준에서 심각한 문제를 야기합니다. 양측의 전략가들이
걱정하던 가장 가능성 높은 핵전쟁 시나리오가 있었습니다.
재래식 전쟁 -> 전선 붕괴 -> 위협을 느낀 수세측이
전술핵무기 사용 -> 전술핵무기의 사용 확대 ->
전략핵무기 등판 -> 아마겟돈, Doom's day
-> 인류 멸절
이 때문에 중거리 미사일 전력의 증강은 상호 간에
원치 않던 시나리오이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60~70년대
소련과의 핵대결까지 고민했을 법한 케네디 시절의
맥나마라 전 국방부장관께서는 80년대 -_- 중단거리 미사일이
아마겟돈을 압당기는 판도라의 상자라고 생각하고
평화군축 운동까지 하실 지경이었으니까요. -_-;;;
그리고 이 상황은 결국, 중거리 핵전력협정(INF :
Intermediate-Range Nuclear Forces Treaty)를
통해 미-소 양국이 관련 전력을 폐기하는 것으로
재래식 전쟁이 전략핵무기의 사용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순환고리를 끊게됩니다.
90년대 냉전이 해체되고, 80년대 소련의 KAL기
격추사건을 계기로 미국의 GPS가 민간에 개방됩니다.
그 과정에서 GNSS 관련 기술이 민/군 모두에서
널리 쓰이게됩니다.
더불어 냉전이 종식되면서, 중국이 부상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중국이 미소가 닫았던 판도라의
상자를 다시 열기 시작합니다. GNSS 등을 사용해
탄도 미사일의 정확도를 올린 중단거리 미사일의 확충.
그 것이 우리가 소위 말하는 A2/AD의 핵심자산입니다.
90년대 후반, 랜드연구소의 John Stillion, David Orletsky같은
연구원들이 이 같이 정밀 유도능력을 갖춘 탄도미사일 및
순항미사일이 사용되었을 때의 비행장 취약성 분석을
시행한 적이 있습니다. F-15 전투기 95대가 주기장에
주기되어있고, 여기에 탄도/순항미사일이 사용되었다는
가정 하에 나온 탄종 별 치명성에 대한 결론은 아래 도표와 같습니다.
쉽게 이해하자면, 단일탄두보다 확산탄이 효과가 좋았다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미국이 중동에서 사용했던 4개 기지의 광활한 비행장 면적
(4400백만 평방피트, 미식축구장 1,000개 면적)에 대해서 90% 확률의
파괴효과를 달성하는데 대략 100 여발의 미사일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립니다. 대략적인 구성은 GPS 유도 탄도미사일인 M-9 30발, M-18 30발,
기타 GPS 유도 순항 미사일 38발이 필요하다는 시뮬레이션 결과였죠.
그 외에도 2009년과 2013년 RAND에서 진행된 비슷한 연구결과들이
있습니다. 하단의 내용 참조 바랍니다.
현재와 그리고 미래 비행장의 취약성 노리는 위협의 유형은
그 외에도 매우 다양합니다. 지상군이 기지를 직접 위협하는 사례들은
아프간에서 미군이 많이 겪은 문제들입니다. 실제로 2012년에는
아프간 Camp Bastion에 배치되어있던 미 해병대의 AV-8 6대가
파괴되고, 2대가 파손되는 일도 있었습니다. 그 외에도 박격포,
특작부대, 테러리스트, Rocket 등등의 다양한 위협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모든 위협들을 상정해서 비행장 취약성을 분석하는 것
역시 이미 관련 연구방법이 정립되어있음을 인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결론 :
1. 비행장은 생각보다 넓다.
2. 비행장은 생각보다 취약하기도 하다.
3. 미사일, 박격포, 특작부대, 테러리스트 등등 비행장을 공격할 수
있는 위협의 형태는 다양하다.
4. 그리고 양덕 형아들은 -_- 그런 모든 위협요소를 놓고
비행장 취약성 분석을 할 능력이 있다.
5. 중국은 치사하게 INF 협약으로 발목 잡힌 미국의 뒷덜미를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