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세기 에반게리온 OST "오라. 달콤한 죽음이여" ]
저번에도 말씀드렸지만, 에반게리온은 각 작품마다 감독이 다르기 때문에 전개 뿐만이 아니라 캐릭터, 그리고 중점이 매우 다릅니다.
영화, 특촬물, 밀리터리 등 여러분야를 걸친 진성 오타쿠이자, 정확한 틀을 좋아하는 안노 히데아키.
에반게리온, 나디아, 시달소, 썸머워즈, 늑대아이 등 많은 캐릭터들을 탄생시킨 캐릭터 디자이너, 사다모토 요시유키.
항상 안노의 그림자에 가려져 있었으나, 그와는 조금 다른 보다 자유로운 틀을 좋아하는 츠루마키 카즈야.
이 3명이 전부 생각하는 관점도 중점도 다르기 때문에 3 작품은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구극장판과 신극장판의 감독은 츠루마키 카즈야라도, 총감독은 항상 안노 히데아키였습니다.....
이 3작품의 관점의 차이를 제일 많이 보여주는 장면을 예로 본 글을 시작하겠습니다.
[어떤 점을 중요시 하는가?!]
우선 스토리와 떡밥에 대한 관점의 차이입니다.
왼쪽이 TV판의 1화, 오른쪽은 코믹스판의 1권입니다.
에반게리온 초호기에 타기 전까지의 상황을 그리는 장면인데..
TV판에서는 천장에서 떨어지는 구조물을 구하려고 초호기가 손을 뻗어서 신지를 보호해주는 장면을 중점으로 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코믹스에서는 오히려 초호기가 구조하는 장면을 아예 빼버리고 신지는 상처입은 레이를 보면서 여러 생각을 하는 장면을 담고 있습니다.
이게 무슨 뜻이냐..
TV판은 파일럿이 타고 있지 않아서 움직일리가 없는 초호기가 떨어지는 구조물로부터 신지를 구하면서
"역시" 라는 모두의 표정이나 대사와 함께 초호기의 정체에 대한 떡밥을 던지는 것으로 모두에게 궁금증을 유발하죠
이는 초호기에 타려는 신지의 결심도 중요하지만 초호기에 대한 정체에 시선이 더 가는 장면이었을거에요.
하지만 그에 비해서 코믹스판에서는 TV판에서도 레이가 나오기는 하지만 TV판보다 레이를 보고 고뇌하는 장면을 더 중요시합니다.
왜냐면 사다모토는 캐릭터 하나하나를 중점으로 두기 때문에 초호기의 정체의 떡밥보다 신지의 결심이 더 중요하다 여겼으니까요.
그대신 초호기에 대한 정체를 여기서가 아니라 따로 던집니다.
그렇다면 신극장판에서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초호기는 코믹스와 동일하게 작동하지 않고 신지는 피를 흘리는 레이를 보면서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이걸로 코믹스랑 동일하게 전개하느냐고 착각하실 수도 있지만..
아까 위에서 초호기의 정체에 대한 떡밥은 따로 던진다고 했죠?
코믹스와는 또다른 전개로 떡밥을 던지게 됩니다.
TV판은 움직일리가 없는 초호기가 신지를 떨어지는 구조물로부터 보호하면서 초호기의 정체에 대해서 약간의 떡밥만 던지는데..
코믹스판에서는 아예 대놓고 전투 중 폭주 직전에 신지가 보는 장면은 엄마를 보는 장면으로 하여
조금 더 구체적인 떡밥을 던집니다.
신극장판에서는 전투가 끝나고 신지가 꿈을 꾸는 장면에서 엄마인 아야나미 유이의 대사에서 "아이의 이름을 뭐라 지을까?"라고만 하고
초호기의 정체에 대해서는 거의 관련이 없다 느낄 정도의 미묘한 떡밥을 던집니다.
물론 신극장판을 보신 분들은 대부분 원작 에반게리온을 보신 분들이기 때문에 당연히 초호기의 정체를 알고 있어서
신극장판에서 초호기의 정체의 떡밥이 저정도 뿐이었단걸 모르고 지나치셨겠지만.. 진짜로 작중에서 초호기 정체에 대한 떡밥은 저게 전부입니다.
이로 알 수 있는 것은.
TV판은 한번에 알기 어려운 떡밥들을 퍼트려서 오덕들이 그 것을 찾는 재미를 만들어주는 것이고
코믹스판은 TV판에서 떡밥에 대해서 답답해 하던 사람들에게 TV판보다 더 직접적으로 풀어줍니다.
신극장판은 아예 두 작품을 본 사람을 기준으로 잡기 때문에 정말 기존의 떡밥들보다 새로운 떡밥을 그것도 미묘하게 제공합니다.
위의 장면은 스토리와 떡밥에 대해 들을 수 있는 예였다면
아래의 장면은
캐릭터나 주인공에 대한 관점에 차이입니다.
에반게리온 17,18화와 코믹스 6권, 신극장판 2편 破(파)에서 3호기와의 전투 장면입니다.
TV판과 애니판은 스즈하라 토지, 신극장판은 시키나미 아스카 랑그레이가 타고 있던 3호기가 사도에 감염
결국 사도화가 되어 신지가 초호기를 타고 저지하려다가 주저하는 것을 본 겐도가 더미시스템을 가동하여
신지의 의지가 아닌 초호기의 자동 조종프로그램으로 3호기를 박살내는 사건이었습니다.
이게.. 여기서는 위의 초호기보다 더 큰 차이가 있습니다.
TV판은 3호기 파일럿이 토지로 정해지지만,
토지는 예전에 에반게리온 파일럿이란 이유로 신지를 때렸었던 과거가 떠올라서 신지에게 파일럿이 됐다고 말을 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신지를 제외하고 미사토나 아스카, 카지료지 등은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반장인 히카리는 항상 매점에서 사먹는 토지에게
자신의 동생들 이야기를 하면서, 동생들 도시락 만들어주는 김에 도시락을 만들어주겠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이러한 연애에 대한 이야기를
아스카에게 털어놓습니다.
그리고 도시락을 싸온날...
토지는 학교에 등교하지 않았고 아스카는 3호기 기동실험에 갔기때문에 토지는 오늘 오지 않을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히카리는 전해주지 못한 아쉬운 마음으로 아스카에게 도시락을 같이 먹을 것을 권합니다.
사실, TV판은 이 도시락 이야기보다는 카지 료지와 그 주변 인물들을 통에 네르프에 대한 떡밥이 난무하고
카지가 신지와 시간을 보내면서 여러가지 인생에 대한 조언을 해주는 둥 신지의 이야기가 중심입니다.
무튼 본론으로 돌아와 3호기 기동실험은 사도의 감염으로 실패하고,
신지는 그것을 막기 위해 출동, 그러나 누군가는 타고있는데.. 그게 누군지는 모르지만 그 파일럿도 인간이기 때문에 싸우지 못합니다.
그러다가 결국에 더미시스템이 가동되고, 미사토가 전투가 끝난 신지에게 울면서 사과하고, 파일럿의 정체에 대해 말합니다.
신지는 자신의 친구인 '살아있기는 하지만 거의 불구가 된 토지'를 보고 절규하면서 18화는 끝납니다.
코믹스판은 위에서도 말씀드렸지만 보다 캐릭터를 중점으로 서술하려고 하기 때문에 드라마틱한 전개를 보입니다.
※1권은 제가 모바일북으로 갖고 있었습니다만 여기서부터는 이미지가 없어서 제 만화책을 찍었습니다. 죄송합니다.
토지는 신지에게 3호기의 파일럿이 됐다고, 자신은 지금 너무나도 무섭다고 고백을 합니다.
그러자 신지는 두려움에 질린 토지에게 아무일도 없을 거라고 안심시킵니다.
그렇게 토지는 3호기 실험을 하려고 네르프 기지로 향하다가
짝사랑하는 토지를 위해 도시락을 싸고 등교하던 히카리 호라기를 만납니다.
"우리 항상 만나기만 하면 싸움만 했었지만.. 돌아온다면 말이야, 그 때는 좀 사이좋게 지내자."
토지는 호라기의 마음을 뒤흔들고 3호기 기동실험을 하러 갑니다.
등교 후에 아스카에게 토지가 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듣는 TV판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장면이죠
그리고 결정적으로 큰 차이점은
호라기는 토지에게 도시락을 주지는 못했지만 토지의 말에 기분이 업되있어서
전해주지 못한 섭섭함보다는 앞날을 기대하면서 신지에게 켄스케랑 같이 먹으라고 웃으면서 도시락을 줍니다.
그러나..
"두부파손, 오른다리 절단, 비장 파열, 맥박도 없습니다."
오른쪽다리를 절단하게 되면서 불구가 된 TV판의 토지랑은 다르게 코믹스판의 토지는 죽습니다.
그러고 신지는 심각한 충격에 빠진 나머지 절규도 하지 못하고 바라볼 수 밖에 없습니다.
무엇보다 TV판에서는 여기서 끝났지만
코믹스판은........
"이번에는 도시락을 먹어주려나?"
.....
신극장판에서는 코믹스판의 전개를 채용하였습니다.
이유는 이 장면의 의견을 낸 것이 사다모토 요시유키였습니다.
사다모토 요시유키는 의견을 내면서 토지를 아스카로 바꾸자고 했죠.
덕분에 이 장면은 이후 스토리를 알려주는 복선으로 작용해버렸죠.
도시락 이야기는 히카리가 토지에게 싸준다는 이야기에서
신지가 원래 싸주던 아스카뿐만이 아니라 레이에게도 만들어주는 이야기로 변경되었고.
그 과정에서 아스카가 신지를 독점하고 싶은 마음을 느끼는 장면이 되었습니다.
또 히카리가 토지에게 도시락을 전해주기로 한 이야기는 레이가 신지와 아버지를 이어주기 위한 식사로 변경되었고
아스카 역시 신지에게 도시락을 만들어주고 싶어하는 이야기로 변경되었으나.
레이가 식사초대를 한 날, 미국에서 3호기를 넘겼기 때문에 기동실험을 하게 되고
작중에서 아스카는 신지를 생각하는 레이를 위해서 3호기는 자기가 타겠다고 합니다.
그리고 구작과 달리 사교성이 거의 없이 자기밖에 모르던 아스카가.. 다른 사람을 위하는 즐거움을 알게 되고
"나도 이제 웃을 수 있구나"
이 한마디를 남기고 그대로 사도에 감염되어 버립니다.
그러고서는 결국 "오늘은 이만 안녕"이라는 동요와 함께 파의 가장 충격에 빠진 장면을 만들게 되었죠.
여기서 볼 수 있는 차이점은..
TV판에서는 신지에게 가해진 수많은 정신적인 충격 중에 하나로만 작용하기 때문에
토지와 히카리의 이야기와 3호기 파일럿이 된 토지의 이야기는 보조고 어디까지나 신지를 중심으로 돌아갑니다.
그에 비해 코믹스판에서는 토지와 히카리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두고
토지의 내면적인 고뇌와 스토리 상, 신지가 싸울 수 없는 이유를 더 명확하게 했습니다.
그렇다고 TV판이 안좋은 것은 아닙니다.
TV판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TV판에서는 오히려 신지와 카지 료지 이야기들이 많이 나옵니다.
네르프의 흑막이라던가, 인생의 선배안 카지가 신지에게 여러가지 조언해주는 장면들이 나오죠
그러므로 TV판을 보는 것과 코믹스판을 보는 것은 각각의 장단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신극장판은 이 두가지를 모두 채용해서
신지에게 싸울 수 없는 이유를 신지를 위해 3호기에 타기로 한 아스카라는 이유를 추가해버려서 더 부각시켰고
스토리 전개 역시, 위에서 TV판은 카지가 신지에게 요러가지 조언을 해주었다고 했죠
이 장면을 카지가 아니라 미사토, 신지가 아니라 교류의 필요성이란 것을 못느끼고 고립되어있던 아스카로 바꾸었습니다.
이는 신지가 단독 주인공이고 아스카와 레이는 히로인이라고만 느껴지던 기존의 구작과 달리
아스카와 레이 역시 단순 히로인이 아니라, 이 성장물의 주인공이란 것을 각인시켜주는 장면이었습니다.
딱 이 2장면의 비교만으로도 TV판과 코믹스판, 그리고 신극장판의 차이를 아시겠나요?
이 장면말고도 많은 차이들이 많습니다.
TV판에서는 전혀 없던 카지의 과거라던가 그 밖에도 많은 장면들이 코믹스에서는 추가 되었죠.
무튼 정리해서 말씀드리자면
스토리 면에서는
TV판은 스토리와 떡밥 등을 통해서 오덕들이 보다 더 깊게 즐길 수 있는 작품입니다만
이러한 이유 때문에 건담의 토미노에게 에바에게는 드라마라는 것이 없다고 비판을 받기도 했었죠.
코믹스판은 TV판의 제대로 해결되지 않은 떡밥들을 사다모토만의 해석으로 정리해주고
필요없다고 생각한 TV판의 이야기들은 과감하게 잘라버려서 보는 이들에게 이해는 쉽게 해주고
TV판보다 전개 자체가 드라마틱한 작품이지만 이 때문에 일부 에바 팬들은 에바를 깊게 즐길 수 없다고 까기도 합니다.
신극장판은 아예 스토리가 다르게 가기는 하지만..... TV판보다 더 모호한 떡밥을 좀 많이 남기는 편입니다.
이건 아직 끝나지 않아서 떡밥회수나 떡밥해석 등에 관해서는 뭐라 말씀드릴 수가 없겠네요
캐릭터적인 면으로 말씀드리자면
TV판은 신지가 확실한 주인공이지만, 스토리나 떡밥을 보다 중점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캐릭터에 대한 묘사가 다소 적은게 단점입니다.
코믹스판은 캐릭터디자이너인 사다모토가 캐릭터를 TV판에 비해 보다 입체적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TV판에서 단지 애니속의 캐릭터이기만 한 그들에게 보다 공감할 수 있습니다.
신극장판은 코믹스판에 비해서 캐릭터들이 더 입체적으로 되었고
결정적으로 TV판과 코믹스판에 비해 주인공은 신지 혼자가 아니라, 아스카와 레이까지 3명 모두 주인공으로 못박았죠
그러나 이러한 이유때문에, 토지나 히카리같은 조연들은 거의 비중이 앗카링급으로 떨어져버렸습니다.
저는 이러한 점들 때문에
어떤 작품이 더 좋다 어떤 작품이 나쁘다고 하지 않습니다.
스토리에서 자른게 많다고 코믹스를 까는 분들도 많지만, 캐릭터적인 면으로 보면 코믹스판이 훨씬 대단합니다.
굳이 표현하자면..
TV판은 90년대에 나온 애니메이션이라는 이미지가 강력한 풍부한 이야기를 담은 명작이라면
코믹스판은 00년대 작품같이 스토리가 복잡하지 않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명작이라는 이미지가 큰 만화입니다.
실제로 에반게리온 코믹스는 95년부터 연재했지만... 18년동안 연재했기 때문에, 오히려 00년~10년대 작품같이 느껴집니다.
신극장판은 위의 두 작품을 즐기신 분들이 새로 즐길거리를 제공해주는 작품입니다.
[캐릭터 적인 차이]
캐릭터에 어떤 차이가 있느냐는
지난 번 글에 적었습니다.
우선 이카리 신지의 경우에는
TV판은 자살하고 싶어하지만, 자살할 용기는 없는 중학생
코믹스판은 사춘기를 겪고 있어 반항심이 가득하지만 아직 속은 어린애와 다름없는 중학생
신극장판은 TV판의 설정에 약간의 코믹스를 섞은 기분이었죠.
아야나미 레이의 경우에는
TV판과 코믹스판에서는 자신의 기분도 이해 못하는 여자아이였다면
신극장판에서는 자신의 기분은 아직 이해 못하지만, 그럼에도 보다 감정에 솔직해졌고
아스카의 경우에는
TV판은 츤 90%, 데레 10%의 캐릭터
코믹스판은 TV판과 완전 다르게 사교적이면서 동시에 데레가 더 강화된 여자아이
신극장판은 코믹스판에서 또 뒤엎에서 전혀 사교적이지 않지만 2010년대의 츤데레
이렇게 얘기를 해드렸었죠?
이 글에서는 나기사 카오루에 대한 이야기만 하고자 합니다.
본론에 들어가기 전,
여러분이 모르고 있을 수도 있는 사실인데, 카오루 이름의 정체를 아시나요??
나기사 카오루, 일본식으로 표기하면 渚 カヲル입니다.
이게 사실 엄청난 의미가 있는 거 아시나요??
나기사의 한자인
渚
(물가 저)
는 사실 일본어의 가타가나 シ(시)와 者(사람 자)를 합친 모양입니다.
시는 한국어로 보통 "사"발음으로 읽히니 한국어로 표현하면 사자라고 볼 수 있죠.
사자(使者)
에반게리온에서 적을 맡고 있던 사도(使徒)와 같은 의미로 사용되었다는 뜻,
사자(死者)
이 것은 즉, 죽은자, 카오루의 결말을 암시하는 단어이죠.
여기까지는 많은 분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이름인 카오루의 정체에 대해서는 아시는 분은 많이 없습니다.
カヲル
보통 카오루라고 표기하면 カオル의 오가 보통은 オ(お)라고 표기하는데 ヲ(を)로 표기했습니다.
이 건 사실 다른 의미가 있기 때문에 이런 것입니다.
カヲル라는 이름을 가나50음도에서 하나씩만 앞으로 당겨보면 어떤일이 발생할까요?
アイウエオ カキクケコ サシスセソ タチツテト
ナニヌネノ ハヒフヘホ マミムメモ ヤ ユ ヨ
ラリルレロ ワ ヲ ン
빨간 글자가 카오루의 이름, 그리고 파란글자가 하나씩만 앞으로 당긴 이름입니다.
オワリ (오와리)
일본어로 최후, 끝 등을 의미하는 단어입니다.
위의 사자와 함께 합치자면,
최후의 사자 = 마지막 사도
최후의 사자 = 마지막으로 죽는 사람
그리고 카오루가 등장한 24편의 타이틀은 <최후의 사자>였습니다.
뭔가 새롭지 않은가요??
뭔가 썰렁한 거 같아서..
그냥 본론으로 들아갈게요 ㅋㅋ
사실 나기사 카오루는 정말 중요한 역할이었지만, 동시에 그다지 큰 역할은 아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안노 히데아키는 에반게리온 TV판에서 단 24화 한 편에 강렬한 이미지로 등장시켰습니다.
그러면서 사다모토 요시유키에게는 지금까지 에반게리온의 캐릭터들의 모습을 갖춘, 그러면서도 순수한 이미지를
성우인 이시다 아키라에게는 신지가 의지할 수 있는 그런 또하나의 신지를 부탁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카오루는 전체적으로 여린 중학생인 신지의 모습에, 레이의 붉은 눈, 아스카의 자신감이 넘치는 분위기를 합쳐졌고
이시다 아키라 특유의 목소리와 어울려 에반게리온에서 기대하지도 못한 수준의 엄청난 캐릭터로 나오게 되었습니다.
여기까지는 카오루에 대한 이야기죠
이제 TV판과 코믹스판, 신극장판에서 어떤 차이가 나오는지 알려드릴게요.
TV판의 카오루는 외모적인 면에서는 머리카락이 다른 카오루에 비해 짧고 차분한 편입니다.
코믹스판의 카오루는 머리카락도 TV판에 비해 살짝 길고, 머리도 TV판에 비해 전혀 차분하지 않습니다.
또 TV판이나 신극장판에 비해서는 훨씬 어린애같은 순수한 이미지도 갖고 있습니다.
신극장판의 카오루는 파에서는 코믹스판에 가까운 이미지었지만
큐에서 나온 이미지는 위의 카오루들보다는 전체적으로 성숙해보이면서도
머리카락의 길이는 TV판, 머리의 상태는 코믹스판을 따온 이미지입니다.
외모때문에도 일본 내에서는 3 카오루는 전부 다른사람이라고 얘기하기도 하지만
진짜 중요한 스토리 상의 차이점은 첫만남부터 다릅니다.
TV판에서 신지가 카오루를 만나는 시점은
신지가 유일하게 마음을 터놓을 수 있었던 절친한 친구 토지는 불구가 되고..
가족과도 같았던 아스카는 사도에 감염되어 정신병자가 되고..
마음 한 편으로 좋아했던 레이는 신지를 구하기 위해 자폭을 한 후라는..
정말이지 말도 안될 정도로 마음의 큰 상처를 입은 직후입니다.
결국 신지는 사람과의 만남에 대해 두려워하던 시점에서 카오루를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카오루는 신지의 마음 속 빈자리를 채워주는 상대로 나오죠
또, 첫만남에서부터 신지에게 카오루는, 만나자마자 나기사가 아니라, 카오루라고 부르라고 합니다.
이는 일본에서 친하지 않은 사람은 성으로 부르고, 친한 사이끼리만 이름을 부른다는 걸 안다면
카오루가 신지의 마음에 얼마나 접근하였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그에 비해 코믹스판 카오루는, 보다 일찍 등장하게 됩니다.
TV판과 다르게 코믹스판에서는 토지가 죽었다고 말씀드렸죠?
그래서 학교를 가려다가 히카리나 켄스케의 얼굴을 못보겠어서 시간을 보내려고 인적 없는 곳에서 만나게 됩니다.
즉, TV판에서 처럼 극후반부도 아니기 때문에 레이랑 아스카도 멀쩡한 부분에서 만나게 되니
카오루는 의지하는 대상이 아니라, 현실로 부터 도피할 수 있는 곳이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도피처라고만 생각했던 카오루가 오히려 신지에게 접근해오자 거부감이 느끼죠..
신극장판에서는 14년이 지나고,
완전 달라진 세계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을 때, 한줄기의 희망같은 존재로 만나게 됩니다.
그렇지만 TV판과는 약간 다르게 처음부터 친한 존재가 아니었죠
하지만 신지에게 14년간의 진실을 알려주면서 점점 신지가 유일하게 의지할 수 있는 존재로 거듭나고
그 증거로 어느정도 시간이 흘러 카오루는 이름으로 부르라고 합니다.
첫만남의 기준에서 말씀드리자면..
TV판과 신극장판은 새로운 희망이자 의지할 수 있는 존재로 만났다면, 코믹스는 도피처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신지의 태도 역시 TV판과 신극장판은 호의적이라면
코믹스판에서는 처음에는 도피처였지만 점점 적극적으로 다가오려는 카오루를 두려워합니다.
이제 성격의 차이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자면
TV판에서의 카오루는 정신이 피폐해진 신지에게 한줄기의 빛과도 같이 묘사됩니다.
그래서 신지와 정말 잘 맞고, 정말 신지를 완벽하게 포용해줄 수 있는 또 하나의 신지가 되었죠.
그렇기 때문에 신지를 포용할 수 있는 신지보다는 어른스러운 성격의 카오루입니다.
반면 코믹스 판의 카오루는 TV판과는 전혀 다른 캐릭터로 나옵니다.
신지를 포용할 수 있었던 TV판과 전혀 다르게 오히려 포용을 해줄 수 없을 정도로 순수한 캐릭터입니다.
순진무구한이나 멍청한이나 천연캐릭 같은 것이 아니라, 아예 새하얀 백지 그 자체로 나오는 것이에요
또 오히려 신지에게 자꾸 접근해오기 때문에 의지하는 존재가 아닌, 신지가 피할 수 밖에 없는 상대로 바뀌게 됩니다.
결정적으로, 호흡곤란을 겪는 신지에게 인공호흡을 해주고..
정신을 차린 신지에게 기분이 어땠냐고 물어보는 장면은 정말이지 TV판과 너무 비교되는 장면이었죠.
또 이는 호칭부분에서 제일 드러나는데, TV판에서는 만나자마자 이름으로 불렀다고 했죠?
코믹스에서는 카오루가 죽기 전까지, "나기사"라고 부릅니다.
신극장판은 아직 결말이 나지 않아서 따로 말씀은 안드리겠으나..
TV판에서의 어른스럽고 포용할 수 있는 성격, 그리고 코믹스와 같이 적극적으로 신지에게 다가가는 성격을
모두 갖고 있는 캐릭터임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카오루의 죽음 부분에서..
TV판의 카오루는 신지에게 모든 사실을 털어놓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살아있으면 인류는 멸망한다고 하면서 자신을 죽여달라고 합니다.
"내겐 삶도 죽음도 같아."
"스스로 죽는 것이 유일한 자유야"
카오루를 죽이는 것을 고민하는 신지에게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설득합니다.
TV판의 신지는 자살하고 싶지만 자살할 수 없는 여린 신지와 비교되는 대사입니다.
"고마워, 너랑 만나서 기뻤어"
그리고 죽기 전의 카오루의 마지막 대사는 자신의 선택을 인정해줘서 고맙다는 한마디였습니다.
코믹스판의 카오루는 TV판처럼 모든 사실을 얘기해주고 또 신지 역시 이로 인해 고뇌하는 것 까지는 동일하지만...
TV판에서 신지를 설득하던 카오루와는 전혀 딴 판으로..
"그렇게도 싫구나.. 내가.."
신지는 당연히 아니라고 하죠.
"그렇다면 너의 본심을 보여줘."
"너가 다음에 취하는 행동이 나에 대한 너의 진심의 증거가 될거야."
설득은 커녕.. 이건 뭐... 협박수준...
"그래, 그렇게 무기는 쓰지 않는거야."
"너가 나를 눌러죽인 감촉을 그 손에 남기는 거야."
"그렇게 하면, 너는 나를 아무리 싫어도 잊을 수 없겠지?"
"지금까지 너가 잃어버린 다른 사람들 처럼..."
본격.. 얀데레 기질...
위에서 말했듯이 코믹스의 카오루는 신지에게 다가서지만 신지는 피해욌습니다.
어찌보면 이 점이 카오루의 질투심을 불러일으켜서 이리 된걸지도 모르죠... 신지 나쁜놈 ㅠㅠㅠㅠ
무튼 코믹스의 카오루는 신지가 자신을 영원히 잊지않도록...
무기는 쓰지 않고 손으로 죽여달라고 하죠.
신극장판은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점이 또 어떻게 작용할지 모르므로 자세한 내용은 얘기하지 않겠습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구작들보다 훨씬 신지를 위하고 정말로 신지를 생각하는 캐릭터로 나옵니다.
사실 미사토와 카지도 꽤 큰 차이가 있지만.. 글이 너무 길어지는 거 같아서 이정도로만 하겠습니다.
코믹스는 다른 코미컬라이즈 된 작품과 달리 또 하나의 작품이고.
신극장판은 TV판과 코믹스판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아예 새로운 작품입니다.
이와 같이 각 작품들마다 차이점들이 있으니 자기에 맡는 작품을 보시거나
아직 못보신게 있으시다면 한 번 봐보시는 계기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다음에도 서비스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