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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lovestory_19260
    작성자 : 크50269;
    추천 : 10
    조회수 : 1155
    IP : 221.168.***.249
    댓글 : 4개
    등록시간 : 2005/11/23 22:00:26
    http://todayhumor.com/?lovestory_19260 모바일
    어머니.... [감동] 눈물 났어요 ....
    이게뭐야!!" 

    "바쁘잖아.엄마가 미안해" 

    "이런 싸구려를 어떻게 입고가!!아.난몰라아!!" 

    "다음에 비싸고 더 예쁜거 사줄께. 

    오늘만 입고가.응..?우리딸 착하지.??" 

    "쪽팔리게 어떻게입어!!엄마나 입어!!" 

    "은강아!!"

     

    쾅........ 


    오늘도 밥한숟가락 떠먹여 주시려는 엄마의 힘든 표정을 모른척하고 

    꽃무늬 보라색 반팔티를 구석에 던져버린뒤 집을 나섰습니다. 

    촌스럽게 누가입어. 

    꽃무늬가 뭐야..꽃무늬가. 

    더군다나 날 화나고 창피하게 만들었던건 오천원이라는 가격. 

    엄만 딸을 몰라. 

    요즘에 누가 시장바닥에서 사온걸 입는다고.. 

     


    "짜증나.내일이 소풍인데 어쩌겠다는 거야..." 

     

    온갖 멋은 멋대로 부리고 유행은 유행대로 따라다니는 실속 없고 

    욕심 많았던 나였기에 누구에게 뒷쳐지는것은 죽어도 

    싫은 일이였습니다. 

    유행하는건 무조건 내 차지.아이들의 부러움을 사는것도 내가 독차지. 

    예뻐보이는것도 역시 나. 

    ................

    그렇게 그땐 엄마의 손때 묻은 만원짜리 두장이 그저 돈일 

    뿐이라고 생각했는지 저도 참 후회스럽습니다.

     

     

     

    #다음 날 . 

     

     

    학교까지 찾아와 내 손에 꾸깃 쥐어준 만원짜리 두장을 들고 친구들과 

    시내에 나왔습니다. 

    예쁜옷들이 내 눈길을 멈추게 했지만 턱없이 부족한 돈때문에 

    난 얇은 티셔츠 한장에 딸랑 베이지색 반바지 하나를 

    사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화장을 지우던 손길도 멈추고 날 보고 반갑게 맞이하는 엄마. 

     


    "우리딸.그래 이제 니 맘에 드니..?" 

    "겨우 이만원에 뭐 예쁜걸 산다고 이 날리야.나 내일 김밥말고 

    볶음밥 해줘.친구들끼리 장기자랑 하기루 했으니까 

    사탕 한봉지두 사다주구" 

     

    내 뾰루퉁한 표정과 톡톡 쏘는듯한 말투에도 엄마는 그저 싱글벙글 

    하며 방으로 들어가 작은 쇼핑백을 내 손에 쥐어주셨습니다. 

     

    "이게 뭔데..?" 

    "이뻐보이길래 하나 샀어.그집 아가씨가 요즘 애들한테 유행이라길래.." 

     

    유행......?? 

    유행이라는 말에 쇼핑백에서 옷을 끄집어 내 이리저리 둘러보는 나. 

    하지만......금방 인상을 찌푸려 버리는 나였습니다. 

     


    "검은색 칙칙하게 누가입는데!!아.짜증나!!이거 살돈 있으면 

    그냥 나한테 줘!!내가 사다입게!!그리고 이건 또 얼마나 줬어?! 

    만원..??..아니.또 오천원 하나..?!" 

    "이은강!!" 

    "안입어!!당장 가서 바꿔와!!" 

    "..너..!!" 

     

    ......쾅..!! 

    이번에도 심술 잔뜩난 표정을 하고는 밖으로 옷을 내다 던져버리곤 

    엄마까지 쫒아내버렸습니다. 

    그땐 왜 그옷의 가격표가 3만원이 훌쩍 넘는다는걸 

    미쳐 발견하지 못했을까요.. 

    그리고 그날저녁은 내 고집에 못이겨 밥조차 먹지 않았습니다. 

    ................. 

     


    "정은이네 엄마는 친구처럼 유행도 잘 따라간다더니.. 

    우리 엄만 뭐야.칙칙한것만 좋아하고..옷도 촌스러운것만 좋아 해" 

    다음날새벽.

    아침부터 부산스럽게 달그닥 거리는 소리에 잠이깬 나는 부엌으로 

    건너갔습니다. 

    아니......이게 뭐야.. 

     

    "김밥....나 김밥 안먹는다고 했잖아!!" 

    "어제 너무 갑작스럽게 예기하는 바람에..미리 사놓은걸 어떡해. 

    다음엔 엄마가...." 

    "됬어!!뭐야.그게!!맛도 없으면서!!친구들한테 자랑 다해놨는데!! 

    아.진짜 엄마 왜그래!!" 

    "........." 

     

    내 기세에 못이겨 금방 주눅이 들어버린 우리 엄마. 

    생선가게를 해 매일 늦어 내 사생활에 신경을 써주지 못해 항상 미안하다던 

    엄마였는데......그리고 결국 난 특별히 오뎅까지 들어간 

    김밥을 탁자위에 올려놓고 나왔버렸습니다. 


    "은강아!!도시락 놓고 갔어!!" 

    "안먹어!!" 

    "은강아!!" 

     

    엄마가 목이 터져라 내 이름을 불러대도 난 그저 두눈 찔끔 감고 

    모른척 엘리베이터를 기다렸습니다.. 

    그러자 잠옷차림으로 나와 내 손에 도시락통을 쥐어주는 엄마. 

     

    "쪽팔리게 그게 뭐야!!누가 보면 어쩌려구!!" 

    "그냥 가져가서 먹어.응..?!혼자만 안가져 가면 누가 너 엄마 

    없는줄 알아.기지배야..먼길 가는데 배도 고플꺼 아니야" 

    "됬다구!!아 진짜.비켜!!" 

     

     


    바닥으로 쏟아져 버린 김밥들.. 

    참기름에 깨소금 까지 뿌려 정성스럽게 만든 도시락이였는데.. 

    미안한 마음도 잠시.. 

    난 곧 엄마의 잠옷차림에 얼굴이 달아올라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 버렸습니다. 

     


    그 후로도 학교.버스 안.소풍지에 도착해서까지 쉴세없이 울려대는 

    엄마의 전화에 난 핸드폰 밧데리 까지 빼놓으며 

    친구들과 어울렸습니다. 


    ......... 


    드디어 점심 시간. 

    각자 모양도 예쁘고 오목조목하게 만든 김밥과 초밥을 꺼내놓으며 

    자랑을 하는 사이 난 텅빈 가방을 들여다 보며 물만 마셔댔습니다. 

     

    "은강이 넌 도시락 안싸왔어..?" 

    "아.엄마가..좀 바빠서.." 

    "그래..?..그럼 우리꺼 같이 먹자.나 엄마가 친구들이랑 나눠 먹으라고 

    많이 싸줬는데..^ㅇ^.." 

    "..어...그래.." 

     


    가져올껄 그랬나...... 

    후회되는 마음에 아까 아침에 바닥으로 쏟아져버린 김밥들이 왠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하지만 볶음밥을 싸주지 않은건 엄마 잘못인걸.. 

     

    ............................................... 

    ........................ 

     

    # 집에 가는 길. 

     

    친구들과 헤어져 버스정류장 앞에 서서는 버스를 기다리는데 

    아까부터 쉴세없이 울리는 전화에 난 결국 짜증을 내며 

    수화기에 귀를 가져다 댔습니다. 

     

    "아.뭐!!" 

    -혹시 김숙자씨 자녀 되시는분 맞습니까..? 

    "..네....??" 

     

    김숙자가 우리 엄만데.... 

    왠 낮선 남자의 목소리에 난 조금 놀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습니다. 

     

    "..누구..." 

    -여기 현대병원인데요. 

     

    병원이라는 말에 또한번 벌컥 내려앉은 심장. 

     

    "병원이요?!!!우리 엄마 어디 아파요?!!" 

    -침착하시고..빨리 오셔서 마지막 모습을 보시는게.. 


    마지막 모습.......... 

     

    "현대병원이요..!?!현대 병원 맞죠..!?!!" 
    ...................................


    엄마...........
    ............................................... 
    ....................... 

    그렇게 얼굴은 땀 범벅이 되어 30분만에 찾은 병원 응급실. 

     

    "엄마!!엄마!!!!" 

    "김숙자씨 자녀분...." 


    그때 내 옆에서 자료정리를 하던 여자가 날 흰천으로 가려진 곳으로 

    안내했고...... 


    ".....어....엄마......." 

    "...이은강씨 맞습니까.....?" 

    "엄마......어..엄마...우리 엄마........." 

     


    "임종 하셨습니다" 

    "............하.............." 

     

    의사선생님의 천청병력과도 같은 말에 난 두 다리를 넘어뜨렸고 

    곧이어 또박또박 말을 잊는 의사선생님. 

     

    "아침 일찍부터 어딜 좀 가셨던 모양입니다. 

    사고 시각이 9시쯤 되었으니까.아까부터 전화를 받지 않으시길래 

    저희도 나름대로 응급처치를 다 해봤지만....." 

    "....엄마..............." 

     

    그럼 아침부터 울려대던 그 전화가... 

    "이게...김숙자씨 유품입니다" 

     

    그리고 내손에 쥐어주는 쇼핑백...... 

    다 찢어져서는 손잡이만 간신히 붙어있는...어제 그 옷가방... 

    그리고 그 안에는 검은색에서 흰색으로 바뀐 

    티셔츠와.... 


    ".....볶음밥......하.....볶음밥..........." 

     

    혹시 흘릴까 고무줄에 랩까지 싸서 꽁꽁 말은...볶음밥.. 

    하늘이 무너지는것 같았다...... 

    정말 이 하얀 천을 걷어내면 엄마가 있을까 봐.... 

    이 모든게 다 연극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엄마가 있을까봐 난 차마 그 흰천은 만질수가 없었다

    내 부들부들 떨리는 두 손은.....그 하얀 천을 천천히 걷어내었고.. 

    맙소사.......오 맙소사.. 피를 흘리며 조용히 눈감은 엄마의 얼굴.. 

    촌스럽다고 매일 짜증부렸던 그 곱슬대던 파마머리가 자연스럽게 

    펴져있고...평소엔 갈색밖에 바르지 않았던 립스틱 색깔.. 

    눈감은 엄마의 빨간 입술........ 

     

    "....나때문에......나같은거 한테.....겨우 도시락 하나 챙겨주러.. 

    혹시 내가 또 창피해 할까봐.....굶어서 또 혼자 화나있을까 봐.. 

    엄마 원망 할까봐....애들이 나한테 뭐라고 수군댈까 봐..." 

     

     

    내가 사랑했던........하나뿐인 엄마는......편히 눈을 감았습니다. 

    엄마라는 이름으로...평생을 생선 비린내 속에서 

    썩어 살면서 딸에게는 고등어 꼬리 하나 만지지 못하게 했던 그녀........ 

    ............... 

    혹시 내 마음이 다칠까..혹시 친구들이 욕할까 생활조사서 마다 

    주부 라고 적었던 그녀.......

    그녀..... 
    .....단 하나뿐인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제.........
    어머니........... 
    .......당신은 어머니..............
    ...............오늘 내리는 이 비가.....당신이 내게 쏟으신 사랑같아서.... 
    .............당신.........보고싶습니다...
    ............어머니라는 이름으로 날 감사히 여기신 당신........ 
    .....달빛우는 밤......... 
    .........당신의 목소리가 듣고싶습니다.......... 
    ................엄마.......... 
    .....어머니....... 
    ..............................사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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