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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data_1912096
    작성자 : 칫솔과치약
    추천 : 20
    조회수 : 1769
    IP : 172.69.***.104
    댓글 : 21개
    등록시간 : 2021/07/14 11:11:02
    http://todayhumor.com/?humordata_1912096 모바일
    94년 그 뜨거웠던 날의 교무실 방화 미수 사건_노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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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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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때는 일천구백구십사년, 고등학교 3학년

    기록적인 폭염이 시작될 무렵입니다.

    막 2교시를 마친 쉬는 시간, 

    저는 사각빤스에 반팔런닝차림으로 창가에서 손부채질을 하고 있었죠.


    그때 같은 반 친구 몇이 라이터를 하나씩 가지고 오더니

    "야야 이것 봐라.ㅋ"

    하더라구요.

    학교 근처에 당구장이 개업했는데, 개업선물로 라이터를 나눠주더라는...

    그때 청소년은 당구장 출입이 불가했는데,

    교복입은 고등학생들이 어떻게 받아왔는지 모르겠지만

    계절에 맞게 시원한 복장의 누님이 그려진 라이터였습니다.

    그리고 그 그림을 다른 라이터로 가열하면 그나마 입고 있던 옷이 사라지면서...


    누님은 완전 시원해지고 우리는 후끈 뜨거워지는 신기한 라이터였습니다.ㅎ


    그림도 다양해서 친구들 몇이 받아온 라이터를 모아 컬렉션을 완성...ㅡ,.ㅡ;


    저는 딱히 그런쪽에 관심은 없었지만 친구들이 함 보라고 주니까... 

    진짜 친구들 함 보라고 주니까...

    라이터를 탁 켜서 누님들을 감상했지요... 오~ 침 주룩~


    그런데.. 

    제가 왜 그랬을까요? 지금도 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화장지 몇 칸을 뭉쳐서 라이터로 불을 붙힌 후에 창밖으로 휙 던졌습니다.

    '야이~ 시발 집에 좀 가자~'

    하면서...

    이제 겨우 2교시가 끝난 쉬는 시간...

    자정까지 남은 야자를 생각하니 답답했을까요?


    친구들도 재미있다고 낄낄 웃더라구요.

    그래서 함 더 해?하면서

    다시 화장지를 더 많이 뭉쳐 불을 붙히고 창밖으로 휙 던졌는데....


    아...

    하필 5층 저희 교실에서 주욱 아래로 내려가서 교무실이 었다니...

    하필 그때 교무실 창을 열어놓았다니...

    또 하필 그때 바람이 불다니...

    바람 한 점없이 후끈했던 날 하필 딱 그 순간 바람이 불다니...


    불 붙은 화장지가 바람에 날려 교무실 창으로 쏙~하고 들어가드라구요.ㅠㅠ

     


    제목 없음.png

                                  [그림판 묘사]


    헉!! 순간 아~씨 ㅈ됬는뎅. 

    나 때문에 친구들도 ㅈ되겠는데...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일단 함께 있던 친구들의 라이터를 다 모아 제 주머니에 넣고

    반친구들에게 '야! 라이터 다 버려!' 소리치고

    1층 교무실로 뛰어내려갔습니다.


    교무실 문을 벌컥 열었는데, 교무실 내의 선생님들의 표정은...

    '뭐임? 니가? 너는 누구???'

    였습니다. 

    저희 학교가 고1 때 선생님들이 고3까지 쭉 함께 올라가는 방식이라

    1층 교무실에 계시던 1, 2학년 선생님들은 저를 모르셨죠.


    제가 큰 소리로 '죄송합니다.'하고 고개를 숙이는 순간!!!

    발이 날아오는 것을 시작으로...

    투닥투닥!!!

    누구한테 어떻게 맞는 지도 모른체 복도까지 몰려서 진짜 쉰나게 맞았습니다.ㅋ

    하긴, 선생님들도 얼마나 놀라셨겠습니까?

    창밖에서 불덩어리가 날아들어오는데..ㅋㅋ


    솔직히 아프다는 생각은 안들고... 

    너무 오래 맞으니까 이제 귀찮다는 생각이 들 때,

    고3 선생님 몇 분이 저를 구하러(?) 오셨지요.ㅋ

    저를 뒷따라 왔던 친구가 제가 맞는 것을 보고 

    5층 고3 교무실까지 뛰어가서 소리쳤다드라구요.

    "우리 치약이 맞아 죽을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


    교무실에 계시던 3학년 선생님들께서는 영문도 모르고

    제가 맞고 있다니까

    급히 손에 뭔가를 하니씩 들고 뛰어내려왔는데

    그 때리는 사람들이 동료 교사들...이라뉘...


    사정을 들으신 고3 선생님들의 반응은....

    "이 녀석이 그럴리가 없는데?"

    였습니다. 

    그게 어찌나 감사한지 눈물이...

    웃기는게 제가 울고 있으니까 3학년 선생님들은

    이 녀석이 억울한 면이 있나부다...

    생각하셨는지 제 어깨를 토닥거리시면 

    괜찮다. 솔직하게 말해봐라.

    하시더라구요. 제가 범인 맞는데....ㅋ


    그래서 선생님들께

    "아침에 등교하는던 중 당구장에서 라이터를 나눠주길래 받아와서

     쉬는 시간에 그냥 장난으로 화장지에 불을 붙혀 던졌는데 

     마침 시발 바람이 불어서 이런 사고가 난겁니다."

    말씀 드리고, 이젠 죽었구나 하고 있는데...


    언제 오셨는지 뒷쪽에 서계시던 저희 담임선생님의

    "뭐? 학생들한테 라이터를 나눠줬다고??? 이 시발것들이..."

    하는 말씀에 다른 선생님들까지 급대노하시고 

    각 반 담임 선생님들께서는 라이터 걷으로 각자 반으로 출동!!!


    담임선생님과 3학년 교무실에 올라온 저는

    학생부장선생님께서

    "아침에 당구장 라이터 받아온 사람 지금 바로 선생님께 내라. 뭐라고 안할테니까..."

    라고 방송하시는 것과

    당구장에 전화하셔서

    "교복 입은 학생들한테 라이터를 나눠줘? 이런 개#$^#$^, 매일 당구장 앞 지키고 있어줘?"

    라고 하시는 것을 뻘쭘하게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뭔가 분위기가 이상한 것 같아 곁에 계신 담임선생님께

    '저기... 선생님... 제가 교무실에 불...'

    하는데 담임선생님께서 제 목을 손으로 콱 쥐시더니 작은 목소리로...

    "야이 새끼야 닥쳐"

    라고...ㅜㅜ


    교무실 방화미수사건에서 당구장 응징 건으로 바꿔버리신 담임선생님의 큰 그림이었는지,

    저에게는 일주일간 3학년 화장실 청소라는 잘못에 비해 가벼운 처벌이 내려졌습니다.


    또 선생님들께서는 당구장에 항의를 해야한다. 

    당구장 앞에 서서 영업을 못하게 해야한다 말씀이 많으셨지만...

    며칠 지나니 조용해지시더군요.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고3 선생님들께서...

     

    당구큐대를 하나씩 들고 다니시더라는... ㅡ,.ㅡ;

     

    깨끗하고 질 좋은 당구큐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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