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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animal_19246
    작성자 : 야만가죽
    추천 : 54
    조회수 : 3244
    IP : 124.50.***.165
    댓글 : 4개
    등록시간 : 2012/07/18 20:08:34
    http://todayhumor.com/?animal_19246 모바일
    길냥이가 개냥이가 된 사연.txt

    난 여친따윈 없으니 음슴체로 가겠음. 



    먼저 썰을 풀자면 우리 고모님께서는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심에도 불구하고, 온 동네 개, 고양이들 밥을 챙겨주는 분이심. 


    우리집 개, 남의 집 개, 떠돌이 개, 고양이 할거 없이 굶는다 싶은 녀석들을 돌보시는 분이심. 




    한번은 동네 어느 집에서 개를 키우고 있었는데, 이 개가 털이 엄청 많은 개임. 


    멀리서보면 왠 솜뭉치가 뛰어다니나 싶을정도로 털이 많은 개시끼인데, 얘가 사는 곳이 교회 입구의 잔디밭위 개집임.


    밖에서 개를 키워보신분들. 특히 잔디밭에서 키워보신분들은 알겠지만 거기 흡혈충(이름을 모르겠으나 피빨아먹는 놈들)이 굉장히 많음. 


    게다가 얘가 털이 많다보니 한번 파고들면 찾기도 힘듦. 


    일하던 밭이 그 교회옆에 있던지라 오고 갈 때마다 밥도 주고, 예뻐해주고 했었음. 그러다가 얘가 온몸에 그 검은 흡혈충새끼들이 달라붙어있는 걸 발견. 당시만해도 주인이 있는 개니까 주인한테 말해주면 치료해줄 것 같았음.


    근데 안해줌. 치료는 고사하고 밥도 잘 안줌.


    고모는 남의 집 개지만 그런 꼴은 못보심. 결국 그 흡혈충 잡는 약(시골에서 농사짓는 입장에서 보면 겁나 비쌈 ㅜ_ㅜ)을 사다가 뿌려줌. (심지어 얘가 죽을까봐 심장 사상충약도 사다가 먹이심.)


    결국 밭을 오고가며 돌보기를 몇달 하시다가, 그 개 주인한테 말해서 아예 우리집으로 데려와버림.(그 썰도 참... 파란만장함. 나중에...)


    개시끼... 털깎고, 흡혈충 죽이는 약좀 뿌리니 겁나 이쁨. *근데 사진이 없...


    웃긴건 난 처음에 바다(이름임)가 회색털을 가진 개인줄 알았음. 항상 그런 모습만 봤으니까. 


    그런데 씻기고보니 흰개임. 그것도 매우 흰 개임. 자체 뽀샾효과까지내는 개였음. 








    여튼 이런 분이 우리 고모님이심.(이런거 말고 다친 개 줏어오기, 어미없이 떠돌아다니는 강아지 줏어오기, 길 잃은 떠돌이개 줏어오기 등등 많음.)



    때는 작년 불타는 더위가 세상을 찜쪄먹고 있을 때의 일임.


    저 위에도 말했다시피 시골에는 버려지거나, 길을 잃거나, 떠돌아다니는 개나 고양이가 상당함. 


    특히 고양이의 숫자가 압도적임.


    어느날 저녁인가 비오고 있는데 특유의 애기 울음소리가 희미하게 들림. 


    처음에는 발정난 숫컷이 우나보다 했는데 그게 아님. 

     

    소리의 근원지를 찾아보니 다행히 집 옆에 있는 하우스 안에서 나는 소리였음. 




    급하게 찾고보니, 어미고양이가 새끼고양이 두마리중 약한 녀석을 버리고 갔음. 몸집도 작고 연약해보임.


    혹여나 다시 찾으러 올까 싶어서 밑에 이불 깔아주고, 배고플까봐 우유를 조금 줬음. 무지하게 잘 먹음. 


    여튼 그렇게 하루를 보냈음. 


    안 데려감. 


    이틀째임. 


    안 데려감. 


    그래도 부모품이 제일 나을거라고 지켜보다가 애가 혼자서 죽을거 같았음. 결국 데려옴.


    데려와서 우유 먹임. 초유성분 어쩌고 하는 우윤데 나는 모르겠음. 우리 고모께서 사오셨음.


    중탕으로 먹임. 그게 좋데서. 하루 몇번씩 먹임.(나 말고 누나가)

     

    이름은 옹이로 결정(네이밍센스 어쩔 ㅠㅠ)


     

     

     


     


    그런데 시골이다보니 집에 붙어서 얘를 돌볼 시간이 없었음. 때는 바야흐로 바쁘다 못해 새벽 네시에 깨서 해질때까지가 일과시간이었을 때임.(물론 나는 여섯시쯤에나 일어났음)


    누나가 돌보기는 하는데 당연히 괭이 엄마보다는 못함. 당연함. 누나... 아직 시집 안갔음(응?)


    그러다가 우연히 개들 노는 곳에 갔음. 


    이 개들도 사연이 많은 개들인데 그건 나중에 설명하고, 여튼. 


    개 중에 엄마가 흑백의 촐랑이고, 딸이 갈색의 똘이(얘도 시집안갔음 ㅠㅠ)임. 


    워낙 순한애들이고, 맹한애들이라 노는걸 지켜봤음. 


    그런데 옹이가 촐랑이 품을 파고 듦. 

     

     

     


    그리고 젖을 빰. 


    웃긴건 촐랑이는 당연하다는 듯이 배를 내줌. 빨게 놔둠. 


    우리는 사람품보다는 그래도 엄마랑 비슷하게 생긴녀석 품이 낫겠지 싶어 잠시 놔둠.


    그랬더니 급기야 몇일후부터는 촐랑이 젖이 진짜로 나옴... 


    계속 물림.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는 촐랑이가 옹이를 자식으로 생각하는 듯 함. 


    옹이는....


    지가 개인줄 암. 


    산책가자고 그러면 따라나서고, 고모가 일가시면 일하는데까지 따라와서 놀고 있다고 "옹아~~~" 그러면 어디선가 튀어나옴. 그리고 앞장서서 뛰어가서 올때까지 지켜보다가 다시 뛰어가서 지켜보기를 반복함. 



     









    원래 강아지든 고양이든 때가 되면 젖을 뗌. 


    근데 촐랑여사. 이 맹하신 분께서는 그걸 못함. 


    덕분에 한살이 되고, 애아빠까지 된 옹이는 아직도 젖을 찾음. 


     




     

     

     

     

    photo by 우리누나

     

     

     

    야만가죽의 꼬릿말입니다
    아 슈 ㅣ발 괭이 시끼도 짝이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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