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어제 올렸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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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무언가 하고싶은 말이 있어서 글을 올렸지만은
많은 분들의 질타와
또 제 관점이 아닌 다른 분들의 관점으로 보니
충분히 제가 욕을 먹을 만 하더군요.
그래서 오늘 낮에 제 글을 보고 어떡할까 고민하던 중 지금 그 초밥집에 다녀왔습니다.
이미 그 임산부님께서는 없는 상황이지만요.
아.
그렇다고 무턱대고 혼자 들어가서 말하기 뻘쭘해서,
여자친구데리고 아까운 돈까지 깨며 사먹으러 갔습니다;
5-6시 쯤에다가 사람도 별로 없고 어느 정도 먹고 있으려니까
"학생, 담배펴?"
라면서 하얀모자를 쓰신 아저씨(주방장인가요?)께서 재떨이를 주시려고 하시더군요.
이때가 기회다 싶어서 말을 붙였습니다.
"아뇨, 괜찮은데요. 근데 사람들이 여기서 담배 많이 피나요?"
"많이 피지."
"저녁 되면 심해요?"
"말도마, 여기 하루 앉아있어도 얼마나 목에 가래가 득시글한데."
솔직히 배짱 하나로 말을 붙였지만 여기까지 가서는 더 할말이 생각이 안나더군요.
그래서 그냥 하고싶은 말을 해버렸습니다.
"근데요 아저씨, 제가 맨날 여기 지나다니는데 어제 어떤 아기가지신 분이 담배피우고 계시더라구요.
물론 아저씨도 짜증나고 귀찮은 건 알지만 그래도 그런분들은 좀 안 피게 막아주실순 없나요?
아저씨도 임산부가 담배피우면 엄청 안 좋다는 거 아시잖아요. 어제 지나는 길에 그걸 보니까 좀 기분이 안 좋더라구요."
"그런걸 낸들 아나, 나야 뭐 바쁘지."
"그래도 아저씨가 말리시면 적어도 뱃속 아기가 기형으로 될 확률이 그나마 작아질수도 있는 거잖아요,
아저씨 덕분에 아이가 정상으로 태어날 수도 있는 거구요."
여기까지 말하고 두근두근하고 있는데 갑자기 아저씨가 푸하-하고 웃으셨습니다.
전 솔직히 여기서 화내실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어구 세상일이 쉽게 풀리진 않는구나...아 씹라 여자친구 옆인데 좀 살살 욕해주셨음...젭라 오유믿고 왔다가 개쪽당하네...ㅅㅂ;;;
역시 난 힘없는 소시민...
하고 생각하고 있는데 아저씨께서 어깨를 팍하고 치시는 겁니다.
그리고는 "자식 징한 놈이네 알았어, 그렇게 해줄게." 라고 하시더니 되려 생선구이를 주시더군요.
아.
고마워 죽는줄 알았습니다; 덕분에 딱 2만원만 쓰고 나오려 했는데 훨씬 더 써버렸구요.
아무래도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여기까지 였던것 같습니다.
제가 그냥 인터넷에 올린 글과 리플 때문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신다고 생각하실 분도 계시겠지만은,
제가 이렇게 설치고 다닌다고 생각하시기 전에 담배가 임산부들에게 얼마나 해로운 것인지부터
생각해주셨으면 합니다.
물론 여성분, 남성분 할 것 없이 간접흡연까지도요.
끝으로 제 어리석고 한심한 글을 끝까지 읽어주신 것에 감사드리며,
어제 베스트로 가버렸기 때문에 차마 덧붙이지 못한 말을 하고 싶습니다.
오유 여성분들! 담배 피우시기 전에, 미래에 건강하게 태어날 아이를 먼저 생각해주세요.
자신의 아이를 온전하게 낳는 것부터가 어머니로서의 최소한의 도리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