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누가 누굴 욕하는 겁니까?
정작 욕먹어야 할 놈들이 보면서 실소를 금치 못하고 있을 겁니다.
누가 외국인노동자들을 200만이나 불러들였나요?
기업(기업주) 아닙니까?
왜 불러들였나요?
자국민을 고용하는 것보다 임금이 덜 들기 때문입니다.
아니, 임금비용 상승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하는 것이 더 적절하겠네요.
과거엔 아버지 혼자 벌어서 온 가족이 먹고살고 시집장가까지 다 보냈습니다.
기업이 성장하는 만큼 아버지 혼자 외벌이를 해도 될만큼 소득도 같이 높아졌기에 가능했습니다.
(맞벌이가 필수인 지금에 돌이켜보면 격세지감이죠.)
이때는 어떻게 이게 가능했을까요?
단적으로 말씀드리면 노동시장이 개방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한정된 노동력이기에 기업입장에서 더 좋은 노동력을 구하기 위해서는 경쟁적으로 더 좋은 임금과 복지를 제공해야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임금상승은 자연스레 이뤄졌습니다.
심지어 꿈같은 이야기지만 당시엔 기업들이 돈을 들여 유학까지 보내줬었죠.
어학연수가 기본 스펙인 지금시절에 보면 ㅎㄷㄷ한 옛일이네요.
하지만 경제위기 이후 노동시장유연화 노동시장개혁이라는 허울좋은 미명 아래
기업들의 요청에 부응해 노동시장이 대대적으로 개방됩니다.
이때는 대규모 해직이 이뤄진 탓에 시장에 노동력은 이미 남아돌았습니다.
그러나 값싼 외국인 노동력을 대규모로 불러들입니다.
그리하여 국내의 자국인 노동자의 임금은 그대로 정체되고 맙니다.
이후 경제위기를 잘 이겨내고 경제는 성장하고, 기업의 수익도 증대되지만 노동자의 임금은 바닥을 기게 되죠.
가계수입이 물가를 따라가지 못 하니, 맞벌이가 일상화되고, 그나마 비정규직 ㅠㅠ
경제위기 이후 지금처럼 노동시장을 개방하지 않았다면,
가계의 수입은 안정화되었을 것이고, 소비도 늘어났을 것이며, 이로인해 기업의 이익도 증대되는 선순환이 이뤄졌을 것입니다.
지금쯤 법정최저임금이 시간당 1만원은 되었겠지요.
하지만 기업(기업주)들은... 아니 대기업이라 해야 걸맞겠네요.
중소기업들은 대기업의 또다른 착취의 대상이니까요.
대기업들은 이런 상생을 원치 않았습니다.
기술개발이 아닌 고용비용을 낮게 유지함으로써 이득을 최대화하려 했습니다.
자기 주머니만 채우면 그만이었죠.
하여 지금의 이런 헬조선의 참상이 벌어진 것이지요.
단군이래 가장 가방끈이 길지만 가장 가난한 세대들 ㅠㅠ
(ㅅㅂ 형제자매가 예닐곱이던 아버지 시절에 비해 지금은 한둘밖에 안 되는데도)
저는 온가족의 생계를 짊어지고 만리타국까지 날아온 합법적인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해 정서적인 반감이 없습니다.
하와이 사탕수수밭에서, 독일의 탄광에서, 사우디의 사막에서... 우리 또한 그런 시절이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당장 표면만 보고 외노자들에 대한 혐오글들이 올라오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같은 노동자끼리 귀족노조라는 기업들이 만들어낸 프레임에 갖혀 까대는 것을 보고 있는 것처럼
쓴웃음만 납니다.
우리도 귀족노조들만큼 임금인상해달라고 요구해야죠,
외노자들을 불러들여 임금동결시키고 헬노동시장 만든 대기업과 정부를 욕해야죠!
정말이지 어버이연합 용돈주고 있는 전경련이 웃을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