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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animal_195066
    작성자 : 길고양이
    추천 : 37
    조회수 : 1437
    IP : 49.254.***.9
    댓글 : 14개
    등록시간 : 2018/08/06 16:43:25
    http://todayhumor.com/?animal_195066 모바일
    저는 고양이를 키웠어요. ^^

    열 여섯살이었던 제 야옹이는,
    주말을 나와 함께 보내고
    어제 오전, 
    한 잠 자고 일어날 것처럼 잠든 후
    다신 깨어나지 않았어욤 ^^

    지난 몇 주 동안 야옹이의 상태를 보면서
    저 애가 죽으면 회사는 어떡하지.
    휴가를 내는건 오버인가. 
    이딴 생각을 하는 저 자신이 참 속물같았는데

    야옹이가 기특하게도
    회사원인 나를 배려해 주느라
    주말까지 기다렸다가
    일요일 오전에 떠난 거 같아요.
    주말은 나와 함께 보낸 후 적당히 슬퍼하고
    남은 시간동안 뒷정리를 하라고 말이죠.ㅋㅋ

    야옹이 옆에 엎드려 있으면서
    종종 그 애 가슴에 귀를 대고
    천천히 두근~ 두근~ 하는 소리를 들었는데
    쌔근거리던 숨소리가
    어느 순간 안들리는거 같다는 느낌을 받고
    야옹이에게 귀를 대보니
    가슴뛰는 소리가 더 이상 들리지 않더라구요.

    몇 주 전부터
    곧 세상을 떠나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마음의 준비를 하고 맨탈을 부여잡고 있었지만
    막상 그 순간이 닥치니까 모든게 와르르 무너져서
    고양이 옆에 엎드려서 끅끅 거리며 한참 울었어요.

    16년 전,
    내 주먹보다 더 작은 아깽이로 저와 만난 후
    한 번도 아프거나, 말썽부리거나, 사고친 적 없이
    오롯이 집고양이로 살다가 떠났네요.

    분명히 내가 더 어른이었는데.
    나보다 한참 작은 꼬맹이가
    어느 날 나보다 훨씬 늙은 할머니가 되어서
    나보다 먼저 세상을 뜨다니.
    세월이 참 야속한 것 같아요.

    잠든 듯 쌕쌕거리던 그 애에게
    너는 정말 소중한 고양이 였고
    착한 고양이였고
    세상에서 가장 예쁜 고양이였다고
    속삭여주면서, 
    고양이가 야옹~ 하듯이
    입을 달싹이던게 생각나서 또 맘이 아프네요.

    누구도 알지 못하겠지만...
    저는 고양이를 키웠어요.
    그 애의 이름은 유리였고, 16년을 저와 함께 살았죠.
    저는 그 애가 있어서 정말 행복했고
    즐거웠고
    팍팍한 내 생활에 소소한 기쁨들이 많았어요.

    징징거리기엔... 오유만한 곳이 없죠.
    이제 그만 징징거리겠습니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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