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 3사 세트메뉴 평균가 7314원 …가장 비싼 곳은 버거킹, 1만300원에 달해
대학생 일 평균 생활비의 65~84% 차지[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최근 라면부터 참치캔 가격까지 줄줄이 오르며 물가인상 도미노가 가속화되고 있다. 여기에 햄버거까지 가격이 올라 서민들의 장바구니 물가는 더욱 치솟을 전망이다.
특히 햄버거는 10~20대들이 자주 이용하고 있는데 매년 연례행사처럼 인상되는 가격탓에, 어느새 세트 가격은 1만원에 달할 정도로 비싸졌다. 이에 더이상 햄버거를 '가볍게 한 끼' 먹을 수 있는 패스트푸드라고 하기에는 부담스럽게 됐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맥도날드는 이달 26일부터 일부 제품 가격을 평균 1.4% 올렸다.
이번 가격 인상 대상은 버거 단품 6개, 런치세트 8개, 아침메뉴 4개, 디저트 2개, 사이드 메뉴 4개 등 24개 제품이 포함됐다. 아이스크림콘은 기존 500원에서 600원으로 오르는 등 제품별로 100원에서 400원 가량 올랐다.
버거 단품의 경우, 햄버거 ·치즈버거 ·슈슈버거 ·슈비버거 ·더블 쿼터파운더 치즈 ·더블 1955 등의 제품이 인상됐다. 햄버거는 1800원에서 2000원으로 200원 오르는 등 대부분 100~200원 올랐고 슈슈버거 단품은 400원 인상됐다.
빅맥의 경우 단품은 종전 가격 그대로이지만, 런치세트 가격이 4700원에서 4900원으로 200원 올랐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이번 가격 인상은 각종 제반 비용 상승으로 인한 불가피한 결정이었다"며 "여타 물가 상승과 대비해 최소한의 인상폭을 유지함으로써 고객 부담을 최소화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맥도날드가 올 들어 햄버거업계 중 가장 처음으로 가격을 올린다고 밝힘에 따라 나머지 후발업체들도 도미노 가격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매년 햄버거업체들이 서로 순번만 바꿔가며 가격을 100~200원씩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는 맥도날드가 첫 신호를 알린 것일 뿐 외식업계에서는 맥도날드 가격 인상을 시작으로 타업체들도 줄줄이 가격을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에도 맥도날드를 시작으로 롯데리아, 버거킹 등이 줄줄이 가격을 올린 바 있다.
문제는 햄버거 가격이 매년 연례행사처럼 꾸준히 인상돼 대학생들의 하루 생활비 절반에 달할 정도로 올랐다는 점이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일각에서는 국내 햄버거 업체들이 제품의 '고급화'를 내세우면서 대표버거의 경우, 기본 버거와의 원재료가 차이는 크지 않은데 판매가만 2배 가까이 비싸게 받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국내 패스트푸드 3사의 햄버거 및 세트메뉴의 가격적정성을 평가해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3사의 세트메뉴 가격은 롯데리아가 최저 4500원에서 최고 7900원에 판매해 평균 6100원, 맥도날드는 4600원부터 8600원으로 평균 6494원이었다. 가장 비싼 곳은 버거킹으로 4700원에서 최고 1만300원에 달해 평균 7314원으로 조사됐다.
소협 측은 "패스트푸드를 이용하는 연령층이 과거에 비해 다양해졌으나 여전히 주요 구매층은 10대~20대"라며 "대학생의 월평균 생활비는 약 37만원으로 일평균 1만2000원을 지출하고 있는데 3사 세트메뉴의 평균가는 대학생 일평균 생활비의 절반 이상에 달하고, 특히 가장 비싼 세트메뉴는 일 평균 생활비의 65~84%를 차지하는 실정"이라고 비판했다.
뿐만 아니라 패스트푸드업체들이 햄버거 '고급화'를 내세우면서 대표버거의 경우, 기본 버거와의 원재료가 차이는 크지 않은데 판매가만 2배 가까이 비싸게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맥도날드의 치즈버거와 빅맥을 실측 분석한 결과, 두 햄버거의 판매가격의 차이가 원재료가격 차이의 약 5배인 것으로 추정됐다.
치즈버거에 들어가는 원재료는 빵, 쇠고기 패티, 양파, 피클, 치즈이며 빅맥에는 빵 1장, 쇠고기 패티 1장, 양상추가 추가되고 양파와 피클이 소량 증분돼 두 버거의 원재료가 차이는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두 버거의 판매가격은 치즈버거 2700원, 빅맥 4700원으로 크게 차이가 났다.
롯데리아는 불고기버거(3400원)와 한우불고기버거(6200원)를, 버거킹은 햄버거(2600원)와 와퍼(5400원)를 조사했으며, 이들 버거의 경우 판매가격 차이가 원재료가격 차이의 약 3배인 것으로 추정됐다.
소협 측은 "세 업체 모두 고급햄버거로 갈수록 추가적으로 투입되는 재료비 대비 가격 상승폭을 과도하게 높임으로써 높은 마진을 취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문이 제기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