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 게시판 |
베스트 |
|
유머 |
|
이야기 |
|
이슈 |
|
생활 |
|
취미 |
|
학술 |
|
방송연예 |
|
방송프로그램 |
|
디지털 |
|
스포츠 |
|
야구팀 |
|
게임1 |
|
게임2 |
|
기타 |
|
운영 |
|
임시게시판 |
|
아시다시피 롤에는 분노게이지라는게 있습니다.
분노게이지를 가지는 챔피언들의 스토리를 읽어보면
복수나 외적인 이유로 해소할 수 없는 분노를 해결하기 위해 리그에 참여합니다.
물론 분노게이지를 갖지 않아도 '복수'를 위해 참여하는 챔프들이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바루스가 있죠.
복수는 분노를 표출하고 해소하는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꽤 많은 챔프들이 부모님의 원수, 지켜왔던 마을과 가족의 몰살 등으로 인한
괴로움과 원통함이 분노가 되어 복수를 다짐하게 됩니다.
자신에게 그런 한을 남긴 자들에게 되갚기 위해서.
사실 그런 분노를 느끼지 않는 다면 복수같은 것은 시작되지 않을 겁니다.
근데, 그 어느 누구가 저런 상황을 겪는다면, 일반적인 감정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분노할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분노를 표출하고 해소하려 할 겁니다. 복수라는 방법으로요.
그 분노게이지라는 것이... 게임 속에서 어떻게 해소해서든 후에 다시 차오릅니다.
그들은 앞으로도 계속 그 분노를 해소하지 못 하겠죠. 영원히.
정말로 ... 안타까운 것입니다.
끝없이 고통받고 괴로워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감정을 해소할 수 없습니다.
...
부모님의 원수와 같은 큰 일과 비교할 수 없지만
한 사람에게 저는 멈추지 않는 분노를 느낍니다.
서로 모르는 것은 가르쳐주고 알아가자며 다짐했습니다.
그 사람이 제게 어떤 상처를 주더라도 서로 그러지 않도록 고쳐나가자고요.
저도 그 사람에게 상처준 만큼, 많이 받았습니다.
그 사람은 평생 잊을 수 없는 열등감도 문신처럼 제게 새겨줬죠.
그런 상처를 받고 고통스러워하기가 정말로 싫었습니다.
이해하고 고치자고 노력하자 말하는 것도 지쳤어요.
받아온 상처가 너무나도 커서, 해소하려해도 쉽지 않았어요.
시간이 약이라고 하죠? 그런 상처에는.
무뎌지기는 커녕 더 덧나기만 했습니다.
시간이 갈 수록 그 상처가 그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에 의해서 덧나게 되었거든요.
그렇게 시간이 흐르니까 그런 상처를 남긴 그 사람에게 화가나더라고요.
이런 상처가 처음부터 없었으면 덧날 일도 없을텐데.
정말 어린애 같은 생각이라는거 알면서도 그때부터 지금까지 쭉 화가 났어요.
니가 준 상처, 내가 다 돌려주기 전까지는 절대 널 안 놓을거다.
받은 상처만큼 네가 날 사랑해주지 않으면 절대 용서 안 할거다.
평생 저주할 거라고. 내가 받은 상처 그대로 다시 돌려주거나, 이 상처가 낫지 않는 이상 절대 포기 안 할 거라고.
난 너에게 복수하기 위해서 연애하고 있다고.
정말 한심하고 등신같지만
저는 제 스스로 이 분노를 주체할 수가 없었어요. 너무나도 깊은 상처였고
그 이후로 아무것도 제게 약이 되지 않았어요. 돈에 대한, 외모에 대한 ...
한번도 제가 다른 여자들에 비해서 못 났다고 생각한 적 없었는데,
사는게 조금 힘들어도 제가 즐길 것에 적당히 투자하며 즐기고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그 사람에게 욕하고 때려도 그 분노가 해소되지 않았어요.
그런다고 제가 받은 상처가 없어지는게 아니더라고요.
막상 욕하고 때리고 나니까 ...
저는 진짜 입에 발린 말이라도 예쁘다는 말이 듣고 싶었을 뿐인데
나중에 내가 너랑 결혼해서 돈 많이 벌면 사줄게- 같은 말도 안되는 말이라도 듣고 싶었을 뿐인데
그런 작은 상처 하나 받고서 제 스스로 제가 덧내놓고 화내고 있는 건 아닌가 하고 생각이 들더라고요.
진짜 계속 화낼 일이 아닌데, 스스로 열등감 키우고 화내고 슬퍼하고 괴로워하고
제 탓이라 생각하면 처음부터 걔가 그런 상처 주지 않았으면 이러지도 않았을텐데 하고 생각되고
근데 이게 제 잘못이라 생각하고 싶어도요. 계속 화가나요. 너무너무 슬프고 괴롭고.
이 기분을 해소할 수가 없어서 그 사람한테 욕하고 막대하고 그렇게 해도 해소가 안되니까 너무나도 답답해서
대체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더라고요.
이렇게 제가 괴로워하는거 똑같이 괴로워했으면 좋겠고 슬퍼했으면 좋겠고
근데 그렇게 할 수 없으니까 또 괴롭고...
제가 어느 날 인식이 확 바뀌어서.
팔다리 멀쩡한데 조금 못 생겼긴게 뭐 어때? 라던가
내가 밥 먹고 두다리 쭉 펼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됐지, 돈 좀 없으면 어때? 라던가
그런 생각이 들면 그런 제 분노를 해소할 수 있겠지요.
그리고 이렇게 고통스러워했던 과거를 생각하면서 바보같다고 생각할 때 쯤이면 모두 해소되었겠지요.
그럼 애꿎은 사람 오래 붙잡을 필요도 없고
저주할거라니, 복수할거라니 같은 섬뜩한 말도 할 필요도 없고
제가 이런 열등감으로 고통스러워할 필요도 없겠죠.
언젠가 정말 이런 분노가 해소되겠죠.
복수라는 애같은 방법을 쓰지 않고도 분노가 해소되겠죠. 어떻게 해서든 간에.
저는 언젠가 해소되겠죠. 해소될 수 있을겁니다 ...
죄송합니다. 댓글 작성은 회원만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