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들이 새누리당 뽑은 분들을 욕하고 계십니다.
나이 많으신 분들은 앞뒤 가리지 않고 새누리당을 뽑는다고 하시는 분,
박근혜가 될것같으니 박근혜를 밀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하는 말을 스쳐들으셨다는 분,
일단 1번을 뽑고 보자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서 망했다고 말하시는 분.
많은 분들의 공통적 의견 중 하나가 "총선 선거책자마저도 제대로 안 보고 뽑으니 이러한 사단이 났다"입니다.
혹 여러분은 총선 선거책자를 제대로 보셨습니까?
저는 정작 선거 전에는 제대로 안 봤습니다. 대통령 사찰이 너무 컸어요.
서민타령도 그렇고, 굳이 '서민'이라는 말을 쓰는 것 자체가 무언가 '내가 먹은 다음에 너희들에게 찌꺼기를 좀 나눠주마. 그래도 너넨 좋지? 우리보다 수준이 바닥을 설설 기는 서민이니까'이런 느낌이어서 PO선입견WER
그래서 안 봤어요.
지금 다시 봐 봤습니다. 총선 선거책자.
새누리당은 정말 훌륭한 선거책자입니다. 적절한 여백의 미, 인물을 부각시켜주는 사진, 뿐만아니라 한 명 한 명 공약에 맞게 사진 각도도 아주 절묘합니다. 텍스트도 정말 보기 좋은 위치에 들어가 있고, 무엇보다 항상 선거책자를 볼 때 가장 불만이었던 사항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아주 잘 들어가 있습니다.
바로 "저는 이러이러해서 이러이러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러이러한 정책을 누구를 위해 이러이러한 방식으로 시행할 것입니다."라고 써 있습니다. 상당히 구체적이죠. 아주 훌륭합니다.
물론 선거용으로 보기에는 약간 모자란 감도 있는데다가, 공약의 빈틈이 확연히 보이기도 합니다만, 사실 이 공약의 빈틈도 제가 작정하고 봐서 보이는 것이지 그냥 보았을 땐 보이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거기에 확실히 최근의 가장 중요한 경향으로 꼽히는 감성 마케팅도 아주 쩔어줍니다. 장애인 정책을 내시는 비례대표 분은 장애인 4급이십니다. 각각 자신이 내건 공약과 맞는 경험을 내세웠고, 그를 통해 이 문제점의 해답을 확실히 시행할 수 있을 것이란 느낌이 듭니다. 만약 개인이 이러한 자기소개서를 기업에 냈다면 100% 합격했을 것 같습니다.
자, 이제 민주통합당의 선거책자를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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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책자에 이명박 정권이라고 나와 있으니 이명박 정권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죠. 이명박 정권 책임에 대해 말하려면 사찰 문제를 전면에 내세웠어야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었을 듯 싶습니다. 그리고 솔직히 이명박 정권 책임을 진다면 이명박 대통령 혼자 지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그냥 저의 느낌은 그렇습니다. 책임을 모두에게 지우고 싶으면 3분카레 얘기를 꺼냈어야죠. 어..........그리고 심판 얘기 말인데, 저는 이명박 정권에 전혀 호의를 갖지 않고 있는 편에 속하는데도 불구하고 민주통합당 후보가 MB OUT!이라고 써 놓은 걸 보고 저건 아닌데...라고 생각했었습니다. 많은 국민들이 MB OUT이라고 하면 정권의 문제라는 느낌인데 정당이 MB OUT이라고 써 놓으니 그냥 정당 싸움 같더군요. 'MB OUT'문구의 이미지 죽이기입니까?
안을 봅시다.
어... 솔직히 말해서 디자인 좀 구립니다. 아마 복장까지 통일적이어서 아주 깨끗한 느낌을 주는 새누리당과는 달리 복장이 프리들 하셔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그래도 좀 구립니다... 음, 그래도 몰라요. 문구를 읽어 봅시다.
민주통합당의 문구는 전부 다 짐짓 있어 보이는 체하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그건 괜찮습니다만, 그 짐짓 있어 보이는 체를 위해 이름을 되도록 뒤에 배치했습니다. 마치 무대에서 사람 소개를 한 뒤에 그 사람 이름을 부르며 들어오게 하는 그 효과를 노린 것 같습니다만, 글로 하면 괜히 정신만 산만해지는 효과를 불러일으킵니다. 디자인을 위해 넣은 물감무늬가 더 그 문구에 집중하지 못하게 하는 효과를 불러일으킴으로써 최악의 효과를 불러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소개하는 네 분 모두 '~을 제시합니다'라고 해 놓고, 도대체 뭘 제시하는 건지 모르겠는 아주 두루뭉술한 문장 두개 달랑 써 놓고 끝입니다. 새누리당과 너무나도 비교됩니다. 새누리당은 확 와닿는 반면, 민주통합당은 뭐? 뭐라긔? 하고 끝인 느낌입니다. 그리고 다음페이지를 보려고 하면 인물목록입니다. 그리고 뒤는 콕콕 안찝고 두루뭉술하게, 모두들 알 거란 전제 하에 아주 두루뭉술하게 써 놓은 새누리당에 대한 비난입니다.
총선 후이기 때문에 보이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총선 직전에 어머니께서 이번에 수원에서 일어난 사건을 우발적으로 일어난 것으로 생각하시는 것을 보고 TV의 두려움에 대해 느낀 바가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TV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MB OUT이라고 외치던 목소리들은 TV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사찰? 경찰의 문제점? FTA 날치기 통과? 안 나왔습니다. 그건, 많은 국민들이 민주통합당을 왜 심판해야하는지조차 모른다는 이야기와 같습니다. 그러므로 이렇게 두루뭉술한 말들은 그냥 민주통합당 애들은 새누리당을 정말 싫어하는구나, 정도의 인상밖에 주지 못합니다.
결론은 이렇습니다. 선거 책자만 봤으면 새누리당을 뽑는 게 당연하다.
물론 여러분은 인물에 대해 찾아봤어야 했다, 등등의 이야기를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건 원래 선거 책자에 나와 있어야 합니다. 또한 우리나라의 기본 의식 중 하나는 '어떤 놈이든 일만 잘 하면 된다'이죠. 또한 어차피 정치인들은 다 썩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대부분이므로, 굳이 찾아볼 필요성을 느끼지 못합니다.
하지만 저는 새--당을 싫어합니다. 새누리당의 방식은 일본에서 방사능의 위험성을 숨기는 방식과 아주 흡사하기 때문이죠. 그 지경까지 가지 않으려면 반드시 견제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정치에 있어 견제세력이 없을 때의 위험성은 역사를 보면 익히 잘 알 수 있으니까요.
그러므로 우리는 이 선거 책자 구성마저 곤란하게 하는 민주통합당을 밀어줄 방법을 강구해야 하는데요.
그래요, 강구해야 하는데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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