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생입니다...
너무 너무 힘듭니다...
평소에 '살면서 사람들이 왜 사람들이 자살을 하지..?' 이런 생각을 하곤했는데....
사람들이 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지 이제는 이해합니다....
저는 사실 공부를 잘 하지않았습니다...
어릴적에 말이죠..
뭐 껌을 좀 씹는다거나, 불량집단에서 활동한다거나... 그렇지는 않았고.
그냥 학교 수업시간만 듣고 집에가면 컴퓨터게임만하는 학생?
이정도였습니다...
고등학교 입학하기 전에 저는 실업계와 인문계를 두고 많이 갈등했죠...
인문계를 가고싶지만, 마침 실업계 학교 쪽이 나름 인지도도 높고,과도 저가 관심이있는 계열이라서
엄청 고민을 하다가, 좋은 대학교를 가고싶단 맘에(물론 실업계쪽가서 대학가는 방법도있지만..) 인문계고등학교를 갔습니다...고등학교를 가보니 약간씩 철이 좀 들더라구요...
고1 자습 10시까지 하다가 간간히 심야자습을 했고,
고2때부턴 거의 심야자습 까지 챙겨서했죠...
여태껏 학교를 빠져먹거나, 야자한번 빼먹은 적 없이 항상 공부하였습니다..
장난끼많은 놈이었지만 그래도 수업시간에 떠들거나, 야자시간에 노는 학생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중학교 기초가 안되어있고 공부하는 법을 모르는 터라 성적은 정말 안오르더군요..
그래도 그땐 속으로 생각하길 " 여태껏 놀았던거 벌받는 거라고, 지금 성적오르길 바라면 너무 큰 욕심이라고" 혼자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냥 열심히 하는거에 의미를 뒀습니다...
그렇게 본격적인 고3 수험생시절을 맞이합니다...
나름 열심히했습니다.
365일 중 360일은 학교에 있었고
토요일,일요일 학교문닫을때까지 학교에서 공부하였습니다..
그때 그시절 아프기도 엄청 많이아팠습니다..
평소에 자세가 안좋아 허리에 요통이 정말로 심했습니다..
거의 앉아있지 못할정도로 정말 심했지만 꾹꾹참고 앉아 공부하다가
쉬는 시간만되면 앓아 누워 친구들 불러 허리좀 때려달라고 부탁하고,
어느날은 새벽까지 공부하다가 너무 피곤해 화장실에서 오줌을 싸는데
피오줌을 싸고있더라구요.. 정말 콜라색 검정 피를 쏟아내고있는데...
어릴적부터 신장쪽이 안좋아서 걱정하곤 했는데, 그날밤 정말 덜덜 떨면서 잤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사내놈이 울기도 많이 울었습니다..
10월 모의고사 성적표 받은날...
저는 항상 낮은 성적에 성적표를 얼른 숨겨버리는데..
그날도 어김없이 성적표를 얼른 서랍속에 숨기고, 공부를 하려고했는데...
예체능 친구놈이 성적표를 뺏어가더군요...
그러고는 친구놈이
"야 첨엔 니 공부 졸라 잘하는줄 알았는데... ㅋㅋ
아니네 ㅋㅋㅋ 공부해도 내랑 성적똑같으면 내같으면 공부안한다...."
이렇게 말하더라구요..
평소때 친구놈들이 이렇게 말하면
저는 웃으며 친구놈 툭치며 그냥 넘어가는데...
그날은 아무런 말없이 꺼이꺼이 울음이 나오더라구요...
맘좀 추스리고, 너무 쪽팔린 맘에 책들고 사물함 앞에 나갔는데...
사물함 앞에서 앉아 책보며 계속 울었습니다...
휴.. 그렇게 11월달이 되고 수능을 치니..
저 고생의 댓가가 평균5등급이더라구요...
그냥 성적표 받고 바로 재수 결심했습니다...
그러고 마음먹길..
'정말 역사에 남을만큼 공부해보고싶다...
고승덕 이런 사람보다 더 열심히 해보고싶다..'
막 손가락 물어 뜯어 혈서도 써보려고했고(30분동안 젖먹던 힘까지 써가며 엄지손가락 물어뜯어봤는데.. 안에서만 피가 나며 퉁퉁 부웠는데 결국 겉에 가죽을 물어 뜯어내지못해 찜찜하기만 한 결과만..) 또 폐쇠공포증때문에 한곳에 오래앉아있지못해서 이거 고쳐보고자 정말 독서실에 앉아서 몸 고정시키고 5시간동안 정말 한번도 움직이지않았다가, 이코노미 증후군인가? 그거때문에 막 호흡곤란에 발통증이랑 폐쇠공포증까지 겹쳐서 정말 웃기지만 큰일날뻔했고..점심도 넉넉치않은 가정형편과 공부하는 시간 늘려보고자 항상 케로로빵과 바나나우유로 떼우고 (집에선 밥도 잘 안챙겨줘서 인스턴트와 잘못된 식습관(?)덕분에 지방간이 생겼습니다...)
뭐 이렇게 8시에 일어나 새벽2시까지 독서실에 박혀 공부하다보니 2월달쯤 우울증이 생기고 불면증까지 생기더라구요... 정말 잠도 지쳐쓰러지지않으면 거의 못자고 졸업식을 끝나고, 시간이 흘러간다는 게 거의 병적으로 두려워지더라구요...
제일 무서운게 지금은 참을수있겠는데 이 상태가 나중에도 계속된다면 자살밖에 방법이 없을것이란 생각도 하곤했습니다... 다행히도 시간이 지나고 맘을 좀 추스리니 상태가 괜찮아지더라구요...
겨우 고비를 넘어가고... 다시 공부를 하기시작합니다...
몇일동안 하루에 1~2시간자면서 20시간씩 공부할때도있었고 저 나름 열심히 했지만...
저렇게 까지 해놓고선 성적이 얼마나오냐하면
여전히 5등급입니다...
슬펐지만 참고 참고 공부했는데...
더 이상 못참겠더라구요...
요 한달간 공부 안했습니다...
공부를 하려 펜을 잡고 책을봐도 뭔말인지 몰라
펜을 던져버렸습니다...저는 할만큼 했다는 생각에 더이상 펜을 잡지않았습니다...
그리고 너무 짜증이났습니다...
집에선 저가 공부하는것에 대해 관심이 전혀없습니다...부모님 모두 일나가시는데.. 그땐 저가 밥을 모두 차려먹습니다... 그런데 정말 집에 반찬이없습니다... 있는건 김치랑 김 이거 두개밖에 없는데.. 부모님이 돈을 던져주더니, 니 알아서 사먹어라며 하는데 정말 화가났습니다... 그러고 저도 부모님한테 대들다가 부모님한테 처음맞아봤습니다.. 저로서는 어이가 없기도했습니다... 그래서 몇일동안 울기만 울었습니다...뭐 그러다가 이제는 뭐 저도 단념했지만...
또 같이 도서관에서 재수하는 친구들은 공부따윈 접어버려 너무 한심하고..
도서관은 너무 산만하여 독서실가면 밀려오는 피로를 더이상 견디지못하는 저 자신이 한심하고
노력한만큼 결과가 보이는 친구들이 너무나 부럽습니다...
이제 얼마남지 않은 수험기간에 다시 공부를 해야겠단 맘을 잡았는데...
불면증이 찾아와 거의 잠을 자지못합니다...조금이라도 잠을 자야 공부를 할수있는데 잠을 자지못하고 이것때문에 스트레스 받고...악순환의 반복입니다...
얼마전 한달에 거의 300만원씩 내며 기숙학원에서 재수를 하고있는 친구녀석이 내려와 자기가 정말로 열심히 공부했던걸 말해주는데...
한편으로는 정말 부럽더라구요...
정말 좋은 선생님 곁에두고,기숙사라는 곳에서 정말 공부만 몰두할수있다는게 말이죠...
또 한편으로는 저로서는 너무나도 자존심상하더라구요...
친구말 들어보니 정말 정말 열심히 하던데...
나는 뭐하고잇는지....
나보다 분명 더 힘든상황에서도 열심히 하는 놈들이있는데 나만 엄살부리고있는거 아닌지...
자존심이 상하고 너무너무 힘듭니다...
저가 진짜 엄살부리고있는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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