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연말에 열흘정도 홍콩인 쉐프가 저의 집에 머물게 되었어요.
네. 그 쉐프는 저의 여자친구에요.
2.
저희는 한달에 한번정도 만납니다. 올때마다 많은 준비를 해와요. 어떤 요리를 해줄까 하고.
그래서 연말이지만 외식보다는 저희 집에서 요리해서 먹은 음식들이 훨씬 많았고
그 퀄리티도 상당했습니다.
네. 제가 사진을 대충 찍어서 그렇지 맛이나 비쥬얼 모두 흠 잡을 곳이 없었어요.
(여자친구는 저에게 자신의 사진을 찍어달라 하지 않더라구요. 한두번 찍어줬는데 그 이후로....)
3.
여자친구는 홍콩의 모 호텔에서 이탈리아 요리 파트를 맡고 있어요.
하지만 삼시세끼와 우결을 보며 한국 요리들을 눈여겨 보며 조금씩 익혔다고 하더라구요.
(여자친구가 우결 매니아에요. 우결에 나온 장소, 음식, 이벤트는 한번씩 다 해봐야 하는......)
그러던 와중에 한국인 쉐프가 여자친구의 호텔 레스토랑에서 한달 정도 파견근무를 했고
그(호탕한 할아버지라 표현했어요)에게 한국 요리를 더 익혔다고 합니다.
그래서 한국 요리들도 많이 시도했어요.
4.
저는 입맛이 까다로운 편은 아닙니다.
다만 호불호는 분명하는 편이구요.
혼자사는 까닭에 기본적인 요리는 하는 편입니다.
이런 저의 입맛에는 더 할 나위없이 훌륭한 요리들이었어요.
물론
아직 3달도 채 안되는 짧은 연애기간에서 오는
그리고 장거리 연애에서 오는
애뜻함이 조미료로 첨가된 사실도 분명 인지합니다.
5.
시간 상으로 올려볼게요. 설명이 필요한 요리들은 간단한 코멘트 쓸게요.
첫날은 된장국이 베이스인 소고기 전골과 랍스터
요즘 유행하는 밀푀유 나베 인줄 알았는데 보쌈전골(?)에 더 가깝습니다.
된장국을 맑게 끓여서 팔팔 끓인 다음에 부어서 조금 더 끓여서 내어줬어요.
하지만 하일라이트는 김치에요.
홍콩에서 만들어서 가져왔는데 정말로 사먹는 김치 저리 가라하는 맛이었습니다ㅠㅠ
요건 추후 소스와 건두부를 함께 넣은 홍콩식 갈비찜이네요.
추후 소스는 처음 먹어보는데 뭐라할까.....간장과 춘장의 중간쯤??이라고 기억하고 있어요.
홍콩에서 가져온 건두부를 물에 불려서 같이 쪘습니다.
다 만들더니 소주가 필요하지 않냐고 물어보더라구요.
요건 볼로네즈 파스타.
파스타 먹고 싶다고 하니 이게 가장 쉬워 하며 만들어줬어요.
이건 낮에 간식으로 만들어 줬던 베이컨 감자전과 계란말이.
성적 입력하느라 컴퓨터 앞에 있으니 쓱 내밀어주더라구요.
계란말이는 삼시세끼에서 워낙 자주 나와서 익숙하다며 ㅎㅎ
요건 치킨카레. 치킨커틀렛 도 직접 만들었어요.
저 안에는 돼지고기가 들어간 볶음밥 이 숨어있어요.
허겁지겁 먹느라 개봉 후 사진도 못찍었던....
요건 아침으로 먹은 또띠아 네요.
볼로네즈 소스를 엄청 많이 했다 싶더니 이걸 만들어주더라구요.
친구의 카페에서 강탈한 원두로 만든 커피랑 제대로 된 아침식사 했습니다.
아.....이 양갈비 스테이크는 정말......
겉은 후추와 소금을 넉넉하게 간을 해서 다른 소스가 필요 없었고
속은 보시다시피....
정말 브라보 를 연발하며 먹었어요.
5.
사진 쭉 올리고 보니까
제가 참....
여자친구에게 잘 해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