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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12월이었나
그해 취직한 대학교 선배가
연가보상 못 해주니까
남은 연가 다 털고 오라는
회사의 특명을 받고
휴학하고 할일 없는 내한테 연락와서
낼 당장 제주도 가자길래
바로 오키 때리고(이때가 출발 20시간 전 쯤)
비행기 표만 끊고
담날 아침에 바로 날아감
존나 무지성 무계획 여행이다 보니
첨부터 끝까지가 좌충우돌이었는데
이 형이 첫날 아침부터 고기국수 타령을 시전했는데
갈데도 안정해지고 하다보니
어디가 맛있는지도 모르고
막막한 기분에
근처에 있는 관광 안내소 같은데에
관광지도 받아올 요량으로 들어갔음
들어가서 팜플렛같은거나 주섬주섬 챙겨서
안내원한테 근처에
고기국수 맛잇는 데 있냐고
물었더니
그냥아무데나 가서 먹어도 맛있다고
둘러대더라
그 얘기 듣고 글쿤...하고 나오려하는데
누가봐도 관광안내소를
자기네 사랑방처럼 쓰는
동네 토박이 할아버지가
(기억에 오일남 할아버지 같은 느낌이었음)
고기국수는 파김치가 맛잇어야된다고
그런 선문답처림 혼잣말 하더니
나가서 오른쪽 사거리에 고기국수집
가보라고 혼자 중얼거림
형이랑 나랑은 그 사거리로 가봤는데
진짜 무슨 컨테이너박스 개조한거같은
고기국수집이 하나 있었고
뭐에 홀린듯 그곳으로 들어가서
고기 국수 두개 시킴
근데 주인할머니께서
정말로 가위질 1도 안한 파김치
수북이 쌓인 접시 하나와
고기국수 두그릇이 탕탕탕 내오는데
와 시발 진짜 천상계 맛이더라
짭조릅하믄서 눅진한 고기국수의
구수하면서 노릿한
국물과 그 국물이 잔뜩 벤 쫄깃한 면발
입이 들척하게달라붙을때
파김치 하나 먹으면
파의 달큰하면서 살짝 감도는 파특유의 매운맛
진짜 천상계 맛이었는데
그땐 몰랐다
그 형이랑 그 뒤로 제주도를
3번 더 갔는데 그게
우리 생의 최고의 고기국수집이었단걸
워낙 두서없이 간곳이라
다시 못 찾이가는게 한이다
출처 | http://huv.kr/pds112449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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