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눈치 보지 않고
어쩔 땐 한심하다 싶을 정도로
제 어두운 이야기들만 풀어놓은지,
그럼에도,
감사하게도, 여러분들의 응원을 들은지…
변한 건 하나도 없지만
또 한 편으로는
그나마 변하지 않을 수 있었던게
여러분들 덕분이에요.
늘 인사는 못드렸고,
더 나아진 모습으로 감사함도 표하지 못했고,
아마 분명 이 곳에서도
저를 포기한 사람도
더 이상 꼴깝 떠는게 보기 싫어 시선 밖으로 밀어낸 분명
계실테지만,
그렇기 때문에 그냥 더 감사 인사 드리고 싶었어요.
감사해요.
요즘 비 내리는 소리가 좋아요.
나는 영화나 드라마의 주인공이 못되서
그들처럼 변하기엔 마음을 먹기도
어려워요.
갑자기 누군가 내 방 문을 두드려 줄 일도 없고,
드라마틱한 배경음을 깔아주지도 않아요.
거짓말처럼 힘이 솟아나지도
갑자기 돈이 들어올 곳도
짧은 머리카락 하나 쓰다듬어 줄 손길도 없어요.
내 잘못이라는 말들과
이해할 수 없다는 눈빛과
결국 내 탓이었다는 생각만이 남아요.
그럼에도 나는 늘 방을 치웁니다.
쓰레기를 버리고, 사람 사는 방 처럼 깨끗하게 해요.
처음엔 그저 내가 부담스럽고 쉬고싶었다고 해도
누군가 갑자기 찾아오면 조금 창피하잖아요.
먹을것도 미리 챙겨두고,
잘 살고 있는 사람 처럼.
창피하면 안되니까.
가족이 와서 보고 가슴아파하면 안되니까,
친구들이 왔을 때 창피하면 안되니까.
그런데 요즘은 점점 생각이 바뀌어요.
여전히 깨끗합니다.
여전히 비가 내리는 소리는,
창문에 빗물이 부딪히는 소리는 좋구요.
어떤 다큐를 봤어요.
시간이 조금 지난 다음에 발견된다고 하더라구요.
결국 고생하는건 남은 사람들
(그것도 나와 상관이 없는)
의 몫이니까요.
그들까지 힘들게 할 필요는 없죠..
어디까지나 이것도
누군가 찾아올까? 반 두려움 반 설렘으로 살던 것처럼
어디까지나 반 두려움 반 설렘의 일입니다.
구체적인 계획도 생각도 없이요.
조금 더 용기가 필요한 일이겠지만요..
감사합니다.
어떤 말로도 부족해요 항상.
여러분들이 아직까지 제가 숨 쉴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중학교 시절부터,
담임 선생님이 이해가 안간다고 했던 그 시절부터,
여러분들은 제 정신적 지주였었거든요.
이 사실이 한심하든.. 아니든 간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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