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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animal_195917
    작성자 : reality
    추천 : 15
    조회수 : 977
    IP : 218.146.***.70
    댓글 : 12개
    등록시간 : 2018/11/11 09:23:02
    http://todayhumor.com/?animal_195917 모바일
    우리 달콩이가 무지개다리를 건넜습니다
    긴 글이지만 달콩이를 위해 한번씩 읽어주세요.. 

    2014년 10월 청계천 시장에서 차가운 공기를 맞으며 철창안에 갖혀있던 우리 달콩이를 데려왔습니다.

    딱봐도 모유수유도 다 못한 채 팔려 나온 애기란걸 알 수 있을정도로 작고 약한 애기였어요. 최대한 작아야 잘팔리니까요.

    몸이 약하고 찬공기에 오래 노출되었던 달콩이는 집 데려온지 1주일도 안되서 설사를 하고 위험한 고비가 찾아왔지만 대견하게도 병원치료받고 잘 견뎌주었어요. 애기토끼는 설사를 하면 죽을확률이 높은데 잘 견뎌준 달콩이가 너무 대견하고 고마웠어요.

    하지만 1살이 채 되기도전에 폐렴에 걸려 두번째 고비를 맞았습니다.
    갑자기 콧물을 흘리는걸 발견하고 가까운 병원에 갔더니 감기라고 하시면서 1주치 약을 지어줬는데 아무리봐도 단순 감기는 아닌것같아서 더 큰병원에 갔더니 폐렴이라고 하시더군요.

    숨쉬기 힘들어하는 달콩이를 보니 정말 안좋은 생각이 많이났지만 이번에도 잘 이겨낼거라 믿고 바로 입원시켰습니다. 다행히도 입원 3일만에 증상이 호전되고있다는 병원 전화를 받았고 다음날부터 퇴원해서 지극정성으로 보살펴줬습니다. 그리고 2주 뒤 병원 재검 결과 폐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렇게 1살이 되기도 전에 죽을 고비를 2번이나 넘긴 우리 달콩이는 3년간 큰 병 없이 잘 자라주었습니다. 달콩이는 선천적으로 치아가 약하다는 수의사선생님 말씀에 2달에 한번 정기적으로 건강검진 다니면서 꾸준히 건강관리를 해줬고, 토끼 건강에 가장 중요한 모유수유도 다 못한채 나온 달콩이를 위해 가격가리지 않고 좋은거란 좋은건 다 검색해서 먹였습니다. 폐렴 극복 이후 3년간 너무 건강하게 잘 있어줘서 치아관리만 잘하면 정말 10년넘게 장수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어요. 

    아무리 제가 집에만 있었어도 손씻기전엔 달콩이는 물론 달콩이가 먹을 음식들엔 절대 손안대고, 혹여나 미세먼지때문에 폐렴이 재발할까봐 비싼 공기청정기도 사고, 제 영양제는 빼먹어도 달콩이 영양제는 하루도 안빠지고 꼭 챙겨주고, 밤엔 제 머리옆에서 같이 자고.. 그렇게 애지중지 새끼키우듯 키웠습니다.

    그렇게 4살을 넘긴 우리 달콩이.. 언제까지나 건강할 것 같던 달콩이가 갑자기 이번주 화요일부터 식욕시 줄더니 수요일 저녁엔 아예 사료도 거부하고 배변도 거의 안하기 시작했습니다. 급히 24시 병원을 수소문했지만 토끼보는 병원은 단 한군데도 없더군요. 너무 서러웠습니다. 결국 밤을 넘기고 목요일날 급하게 병원에 가서 위장정체약을 처방받아왔습니다. 그래도 이때까진 컨디션도 나쁘지않고 조금씩 먹을려는 의지가 보여서 그냥 스트레스성 위정체인것 같아 약 잘 먹으면 나을거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금요일 아침에 컨디션이 갑자기 안좋아져서 잘 움직이지도 못하고 그냥 누워있기만 하는걸 보고 바로 병원에 달려갔습니다. 혈액검사결과 백혈구 적혈구 헤모글로빈수치가 정상범위보다 한참 떨어진 빈혈증상이 나왔습니다. 당연히 신장도 안좋은 상태였습니다.  입원해있는 달콩이를 보고 눈물이 났지만 달콩이 앞에선 울면 안될것같아 꾹 참고 집으로 발길을 돌려 운전하고 가는데 울음이 멈추질 않았습니다.  호흡곤란증세가 있어 정신과약을 타먹었습니다. 난생처음 정신과에 갔는데 의사선생님의 어떻게 오셨냐는 말 한마디에 또 눈물이나 거기서 또 오열을 하고 말았습니다. 그날 저녁 한번더 면회가서 내일 아침에 또 올께란 말을 남기고 집에 왔는데... 그게 달콩이에게 해준 마지막 말이 되고 말았습니다. 집에와서 기도했습니다. 제발 제 수명이라도 떼어가서 달콩이좀 낫게 해달라고

    토요일아침에 달콩이 먹일 생초를 들고 병원가는길에 전화가 왔습니다. 상태가 위급하다고... 최대한 빨리 오시라고... 병원에 도착하니 달콩이는 하늘로 떠난 뒤였습니다. 제가 아침에 온다고 한걸 알아들어서인지 달콩이는 최대한 잘 버텨줬지만 너무 힘겨웠는지 결국 제가 도착하기전에 먼저 떠나버렸어요. 차마 전해주지 못한 생초가 저를 더 슬프게했습니다. 이거 먹구 기운차리길 바랬었는데..

    우리애기 최대한 예쁜 상태로 보내주고싶어 바로 장례식장 알아보고 예쁜 수의 입히고 화장하고 메모리얼스톤으로 해서 집에 데려왔습니다. 평생 흘릴 눈물은 이때 다 흘린것같네요. 지금도 글 쓰면서 몇번을 오열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예쁜집에 넣어주고싶어 스톤 보관함 찾아보는데 마땅치가 않아 아직 결정을 못하고있네요.

    긴글 읽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우리 예쁜애기 사진 보시고 명복 빌어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모든 반려동물들이 건강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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